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라운드 박창현 소장의 오감 충족

2011년에 여행차 스위스의 작은 시골 마을인 발스에 있는 ‘테르메 발스 Therme Vals’ 온천을 방문하게 되었다. 2009년 건축계의 노벨상이라 일컫는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피터 줌토르의 역작인 테르메 발스는 이 지역에서 채굴한 회색 규암으로 만든 현대적이면서도 자연의 멋이 고스란히 담긴 특별한 온천장이다.

돌을 켜켜이 쌓아 벽과 바닥을 만들었는데 한 가지 재료만을 사용했기 때문에 면과 면을 붙여 공간을 만든 것이 아니라 마치 하나의 거대한 돌 덩어리를 파내고 물을 채운 듯했다. 빛은 천창에서부터 벽과 틈새를 타고 들어오는데 돌과 물이 이 빛에 따라, 시간이 지남에 따라 계속 변하면서 환상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냈다. 재료와 빛, 자연 풍경과 온천의 기능이 혼연일체가 되는 공간에서 나의 모든 감각이 충만해졌고 온천에 머무는 내내 이 특별한 경험을 만끽했다. 온천은 외부로도 연결되어 있는데 알프스의 빼어난 장관을 감상하며 유유자적하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에디터 최고은ㅣ사진 스위스정부관광청 www.MySwitzerland.co.kr/valsㅣ일러스트레이터 김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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