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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와 역사, 도시의 흐름이 맞물릴 수 있도록. 세계 건축사무소들이 빚어낸 새로운 건축적 풍경.

하늘 위로 웅장하게 솟은 다섯 ‘날개’는 자연 환기 시스템의 일부이자, 사막의 열기와 바람을 형상화한 것이다. © Nigel Young / Foster + Partners
자이드 국립박물관의 외관. © Nigel Young / Foster + Partners
정원으로 이어지는 입구 광장. © Nigel Young / Foster + Partners

사막의 질서를 품은 건축, 자이드 국립박물관

사막의 열기와 바람을 형상화한 다섯 개의 날개가 아부다비 사디야트 문화 지구 한가운데 솟아 있다. 지난해 12월 공식 개관한 자이드 국립박물관은 아랍에미리트의 건국자, 셰이크 자이드 빈 술탄 알 나흐얀의 가치와 유산을 건축으로 형상화한 국가적 상징이다. 이곳을 설계한 건축 스튜디오 포스터 앤 파트너스 Foster + Partners가 핵심에 둔 질문은 단순하다. ‘사막이라는 극한의 환경 속에서, 건축은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까?’ 그 해답은 건물을 관통하는 다섯 개의 가벼운 강철 타워에서 드러난다. 타워 상단의 개구부는 바람이 형성하는 음압을 이용해 뜨거운 공기를 위로 끌어올리고, 지하 깊숙이 묻힌 파이프를 거쳐 자연적으로 냉각된 공기는 낮은 레벨에서 아트리움으로 스며든다. 사막의 극한 환경을 거스르지 않고, 오히려 그 흐름을 건축의 일부로 받아들인 구조다.

사막의 질서를 품은 건축, 자이드 국립박물관사막의 열기와 바람을 형상화한 다섯 개의 날개가 아부다비 사디야트 문화 지구 한가운데 솟아 있다. 지난해 12월 공식 개관한 자이드 국립박물관은 아랍에미리트의 건국자, 셰이크 자이드 빈 술탄 알 나흐얀의 가치와 유산을 건축으로 형상화한 국가적 상징이다. 이곳을 설계한 건축 스튜디오 포스터 앤 파트너스 Foster + Partners가 핵심에 둔 질문은 단순하다. ‘사막이라는 극한의 환경 속에서, 건축은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까?’ 그 해답은 건물을 관통하는 다섯 개의 가벼운 강철 타워에서 드러난다. 타워 상단의 개구부는 바람이 형성하는 음압을 이용해 뜨거운 공기를 위로 끌어올리고, 지하 깊숙이 묻힌 파이프를 거쳐 자연적으로 냉각된 공기는 낮은 레벨에서 아트리움으로 스며든다. 사막의 극한 환경을 거스르지 않고, 오히려 그 흐름을 건축의 일부로 받아들인 구조다.

알 리완 위에 떠 있는 구조로 설치된 네 곳의 상설 전시관. © Nigel Young / Foster + Partners
관람객들은 자유로운 동선으로 다양한 전시관을 오갈 수 있다. © Nigel Young / Foster + Partners
관람객들은 자유로운 동선으로 다양한 전시관을 오갈 수 있다.

부드러운 곡선 형태의 실루엣은 송나라 전통 범선의 형태에서 착안한 디자인이다. © Seilaojiong
© Seilaojiong

물과 바람이 빚은 도시의 관문, 그레이터 베이 에어리어 스포츠 센터

자하 하디드 아키텍츠 Zaha Hadid Architects는 중국 광저우 난사 지구의 수변에 거대한 스포츠 단지를 완공했다. 지난해 11월 개관한 그레이터 베이 에어리어 스포츠 센터는 스포츠 시설을 집적한 복합 인프라이자 광저우, 선전, 홍콩, 마카오 등 11개 도시를 잇는 그레이터 베이 에어리어를 상징하는 도시의 관문이다. 도시, 주거, 상업 기능이 결합된 새로운 중심지를 형성하며, 지역의 확장을 이끄는 기반 시설로 기능하는 것이다. 약 70만㎡(약 21만 평) 규모의 수변 공원 안에는 6만 석 규모의 주경기장을 중심으로 실내 아레나 2만 석과 수영 센터 4000석이 유기적으로 배치됐다. 건축 형태는 지역의 역사에서 출발한다. 부드럽게 흐르는 곡선은 송나라 시대 주강을 오가던 전통 범선의 선체에서 착안했으며, 경기장을 감싸는 겹겹의 지붕은 중국 전통 부채와 실크의 주름 구조를 연상시킨다. 주강이 중국을 세계로 연결하는 관문이었듯, 이 건축 역시 지역과 도시를 잇는 상징적 풍경을 만든다.

건축의 완성도는 기후에 대한 이해에서 비롯된다. 광둥 지역의 아열대 몬순 기후에 대응하기 위해 모든 건물은 남중국해에서 불어오는 여름 바람의 방향에 맞춰 배치됐다. 수직 루버와 다층 지붕 구조는 강한 직사광선과 폭우를 차단하는 동시에, 자연 환기를 유도한다. 특히 경기장을 감싸는 층층의 지붕은 따뜻한 공기를 위로 배출하며 관람석을 그늘로 보호한다. 내부의 대형 아치는 주강 하구에서 유입되는 시원한 공기를 끌어들여, 선수와 관람객 모두에게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도록 설계되었다. 이곳은 스포츠만을 위한 공간에 머물지 않는다. 수변을 따라 조성된 공원과 습지는 홍수 조절을 위한 완충 지대로 설계되었고, 일상적인 산책과 휴식을 위한 도시의 공공 공간으로 작동한다. 물과 바람, 도시의 흐름이 겹쳐진 하나의 공공 지형으로 기능하는 셈이다.

하늘에서 내려다본 그레이터 베이 스포츠 에어리어의 광활한 풍경. © Seilaojiong
경기장 내부의 대형 아치는 주강 하구에서 유입되는 시원한 공기를 끌어들이는 역할을 한다. © CRLand
부드러운 곡선 형태의 실루엣은 송나라 전통 범선의 형태에서 착안한 디자인이다. © CRLand
© Seilaojiong
광장에서 바라본 입구는 피라미드 형상을 꼭 닮았다. © Grand Egyptian Museum
관람 동선은 이집트 문명의 연대기를 따라 이어진다. © Grand Egyptian Museum
© Grand Egyptian Museum
© Grand Egyptian Museum

유적지 위 세워진 시간의 축, 이집트 대박물관

카이로 외곽, 기자 고원 사막 위에 자리한 이집트 대박물관은 세계 최대 규모의 단일 문명 박물관이자, 고대와 현대의 시간이 같은 지평선 위에 놓인 드문 사례다. 지난해 11월 문을 연 이곳은 기자 피라미드에서 불과 1.6km 떨어진 자리에 있는데, 그 거리 역시 설계 조건으로 작용한다. 아일랜드 건축사무소 헤네건 펭 아키텍츠 Heneghan Peng Architects는 피라미드의 배치를 그대로 연장한 방사형 축을 기본 개념으로 삼았다. 건물의 외벽, 내부 전시 갤러리, 지붕의 상승 각도까지 모두 세 개의 피라미드 방향과 정렬되어 있으며, 가장 높은 지점조차 피라미드의 높이를 넘지 않도록 의도적으로 설계한 것이다. 사막 위 새로 세워진 건축물보다는, 오래전부터 그 자리에 존재한 유적의 연장처럼 보이도록 한 선택이다.관람의 경험 또한 시간의 흐름을 따른다. 6층 높이의 거대한 계단은 선사 시대부터 콥트 시대까지, 이집트 문명의 연대기를 따라 상승하는 하나의 ‘시간의 길’로써 작용한다. 투탕카멘 갤러리를 포함한 상설 전시는 계단의 최상부에 배치되어, 관람을 마친 순간 피라미드가 정면으로 펼쳐지는 장면에 도달하도록 설계됐다. 가장 무겁고 거대한 석조 유물들마저 계단 위에 배치해, 구조적 안정성과 상징성을 동시에 확보했다. 자연광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요소 또한 흥미롭다. 보존을 이유로 자연광을 배제하는 기존 박물관과 달리, 석재 유물이 다수를 차지하는 컬렉션의 특성을 고려해 자연광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인 것이다. 콘크리트 매스를 중심으로 한 구조는 사막의 극단적인 온도 변화를 완화하며, 거대한 규모에도 불구하고 수동적 냉방 성능을 확보한다. 외부에 조성된 정원과 야자수는 나일강 범람원을 연상시키기도 하는데, 박물관을 전시 공간을 넘어 도시의 시간과 이어지는 공공 지형으로 확장한다. 문명이 태어난 땅 위, 또 하나의 지층을 새로 쌓아낸 것이다.

건물 외벽, 내부 전시 갤러리, 지붕의 상승각마저 기자 피라미드 방향과 정렬되어 있다.

© Grand Egyptian Museum
© GGeorges & Samuel
기자 피라미드의 모습을 형상화한 입구. © Georges & Samuel
© Grand Egyptian Museum
© Georges & Samuel
자연광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인 박물관 내부 풍경. © Grand Egyptian Muse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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