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란이 왔다

콘란이 왔다

콘란이 왔다

인테리어에 관심이 좀 있다 하는 이들이 외국 여행에서 꼭 들르는 더콘란샵 The Conran Shop이 드디어 서울에 문을 열었다.

 

 

소문만 무성했던 더콘란샵 서울이 어떤 모습으로 공개될지는 최근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갖고 기다린 소식이다. 더콘란샵은 영국의 인테리어 디자이너 테런스 콘란 경에 의해 설립된 편집매장으로 프리미엄, 럭셔리, 하이엔드라는 명확한 컨셉트를 지녔다. 한티역 바로 앞에 오픈한 국내 1호점은 2개 층에 약 1000평 규모이며, 런웨이처럼 시원하게 쭉 뻗어 있어 쇼핑하기에도 여유롭다. 디자이너의 가구부터 주방, 키즈, 문구까지 총망라해 거대한 리빙 백화점이라고 불러도 손색없다. 1층은 소품류 위주로, 2층은 라운지 컨셉트로 덩치가 큰 가구를 만나볼 수 있으며, VIP 라운지와 오픈 키친, 서점 코너도 갖췄다. 매장 곳곳에서 볼 수 있는 콘란 특유의 블루 컬러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는 더콘란샵. 국내 리빙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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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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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W CREATOR 집기의 재발견

NOW CREATOR 집기의 재발견

NOW CREATOR 집기의 재발견

줄여서 OTC라고도 불리는 원투차차차의 권의현 디자이너는 요즘 가장 잘나가는 집기 디자이너다.

 

 

이제 그는 공간에 필요한 모든 걸 만들 수 있지만, 걸어온 길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회화를 전공하고 미디어 아티스트 밑에서 일할 기회가 있었어요. 설치 예술을 많이 하는 분이라 자연스럽게 뭐든 만들어야 할 게 많았죠. 그때 철이나 나무 등을 접하면서 손으로 만드는 즐거움을 알았어요. 그 후 수제 가구 공방에서 일을 배우다 내 가구를 해야겠다고 결심한 뒤 돈을 모으기 위해 광고회사에 들어갔어요.” 그는 2년 동안 회사를 다녔지만 돈도 모으지 못했고, 힘들기만 한 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권의현 디자이너는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아는 선배가 하는 전시 설치 팀에 들어갔다. 만질 수 있는 다양한 소재를 모두 접하면서 낮에는 현장을 뛰고, 밤에는 공장에서 개인 작업을 했다. 두 가지 일을 겸하는 게고됐지만 밤에는 개인 작업을 마음껏 할 수 있었다. 퀸마마마켓의 리뉴얼 프로젝트는 원투차차차를 알리게 한 계기였다. 어번 정글 컨셉트의 리뉴얼 프로젝트에서 그는 모듈로 확장할 수 있는 아치형의 집기를 제작했다. 전시 후에는 원하는 이들이 모듈을 구매할 수 있어 일석이조였다.

 

원투차차차, 퀸마마마켓, 아치형 모듈 가구

원투차차차를 널리 알리게 한 퀸마마마켓 리뉴얼 프로젝트. 아치형 모듈 가구로 전시 후에는 개별 모듈을 판매했다.

 

집기를 주로 디자인하고 제작하다 보니 주문은 거의 대부분이 상업 공간이다. 뉴욕의 에이랜드, 한남동 파이프그라운드에서도 그의 가구를 만날 수 있고, 최근에는 코오롱의 브랜드 래코드의 노들섬 사옥에 들어갈 모든 집기와 가구도 원투차차차에서 진행 중이다. “사용하는 사람에 따라 조금씩 다른 디자인을 선보였어요. 책상 높이, 조명의 위치 등 의류를 제작하는 분들이 편하게 사용할 만한 가구를 만들었죠. 그런 맞춤의 순간이 즐겁고 보람 있더라고요.” 그동안 집기는 을지로 등에서 매대처럼 제작하는 것이 대부분이었지만 원투차차차의 집기는 가구나 오브제처럼 ‘멋’이 있다. 멋도 있는데 진열한 제품을 돋보이게 하고, 쓰임새도 사무용 가구 못지않게 편하니 그의 집기를 찾는 이들이 늘어나는 것은 당연하다. “만들면서 버려지는 재료를 보며 ‘아, 나는 지옥 갈 거야’ 하는 생각을 종종 해요(웃음). 그래서 요즘에는 어떻게 하면 집기나 가구를 전시나 설치 후에 계속 사용할 수 있을지 고민해요. 이사할 때도 편하게 가져가서 다시 사용할 수 있도록요.” 현재의 성공에 취해 있지 않은 그는 내년에는 직원을 뽑고 싶다는 작은 소망을 전했다. 멀리 돌아온 시간만큼이나 그만의 독보적인 길을 개척해나가길 바라본다.

 

작업실 인테리어, 사무용 가구, 집기 디자이너

그동안 만든 조명과 가구를 일부 전시해둔 의정부 작업실. 특히 조명에는 집기 외에도 개인 작업을 하고 싶은 그의 바람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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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을 위한 동화

어른들을 위한 동화

어른들을 위한 동화

한번 들으면 절대 잊어버릴 수 없는 이름을 지닌 김참새 작가를 구기동 작업실에서 만났다. 색채가 넘실거리고 유쾌한 기운이 작업실에 감돌았다.

 

구기동 작업실에서 만난 김참새 작가.

 

갤러리 ERD에서 김참새 작가의 두 번째 개인전 <En moi, au fond de moi>가 열리고 있다. 친동생이 지어준 ‘참새’라는 예명으로 활동하는 그녀는 카카오톡, 스텔라 아르투아, 몰스킨 같은 브랜드와의 협업, 뮤지션의 아트워크, 컵이나 러그 같은 굿즈 제작 등 요즘 가장 바쁜 작가 중 한 명일 것이다. 셀러브리티들이 작품을 구입해 SNS에 올리면서 더욱 유명하진 김참새 작가는 남들처럼 미대 입시를 준비하다 한국 미술 제도와 맞지 않다는 생각을 했고, 프랑스로 날아갔다. “다니던 작은 화실 대표님이 신문 기사를 주셨는데 아마 이우환 화가였던 것 같아요. 그가 한국 미술계에 염증을 느껴 프랑스로 유학을 갔다는 내용이었어요. 이상하게 저에게 프랑스는 좀 따뜻한 느낌이었어요. 리옹이라는 곳으로 가서 언어 공부와 미대 준비를 했고, 낭시에 있는 국립대학교에 합격했죠.” 그녀의 전공은 파인 아트다. 그림은 물론 사운드, 조소, 설치 등 전방위로 모든 영역을 섭렵해야 했다. 졸업 작품의 합격 소식을 듣자마자 ‘이제는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을 만큼 그녀는 전공과 맞지 않았다. 한국으로 돌아와서는 회사를 다니려고 이력서와 자소서를 준비하는 취준생이 되었다.

 

워킹 스페이스, 컬러, 색감,

컬러풀한 색채의 그림으로 둘러싸인 작업대.

 

빈티지가구, 아트워크

한두 개씩 구입한 빈티지 가구와 그녀의 작품이 잘 어울렸다.

 

“트위터를 통해 모집한 가수 정준일의 앨범 커버를 맡게 되면서 비슷한 일이 꾸준히 들어왔어요. 그러다 어느 매거진의 에디터가 연락을 해서 샤넬 부띠끄 작업과 패션 매거진의 일러스트를 하게 됐죠. 그게 개인 작업을 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였던 것 같아요.” 김참새 작가의 그림은 언뜻 보면 왠지 나도 그릴 수 있을 것처럼 단순하다.하지만 그 단순함 속에 고민한 색채와 표정, 생각을 담는 것이야말로 정말 어렵다. 그리는 대상 역시 경험에서 우러나오거나 직관적인 것이 많은데 이는 털털하고 담백한 작가의 성향과도 같다. 한국으로 돌아온 지 4년이 좀 넘은 지금 그녀에게는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프랑스 유학 시절의 그림은 어둡고 그로테스크했어요. 마음이 편해져서인지 지금은 작품이 정말 밝아졌죠. 가끔 밤에 작업을 하면 다시 유학 시절을 떠오르게 하는 그림을 그리게 되지만요(웃음).” 바쁘게 활동하는 그녀는 의외로 단순한 일상을 즐긴다. 평창동의 집과 구기동 작업실을 오가고, 반려견과 함께 산책을 하고, 작업실에서 그림을 그린다. 그녀가 생각하는 다음 행보가 궁금해졌다. “구체적으로 생각한 건 아니지만 공부를 더 해보고 싶어요. 제 작품이 한 단계 더 나아가려면 어떤 계기가 필요할 것 같아요. 학부 때 했던 공부를 깊게 해보고 싶기도 하고요.” 연말부터 내년까지의 일이 이미 진행 중인 김참새 작가에게 그런 시간이 허락될지는 모르지만 변화를 겪은 그녀의 다음 작품이 보고 싶은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가 없다.

 

개인 소장을 위해 남겨둔 작품들.

 

채색 도구, 물감, 파레트,파스텔, 크레용, 마카

작업실 곳곳에 놓인 다양한 채색 도구들.

 

김참새, 아티스트, 아트워크, 아트

김참새 작가의 작품은 단순하지만 이상하게도 감정이 느껴진다

 

남은 재료도 허투루 두지 않고 뭔가를 만들어 둔다.

 

 

소소한 소품에서도 느껴지는 김참새 작가의 스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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