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립자 자신이 사용하고 싶은 제품, 자신의 일상에서 얻은 영감으로 디자인하는 덴마크의 생활용품 브랜드 펌리빙을 소개한다.

↑ 펜으로 그린 듯한 에스닉한 느낌의 ‘펜 테이블 클로스’.
리빙 제품을 판매하는 국내 멀티숍에서 거의 빠지지 않고 볼 수 있는 브랜드 중 하나인 펌리빙 Ferm Living. 펌리빙은 2006년에 트린 앤더슨이 설립한 덴마크 브랜드다. 패션과 광고 쪽의 아트 디렉터로 활동하던 트린 앤더슨은 2005년, 프리랜서를 선언하며 그래픽디자인 스튜디오를 설립했다.
때마침 새로운 집으로 이사하면서 벽지를 선택하는 데 어려움을 겪던 그녀는 이를 계기로 디자인 제품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마음에 드는 벽지를 좀처럼 찾기가 어려웠던 앤더슨은 자신과 같은 고민을 하는 이들이 많을 거라는 생각에 10가지 벽지 디자인을 하게 된 것이다. 2006년 봄, 그녀는 덴마크 헤르닝에서 열린 ‘국제 생활용품 페어’에 자신이 디자인한 벽지를 전시했는데 이것이 바로 펌리빙의 시작이 됐다. 벽지 디자인에 대한 반응은 뜨거웠고, 1년 후 트린 앤더슨은 벽지 스티커, 쿠션, 티타월 등으로 디자인 영역을 넓혔으며 지금까지 600여 가지가 넘는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왼쪽 얇은 플라이우드 위에 일러스트를 입힌 ‘트라이앵글 퓨전 일러스트레이션’.
오른쪽 골이 진 소재의 식물 패턴 벽지 ‘리비드 월페이퍼’.
펌리빙의 특징은 집 안에서 필요한 대부분의 제품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이다. 브랜드의 시작이기도 했던 벽지에서부터 원단, 장식 용품, 주방 제품 그리고 책상 위에 둘 수 있는 사무용 제품과 어린이 제품 등 범위가 다양하다. 재료 또한 유기농 원단에서부터 재활용 종이, 가죽, 나무, 도자기, 금속 등 합성 소재보다는 원재료를 그대로 살린 제품을 소개하고 있으며 사용자와 가정을 고려한 디자인을 우선으로 한다. 이러한 기업 철학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제품에는 물론 라벨과 사업 카드, 상점, 창고에 필수 요소로 집 모양 그래픽이 들어간다. 그래픽적인 무늬가 눈에 띄지만 따뜻한 느낌으로 다가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트린 앤더슨은 벽지를 시작으로 자신의 필요를 기준으로 제품을 디자인하고 있다. 부모가 되고부터는 아이들을 위한 제품에도 관심을 가지게 돼 아이 방을 꾸밀 수 있는 제품을 꾸준히 출시하고 있는 것도 그런 예다. 이처럼 그녀는 자신의 삶으로부터 영감을 얻는다. 그리고 그 영감을 지그재그 무늬, 기하학적인 무늬, 사랑스러운 파스텔 톤의 색깔 등을 사용해 펌리빙만의 개성을 느낄 수 있는 제품으로 탄생시키고 있다. 펌리빙은 올 1월 메종&오브제를 통해 강렬한 원색을 사용한 쿠션과 펜 터치가 살아 있는 에스닉한 느낌의 테이블보를 포함한 컬렉션 ‘모어 MORE’를 선보였다. 지금까지와는 또 다른 느낌의 컬렉션이자 펌리빙이라는 브랜드의 힘과 한층 성숙해가는 브랜드의 성장을 보여준 자리였다. 트린 앤더슨은 어디로 날아갈지 모르는 작은 새를 보고 브랜드에 대한 계시를 얻었고 로고에도 새를 넣었다고 전했다. 작은 새의 향방이 궁금해지듯, 펌리빙이 보여줄 미래의 행보에도 한껏 기대를 걸고 싶어진다.

1 다양한 소재와 도형을 조합한 벽시계 ‘원더 월 클락’.
2 신문, 아이 장난감 등 다양한 제품을 수납할 수 있는 ‘와이어 바스켓’.
3 모양을 자유자재로 만들 있는 비치 소재의 ‘캔들 홀더 스트링’.
4 화분이나 세탁물, 야채 등을 보관할 수 있는 유기농 면 소재의 ‘스피어 바스켓’.
5 별에서 영감을 얻은 그래픽 무늬가 그려진 ‘스타 트레이’.
6 퀼팅 처리한 유아용 면 소재 부엉이 담요.
에디터 신진수ㅣ자료제공 펌리빙
출처 〈MAISON〉 2014년 5월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