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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덕후의 세계

//디자인 덕후의 세계

디자인 덕후의 세계

2019년 4월 15일

인테리어 사무소인 JTK lab의 강정태 소장은 디자인과 관련된 모든 것을 탐미한다. 그 모든 것이 모여 있는 사무실은 그의 세계를 엿볼 수 있는 작고도 놀라운 틈새다.

 

JTK lab

벽면 전체를 합판으로 시공한 JTK lab의 사무실. 한국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색다른 시도다.

 

얼마 전 직접 시공한 건물로 사무실을 이전했다고 들었다. 그렇다. 4층으로 된 건물의 3~4층에 자리 잡았다. 30년 된 건물의 겉을 벗겨내고 새하얀 옷을 입혔다.

사무실이 무척 실험적이다. 어찌 보면 개인의 취미 생활을 모아놓은 공간 같기도 하고. 크리에이터에게 사무실은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 상상력을 높이고 창조적인 역량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자연과 가깝게 지내는 것이 좋다. 사무실에 수족관을 만들고 거북이를 키우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또한 이곳은 내게 일종의 캔버스이기도 한데, 클라이언트를 위한 공간에 대해 생각하고 다양한 시도를 하며 실험을 해보고 있다.

사무실 전체를 모두 합판으로 시공한 것도 특이하다. 합판은 흔히 사용하는 소재가 아닌 것 같은데. 그렇다. 비싼 대리석이 아닌 합판처럼 저렴한 재료도 디자이너의 공이 들어가면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합판이라는 소재로 끝장을 보고 싶었다. 원목도 결국 합판의 겹이 아닌가. 디자이너는 재료를 습득하고 적용하며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내가 직접 해보지 않고는 모르는 거니까.

사무실이 커튼으로 나뉘어진 것도 재미있다. 커튼으로 파티션을 만들어보았다. 버튼을 누르면 자동으로 커튼이 사라져서 두 개였던 공간이 하나로 통합된다. 회의실은 사용하지 않을 때 항상 죽어 있지 않나. 적절한 시선 차단 효과만 있으면 될 것 같아서 레이어를 준 것이다.

 

합판 시공

사무실을 옮기면서 가장 먼저 시도한 것이 책을 분류하는 일이었다. 그는 회사의 디자이너들이 더욱 많은 책을 보기를 바란다.

 

커튼 파티션

버튼을 누르면 자동으로 커튼이 쳐지며 사무실을 두 공간으로 나눈다.

 

블루마블 보드게임

영국에서부터 애장하고 있던 부루마블. 그는 아름다운 물건 모으기를 좋아한다.

 

로스팅 머신과 빈티지 에스프레소 머신이 있는 커피 바, 산호초와 새우가 있는 어항, 최첨단 음향 시스템이 갖춰진 사무실, 책이 잔뜩 꽂힌 서가, 수많은 컬렉션까지 취미치고는 모두 전문적인 수준이다. 모두 디자인과 관계성이 있는 것들이라고 생각한다. 관계가 없는 것은 하지 않는다. 물론 나쁜 버릇도 생겼다. ‘이건 디자인하는 데 도움이 돼. 내가 기분이 좋아지니까’ 하며 자꾸 물건을 사게 된다는 것이다(웃음). 그리고 내 신조는 그거다. 가지 않은 길은 있어도 끝까지 가보지 않은 길은 없다. 뭐든지 목숨 걸고 해야 한다.

거북이를 키우는 것이 특이하다. 거북이 맥스와 레이, 라이노. 쓰리디 맥스와 브이레이, 라이노 세러스 등의 컴퓨터 툴에서 딴 이름이다. 물론 고양이나 강아지를 더 좋아하지만 그러한 애완동물은 챙겨야 할 것이 많다. 자주 놀아주지 않으면 외로움을 타고 스트레스를 받는다. 하지만 거북이는 케어할 것이 많지 않다. 그리고 최소 80년 이상의 긴 시간을 산다.

출근하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무엇인가? 직원들과 삶은 달걀에 갓 내린 커피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눈다. 원래는 구글처럼 샐러드 바를 만들고 싶었는데.

커피를 무척 좋아하는 것 같다. 우리가 마시는 음료 중에서 가장 창조력을 자극하는 것이 바로 커피다. 외국에서 유학할 당시 쌀이 떨어져도 항상 커피는 최고의 것을 구매했다. 우리 회사에 들어오면, 인턴이 가장 먼저 배우는 것이 커피 내리는 방법이다. 회사를 그만둬도 커피숍에 취직 가능할 정도로 가르쳐준다.

사무실 곳곳에 좋은 물건이 정말 많다. 커피 머신도 무척 좋아 보인다. 키스반더웨스턴의 스피드스터다. 키스반더웨스턴은 라마르조끄의 라이벌 같은 브랜드인데, 빈티지 라인은 흔치 않다. 좋아하는 산업디자이너가 만든 것으로, 그의 초기 에스프레소 머신을 좋아한다. 아방가르드 작품처럼 생겼다. 물욕이 없는 디자이너는 디자이너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디자이너는 항상 최고의 물건을 사용해봐야 한다. 그것이 디자인에 매우 큰 공부가 된다.

 

사무실 인테리어

미래적인 느낌을 자아내는 사무실 풍경.

 

애완 거북이

애완동물인 거북이 맥스와 레이, 라이노.

 

션야타 리서치 하이드라 트라이톤

강정태 소장의 사무실안에 설치된 최첨단 음향 시스템.

 

키스반더웨스턴의 스피드스터

매일 사용하는 키스반더웨스턴의 스피드스터 에스프레소 머신.

 

JTK lab 사무실

커다란 문을 밀고 들어가면 그의 개인 사무실이 나온다.

 

굳이 고가의 물건을 살 필요가 있나. 너무 집착한다고 이야기할 수도 있겠지만, 일에 대해서 최소한의 양심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가짜를 쓰면서 나는 오리지널이라고 말할 수 없는 것이다. 그것은 업자이지 디자이너는 아니다.

본인의 집이 사무실 바로 위층에 위치한다. 일과 삶이 분리되지 않는 것이 힘들지는 않은가? 전혀 그렇지 않다. 디자인은 나에게 취미다. 주변에서 어떻게 취미와 일이 같을 수 있냐고 묻는데, 나 역시 반문하고 싶다. 어떻게 취미와 일이 같지 않은데 하루 종일 할 수 있지? 의무라고 생각하면 쉽게 지치지만, 즐기기 때문에 번아웃될 일이 없다.

훌륭한 디자인은 어때야 한다고 생각하나?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멋지다, 좋다가 아니다. 정말 너의 것인가? 이게 시작이다.

앞으로 계획 중인 프로젝트는 무엇인가? 왠지 그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친구의 건물을 설계한 것이 있다. 청평댐 근처에 있는 카페인데, 전체가 모두 솔라 패널로 되어 있다. 왜 솔라 패널은 못생겨야 하는가 하는 의문에서 시작했다. 또 하나는 호수의 물을 빨아들여서, 그 물로 건물을 냉각시키는 것을 생각했다. 그 물이 미세먼지도 끌고 내려가니까 공기의 질도 좋아진다. 이상적이기는 하지만 꼭 시도해보고 싶은 프로젝트다.

 

라꼬르뉴 오븐

산호와 새우를 키우는 어항이 묘한 빛을 낸다. 바로 된 주방에서는 커피를 내리고, 라꼬르뉴 오븐을 사용해 요리를 하기도 한다.

 

강정태 소장

사무실에서 업무를 구상하는 강정태 소장. 그는 디자인에서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것이 무척 중요하다고 말한다.

 

홈시어터 스피커

홈시어터와 최신 음향 시스템이 설치된 강정태 소장의 개인 사무실.

 

히노키탕 설치

개인 사무실 안쪽에 위치한 욕실에는 히노키 탕이 있다. 목욕하는 것을 무척 좋아해 특별히 제작한 것이다.

 

목재 바닥

사무실 위층에 있는 그의 방.

 

원목 테이블

테이블 역시 공사 중 발견한 특이한 무늬의 합판으로 만든 것이다.

 

옥상 인테리어

사무실 꼭대기에 위치한 옥상. 그는 언젠가 옥상에 러닝머신을 설치하고 싶다며 웃었다.

 

인테리어 시공

옥상의 끝은 자연스러운 모양을 살려 부셔가며 마감했다.

 

인테리어 디자인

밖에서 본 JTK lab의 전경. 마치 하나의 상자처럼 보이는 것이 흥미롭다.

 

지붕창 천창

천창을 만들어 사무실 내부에서도 자연광이 들어오도록 설계했다.

 

By | 4월 15th, 2019|INTERIOR|디자인 덕후의 세계에 댓글 닫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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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에디터

문은정

포토그래퍼

임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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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적 산책

2019년 4월 11일

구불구불 언덕길을 올라가면 아주 적당한 거리에서 남산을 한눈에 내다볼 수 있는 집이 나온다. 장순각 교수가 지은 집은 주거 공간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소재의 조화와 풍부한 공간으로 심리적 지루함을 덜어냈다.

 

노출 콘크리트

계단 벽면에는 노출 콘크리트를 그대로 살려 러프한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장순각 교수

자신이 설계한 집만큼이나 멋스러운 장순각 교수. 놀의 ‘바르셀로나 체어’와 플로스의 ‘글로 Glo 볼’ 플로어 조명은 모두 두오모에서 구입.

 

장순각 교수는 ‘기능이 형태를 이룬다’라는 대명제를 충실히 따르는 건축가다. 기능하지 않는 공간을 최소한으로 줄여 다른 부분에 할당할 수 있도록 작업한다. 또 기능 자체가 디자인이 되도록 하는데, 예를 들어 벽은 장식을 하지 않고 벽장 그 자체로 디자인이 될 수 있도록 해 기능이 디자인으로 보이게끔 한다. 그는 “이번 프로젝트도 마찬가지예요. 일단 이 주택의 크기를 먼저 정했어요. 소파가 들어갈 자리와 그 앞으로 테이블이 들어갈 크기가 하나의 모 듈이 됐고, 그 옆으로 보조 주방이 붙어 있죠. 큰 박스들로 레고 놀이를 하듯 메인 주방과 아일랜드 사이의 크기와 2층 방의 크기를 먼저 정했어요. 그다음 1층과 2층 가운데에 남은 위, 아래 부분을 시원하게 뚫었죠. 기존의 2m 40cm라는 획일적인 층고가 아닌 다양한 층고도 특징이에요. 4m가 넘는 공간도 있고 보다 낮은 곳도 있어 다채로운 공간감을 느낄 수 있어요. 또 거실에서 테라스로 나가면 하늘까지 볼 수 있는 반 외부 공간도 존재하죠”라며 이 집의 구조를 설명했다.

남산 북쪽 방향의 수직 고도에 자리한 이 집은 대지가 넓지 않은 도심에 위치하다 보니 위로 쌓는 방법을 택했다. 수평과 비례감 그리고 적절한 균형감이 건물의 외관을 담당할 수 있도록 디자인됐다. “기능을 담당하 는 요소가 있다는 것은 디자인을 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방향성이에 요. 블록처럼 위로 쌓고 보니 자연스레 테라스가 생겼죠. 밑의 층에서 보았을 때는 옥상으로, 위층에서는 테라스로 다양한 기능을 담당하죠.” 그는 이렇게 기능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플로스 조명

2층에서 내려다본 1층 거실. 높은 층고로 시원하게 뚫린 거실 중간에 마이클 아나스타시아데스의 ‘어레인지먼츠 arrangements’ 조명이 시선을 끈다. 플로스 제품. 다이닝 체어 ‘CH20’은 칼한센 제품으로 두오모에서 판매.

 

주방 원목 식탁

창밖으로 펼쳐지는 전망을 감상하기에 완벽한 테라스를 갖췄다. 주방에서도 뷰를 한눈에 내다볼 수 있어 요리할 때마저 눈을 즐겁게 한다.

 

가벽 인테리어

밋밋한 거실에 붉은색 간이 벽을 설치해 색감을 부여했다. 선반 또한 동일한 톤으로 선택해 통일성을 줬다.

 

이 집의 컨셉트는 거실에서부터 계단을 거쳐 옥상으로 가기까지의 건축적 산책이라 할 수 있다. 그 중간 중간 목재, 돌, 회벽 등 다양한 물성을 지니고 있는 재료로 전이 공간을 만들고, 옥상에 나갔을 때는 한눈에 들어오는 남산의 정원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이것이 바로 이 집의 건축적 시나리오다. 이 집을 둘러싸고 있는 목재는 우리나라 집에서 보편적으로 쓰이는 진한 목재가 아닌 밝은 편백나무다. 흔히 백색 벽과 대비되기 위해 진한 월넛 컬러를 사용하지만, 가볍고 산뜻한 분위기를 위해 편백나무를 선택한 것. 밝은 톤의 목재로 자칫 심심해 보일 수 있는 부분은 붉은색 선반과 거실 TV 벽으로 컬러감을 부여했다. 넓고 높게 뚫린 천장을 채우는 마이클 아나스타시아데스의 조명은 공간 속 커다란 액세서리처럼 자리하고 있다. 집 안 곳곳을 둘러보니 독특한 소재가 눈에 들어왔다. “거실 전체의 분위기를 밝은 톤의 편백나무로 밝혔다면, 계단에는 또 다른 전이 공간을 주고 싶었어요. 집 안이 면과 선으로 칼같이 딱 떨어지는 것들이 가득하기 때문에 위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는 자연적이고 러프한 느낌이 들었으면 했죠. 철로 만든 틀 안에 바닷물로 씻겨 동글동글해진 몽돌을 가득 넣어 디테일과 멋을 살렸고 계단 옆 벽에도 자연스러운 텍스처를 느낄 수 있도록 했어요.”

 

테이블 조명

조도 조절이 가능한 ‘비코카 Bicoca’ 테이블 조명은 마르셋 Marset 제품으로 두오모. 반자동 엘리베이터로 지하 공간을 오르내릴 수 있도록 했다.

 

플로스 플로어 조명

플로스 카피캣

플로스의 ‘카피캣 Copycat’ 플로어 조명이 놓인 2층 안쪽 방.

 

이 집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백미는 따로 있다. 바로 옥상정원. 남산타워 뷰는 여기저기에서 볼 수 있지만 적정한 거리에서 봤을 때 가장 예쁘다. 그게 바로 이곳이었다. 교통은 불편할지라도 리버 뷰보다는 사계절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마운틴 뷰를 선호하는 장순각 교수는 결국에는 뷰가 이 집을 선택하게 된 가장 큰 이유였다고 말했다. 옥상 다음으로 또 하나 독특한 점이 눈에 들어왔다. 바로 엘리베이터다. 대개 우리 나라 거실에는 안마의자나 러닝머신처럼 분위기를 흐리는 것들이 있기 마련이다. 그는 숨기고 싶은 물건을 처리해줄 지하 방을 만들었다. “원래는 원형 계단이 있었어요. 비용도 큰 차이가 없었고 나름의 위트를 위해 엘리베이터를 설치했죠.” 마지막으로 그는 개성과 프라이버시를 중시하는 혼자 사는 세대가 많아질수록 대로변에 있는 집보다는 조금 안 으로 들어오는 환경을 선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집합 주택이긴 하지만 단독주택 느낌이 나는 집을 선호할 듯해요”라며 지금까지 아파트만 주목받았던 한국의 주거 문화가 점차 변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남산타워 전망

남산 타워가 훤히 바라보이는 전망 좋은 옥상 뷰.

 

원목 바닥

거실과 달리 자연적인 소재로 차별화한 전이 공간.

 

파우더룸 인테리어

2층 복도 중간에 파우더룸을 마련해 공간을 알차게 사용했다.

 

욕실 인테리어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디자인의 욕실.

 

 

 

건축 개요

대지면적 568㎡
건축면적 144.52㎡
규모 지하 1층, 지상 4층
구조 철근 콘크리트 구조
외부 마감 큐블럭, 금속, 스터코 도장
내부 마감 바닥 – 라피텍, 이건마루 벽체 노출 콘크리트, M보드 / 천장 – 노출 콘크리트, 석고보드 위 천연 페인트(벤자민 무어)
건축 설계 장순각/이창만 · 승현기 제이이즈워킹 건축사무소 www.jiw.co.kr

By | 4월 11th, 2019|INTERIOR|건축적 산책에 댓글 닫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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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원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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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French Style

2019년 4월 8일

인테리어 디자이너 박서지의 작업실은 그녀가 좋아하는 파리의 분위기를 닮았지만 날카로운 듯 부드럽고, 빈티지하지만 모던하다. 나무와 금속, 텍스타일이 어우러져 파리의 작은 아파트를 연상시키는 이곳은 누군가가 영감을 얻을 수 있을 만큼 물건 하나에도 스토리가 담겨 있다.

 

박서지 디자이너

모던 프렌치 스타일을 좋아하는 인테리어 디자이너 박서지. 책상을 둔 공간에는 아치형으로 파티션 벽을 만들었다.

 

작업실이 상가 건물에 있어서 놀랐다. 27평 정도 되는 공간의 반을 다른 업체와 나눠서 사용하고 있다. 그전 작업실이 7평 정도로 좁아서 지금은 엄청 넓어진 것 같은 기분이다. 바깥에서 보이지 않는 안쪽 공간은 남편이 사용하고 있다.

아치형 벽은 만든 것인가? 천장은 손댈 엄두가 나지 않아서 그대로 두었고, 옆의 공간과 구분되는 공간에 파티션 겸 가벽을 만들었다. 책상이 놓인 쪽에는 아치형으로 벽을 만들었고, 자재를 보관할 수 있도록 벽에 만든 수납장과 자재 보관실 겸 작은 탕비실도 만들었다. 7평 정도 되는 공간이 3개의 구조로 나뉘어 있다고 보면 된다.

유일하게 색채가 느껴지는 곳이 녹색 벽이다. 인터뷰가 정해지고 부랴부랴 페인트칠을 했다. 원래는 좋아하는 아이보리나 베이지, 블랙 컬러로 칠할까 하다 공간에 색채가 거의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녹색으로 칠했다.

빈티지를 좋아하게 된 건 파리에서 오래 살았던 영향 때문인가? 파리에서 16년 정도 살았는데 여전히 그리운 곳이긴 하지만 그것과 상관없이 내 취향이 빈티지 스타일인 것 같다. 너무 앤티크하거나 화려한 클래식보다는 모던한 디자인과 믹스&매치하는 것을 좋아한다.

 

벽 페인트

유일하게 색채가 도드라지는 벽. 건너편은 다른 업체가 사용하고 있다. 리넨 소파는 직접 만든 것이고, 일본에서 사온 벽에 건 동그란 오브제는 무척 아끼는 것이다.

 

빈티지 소품

인테리어 소품

소품 하나에도 박서지 대표의 취향이 듬뿍 묻어난다. 디자인 브랜드 제품보다는 빈티지나 작가의 작품이 많다.

 

작업실 인테리어

박서지 대표가 좋아하는 베이지 컬러로 칠한 작업실. 액자로 만든 기하학적인 무늬의 포장지는 오래전 파리에서 구입한 것인데 지금까지도 좋아한다.

 

주거 공간을 디자인하면서 요즘 어떤 트렌드를 읽나? 조금씩 클래식을 찾는 이들이 늘어나는 듯싶다. 특히 선에서 그런 경향이 보이는데, 곡선 형태의 가구나 몰딩, 아치 형태를 원하는 이들이 늘어나긴 했지만 결국 집에는 본인의 취향이 제일 많이 반영되는 것 같다.

작업실에 놓인 가구들도 빈티지인가? 빈티지 가구도 있지만 지금 이 테이블처럼 사용하던 테이블 위에 합판을 얹어서 폭을 넓힌 것도 있고, 소파처럼 을지로에서 제작한 것도 많다. 지금 앉아 있는 의자도 커버만 새로 씌운 것이다.

당신에게 집과 작업실은 어떤 의미인가? 예전에는 사무실은 정말 일을 하기 위한 공간이었고 집은 온전히 쉬고 머무는 공간이라고 생각해서 마음에 드는 물건을 거의 다 집에 가져다 두었다. 그런데 지금은 집에 있는 물건을 자꾸 가져오게 된다. 작업실이야말로 내가 일하면서 좋아하는 것들에 둘러싸여 있을 수 있는 공간이다.

취향은 어떻게 만들어진다고 생각하나? 좋아하는 것을 계속하다 보면 어느새 취향이란 것이 생기는 것 같다. 오래전 파리에서 산 포장지를 액자로 만들었는데 10년도 더 되었지만 지금 봐도 좋다. 일단 굳어진 취향은 쉽게 변하지 않는 것 같다.

작업실 가운데 공간이 좌식이다. 좌식 공간처럼 만들었는데 미팅할 때는 테이블에 앉지만 친구들이 놀러 오면 가운데 둘러앉아 이야기를 나눈다.

스타일리시한 작업 공간에서 책상 위에 놓인 미니 선풍기와 코바늘이 의외의 요소였다. 요즘 미세먼지 때문에 공기가 좋지 않아서 창문을 열 수가 없다. 책상 옆에 둔 올리브나무를 위해 통풍이 될까 싶어서 미니 선풍기를 틀어주었다(웃음). 또 종종 책상에 앉아 코바늘뜨기 같은 걸 한다. 손으로 뭔가 만드는 것이 즐겁다.

요즘 하고 있는 고민은? 텍스타일 제품을 판매하면 어떨지 구상 중이다. 내가 좋아하는 리넨 소재로 만든 침구부터 키즈 제품, 쿠션 등을 만들어 소개하고 싶다.

 

원목 가구

책상 뒤편의 공간. 가구는 주문 제작한 것이고 오렌지색 전화기는 실제로도 사용하는 제품이다. 박서지 대표는 삐죽 나온 스투키 새싹이 귀엽다는 이야기를 보탰다.

 

원목 테이블

자재를 늘어놓고 미팅을 하기에 좋은 테이블. 원래 사용하던 테이블에 합판을 올려서 폭을 넓게 만들었다. 긁히거나 오염이 생겨도 부담이 덜한 테이블이다. 흰색 의자는 커버를 만들어서 씌운 것.

 

거실 인테리어

작업실 중심에는 좌식 공간이 있다. 낮은 의자와 스툴, 둥그런 함석판을 올린 간이 테이블이 놓인 편안한 공간이다. 친구들이나 지인이 오면 이곳에 많이 머문다.

 

책상 꾸미기

책상에서 발견한 형광 분홍색 실과 코바늘. 손으로 만드는 걸 즐기는 박서지 대표의 소소한 취미다.

 

명함 홀더

벽에서 발견한 귀여운 디테일. 명함을 올려두는 훅 형태의 빈티지 받침대다. 박서지 대표의 공간에는 누구나 아는 디자인 브랜드 제품 대신 이름 모를 보물 같은 아이템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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