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화에서 찾은 올해의 색

거장들이 사용한 '베리 페리'

거장들이 사용한 '베리 페리'

팬톤에서 선정한 올해의 컬러 ‘베리 페리’는 새로운 시대에 대한 희망과 용기가 담겨 있다.

 

모네 ‘수련’ 연작 파리 오랑주리 미술관.  ©wikimedia

 

모네 ‘수련(1903)’ 파리 마르모탄 미술관. ©wikimedia

일기예보를 하듯 올해의 색을 발표한다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 지금 주목받는 색이어서가 아니라 그 색을 올해의 색이라 명명하면 주목을 받게 되는 일종의 마케팅은 아닐까? 실은 둘 모두 맞는 말이다. 팬톤은 올해의 색을 정하기위해 1년에 두 번 유럽에서 모여, 색상 분위기에 영향을 주지 않기 위해 칙칙한 방에 모여서 다양한 국가의 전문가들과 함께 소비자들이 현재 좋아하는 색, 의미가 있는 색에 대해 비밀리에 토론을 한 후 결정한다고 하는데, 그 논의 과정이 거의 문화인류학 세미나 수준이라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색은 그 자체로 다양한 상징을 지니고  있으며, 그 상징은 문화에 따라 달라질 수 있고, 그 색을 지닌 자연물을 즉물적으로 연상시키며, 게다가 인간의 피부색은 정치적 논의로도 연결 될 수 있는 민감한 지점이기 때문이다. 이 어려운 과정을 거쳐 선정된 올해의 색은 ‘베리 페리’다.

 

 

모네 ‘수련’ 파리 오랑주리 미술관(작품 일부). ©wikimedia

레드와 블루가 섞인 보라색. 보라색이야말로 자주색에서부터 포도색에 이르기까지 저마다 생각하는 기준이 가장 광범위한데, 베리 페리는 파란색에 더 가까운, 그리고 화이트도 섞인 듯한 색이다. 올해의 경우 실제의 세계가 아니라 디지털 세계의 영향을 반영했다고 하니, 자연속의 사물 중에는 이 색을 닮은 것을 찾아보기 어렵다. 언뜻 머리에 떠오르는 이미지는 라벤더 색인데, 예술가들의 작품에서는베리 페리를 좀 더 쉽게 찾아볼 수 있지 않을까? 그 시작은 인상주의 미술에서부터다. 그 이전의 예술 작품에서 베리 페리 색상을 찾아보기는 쉽지 않다. 렘브란트, 고야, 들라크루아, 자크 루이 다비드…. 그들 모두 훌륭한 예술가들이고  나름대로 시대를 리드한 혁명가들이었지만, 갈색 톤을 주조로 하는 작품에서 보랏빛을 찾아보기는 어렵다. 확실히 보라색은 빛에 대한 이해로 눈을 뜬 예술가들이 세계를 바라보는 새로운 방식으로 선택한 신선한 색이다. 모네의 ‘수련’ 그림에서부터 세잔의 ‘빅투아르 산 풍경’에 이르기까지 보라색은 오늘날의 디지털 아트가 그러했던 것처럼 새로운 시대의 색으로, 화면을 밝고 화사하게 바꾸고 있다. 베리페리가 가장 빛 나는 그림은 바로 고흐의 작품 ‘아이리스’ 시리즈다. 아를르에서 노란 해바라기를 그리며 예술가의 이상적 공동체를 꿈꾸었지만 고갱과의 불화로 귀를 자르고 정신병원에 입원하는 등 마음의 상처를 입은 후 시작한 그림이다. 보라색 아이리스는 혼돈과 상처를 극복하는 용기를 주는 이미지로 고흐의 작품 속에 자리잡았다.

모네 ‘수련(작품 일부)’. ©wikimedia

또한 보라색은 연두색의 보색이다. 쇠라및 시냑 등 신인상주의 예술가들과 교류하며 색채 연구를 겸한 고흐도 연두색 잎과 가장 잘 어울리는 보랏빛 꽃을 선택하며 화면 속에 색의 조화를 꾀했을 것이다. 초현실주의의 대표 작가 호안 미로의 작품에 나타나는 주조색도 베리 페리에 가깝다. 주로 파란색으로 소개되지만, 2020년 팬톤이 정한 올해의 색, 클래식 블루와 비교해 보면 미로의 색은 블루보다는 베리 페리와 더 흡사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호안 미로도 고흐처럼 우울증을 겪기도 했지만 원시미술과 아름다운 자연의 영향을 창조적으로 승화시켜 마치 어린아이의 그림같은, 그러나 놀랍도록 아름답고 순수한 작품을 그려낸 작가다. 모네에서 미로까지 베리 페리를 일찍이 즐겨 사용한 예술가들이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바로 용기, 뚝심 그리고 초월이 아닐까 싶다.

CREDIT

에디터

라이터

김영애(롯데백화점 아트비즈실장)

TAGS
골판지의 변신

골판지와 시멘트의 경계, 전치호 작가

골판지와 시멘트의 경계, 전치호 작가

작가로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조형 언어로 평면과 입체, 가구 등 다양한 작업을 이어오고 있는 전치호 작가를 만났다.

현재 석사 과정을 밟고 있는 전치호 작가를 상명대학교에서 만났다.

전치호 작가는 견고해야 하는 ‘가구’라는 물체가 주는 이미지와는 상반되는 종이의 일종인 골판지를 주재료로 작업을 하고 있다. 그에게 있어 골판지가 지닌 어떤 성질과 질감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는지 궁금했다. “현재 작업하고 있는 ‘기준 Criteria’ 시리즈는 노숙자와 일반인의 경계에 대해 표현한 작품이에요. 안과 밖을 규정지을 수 있는 재료는 일반인과 노숙자 Homeless에게 서로 다른 의미로 다가오죠. 일반적으로 어떠한 것을 담는 데 주로 쓰이는 골판지 박스는 노숙자에게는 하나의 보호막이자 집으로 사용되지만, 일반인에게는 시멘트 벽이 그 역할을 하거든요.” 전치호 작가의 설명이다. 그는 이를 통해 사회에서 규정짓고 구분하는 경계와 집단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내고자 했고, 자연스럽게 골판지와 시멘트를 작품의 주재료로 선택하게 되었다고 한다. 연약한 골판지를 단단한 가구로 재탄생 시키기까지의 과정은 다음과 같다. 골판지를 구긴 후 골판지를 경화시키고 골 사이에 시멘트를 채운다. 골판지는 하나의 선을 만들게 되고 작가의 손길이 닿은 구김으로 인해 생긴 빈틈에 시멘트를 채워 새로운 이미지를 형성하게 된다. 결이 살아 있는 골판지의 텍스처 때문인지 관객들은 자연스레 작품에 손을 얹어본다고. “제가 구현한 텍스처와 선이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 생각하며 작품을 보고 만져보면 좋을 것 같아요. 연약한 골판지 선과 강한 시멘트 선은 스스로 경계의 위치를 갖게 됩니다. 그렇게 지정학적 위치를 갖는 선은 골판지와 시멘트의 접점을 구사하면서 스스로가 경계이자 중심이 되기도 하죠.”

 

2021년 연희동 갤러리 민트에서 진행한 젊은 가구 공예 작가 3인의 전시 <(To Be) Fit Your Place>.

 

ADM 갤러리에서 열린 작가 4인의 전시.

 

골판지에 시멘트를 발라 스툴의 형태를 만든 ‘기준’ 시리즈. 골판지의 살아 있는 텍스처와 알록달록한 원색이 눈길을 끈다.

 

골판지에 시멘트를 발라 스툴의 형태를 만든 ‘기준’ 시리즈. 골판지의 살아 있는 텍스처와 알록달록한 원색이 눈길을 끈다.

작가는 반복적인 선을 통해 세상에 존재하는 경계에 대해 말하고, 보는 이 역시 그 의미를 생각하며 작품을 감상했으면 하는 바람을 내비쳤다. 사실 그의 작품은 울퉁불퉁한 질감이 있어 실제 일상에서 사용하기 좋은 실용적인 가구라는 생각보다 작품성이 도드라진 아트 퍼니처에 가까운 모습이다. 가구를 만들 때 가장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요소에 대해 물었다. “실용과 미감은 작가라면 응당 기본적으로 깊게 고민해야 하는 필수 요소죠. 하지만 제가 가장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작업의 주제를 어떻게 표현하는가예요. 그리고 그 주제를 어떻게 확장해 나갈 것인지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하죠.” 그는 가구가 지닌 기능성이라는 제약 안에서 주제를 다룰 때면 한계에 부딪힐 때도 많다고 한다. 때문에 가구라는 국한된 틀에서 벗어나 설치작업을 통해 자신의 가능성을 시험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내비쳤다. 그것이 언제, 어디가 됐든 공간 자체를 하나의 작품으로 선보이는 전치호 작가의 앞날을 응원하고 싶다.

 

꽃 등 다양한 물건을 담을 수 있는 화병 시리즈.

 

꽃 등 다양한 물건을 담을 수 있는 화병 시리즈.

 

골판지에 시멘트를 발라 스툴의 형태를 만든 ‘기준’ 시리즈. 골판지의 살아 있는 텍스처와 알록달록한 원색이 눈길을 끈다.

골판지에 시멘트를 발라 스툴의 형태를 만든 ‘기준’ 시리즈. 골판지의 살아 있는 텍스처와 알록달록한 원색이 눈길을 끈다.

 

 

CREDIT

에디터

포토그래퍼

이현실(인물)

TAGS
2022/23 메가트렌드 인사이트

미래 예측 실행가 이순영 대표가 전하는 트렌드

미래 예측 실행가 이순영 대표가 전하는 트렌드

새해를 맞아 트렌드 정보 기관에서는 올해와 내년을 이끌 수많은 트렌드를 제시한다. 트렌드 정보가 흘러 넘치는 시대, <메종>이 주목한 트렌드는 뭘까. MZ 세대를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사회 전반의 키 트렌드를 미래예측 실행가 이순영 대표에게 들어본다.

2019년 11월 이후 어느덧 ‘With COVID’라는 슬로건과 함께 우리 주변의 많은 것이 변화했다. 2021년 CES에서 마이크로소프트 CEO 사피아 나데라는 2년간 변화할 것을 단지 두 달만에 이뤄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기간 동안 이커머스는 10년 동안 이뤄낼 것을 단지 8주 만에 성장시키는 폭발적인 이변을 보였다. 영국의 경제학자 크리스토퍼 프리먼은 경제 침체기에는 반드시 혁신이 가속화되는데, 결국 경기 회복이 시작되면 새로운 기술에 의한 변화의 물결이 온다고 주장하며 코로나19는 기술을 앞당기고 있는 기이한 현상을 보인다고 말한다. 그의 말대로라면 이제 우리는 ‘After COVID’를 맞이하게 된다. ‘After COVID는 사람들을 무기력하게 만들기보다 오히려 일하고, 쉬고, 쇼핑하는 방식을 바꿔놓을 것이며 지금의 팬데믹이 2021년 유엔 기후변화회의(COP26)와 같은 글로벌 위기의 중추적인 순간으로 기억될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모든 영역에서는 ‘투명성’과 ‘신뢰’를 무엇보다 중시하며 정부와 기업의 역량까지 투명성과 신뢰로 판단되는 시대가 된다.

대표적인 예로 라이프스타일과 환경을 토대로 세계적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클린 뷰티를 들 수 있다. 클린 뷰티는 2019년부터 부상하여 코로나19 기간 동안 약 2년 만에 6조원의 시장 규모로 빠르게 성장했으며 현재 북미와 중국을 중심으로 급성장해 2025년에는 12조의 시장 규모를 앞두고 있다. 클린 뷰티는 착한 기업, 착한 성분의 두 가지가 중심이 된 새로운 뷰티 웰니스를 부각시키며 글로벌 화장품 기업을 긴장시켰는데, 그 중심에는 바로 MZ 세대가 있다. 그들은 ‘퀄리티타임 Qualitytime’ 라이프스타일을 핵심 가치로 내세우는 브랜드에게 사회적, 환경적, 윤리적 라벨링을 요구하고 있다. 이번 칼럼에서는 기업미래예측전망 컨설팅 전문 기업 리소페 Lisophe가 공표하는 메가트렌드 인사이트 분석 자료를 근거로 인구통계학적 중위연령인 MZ세대를 중심으로 2022년과 2023년 산업 사회 문화 전반을 관통하는 주요 가치 변화와 이에 대응하는 대표적인 사례를 소개하는 3가지 키 트렌드를 소개하고자 한다.

 

Regenerative Life 회복되는 삶

르완다 화산국립공원에 위치한 ‘비사테 로지’.

 

지역 커뮤니티 중심, 순환적인 스토리텔링, 회복을 중시하는 지속 가능한 실현으로 변화하고 있는 호텔.

2022년과 2023년 라이프스타일 키워드는 바로 ‘Regeneration : 재건’이다. 지난해 라이프스타일 트렌드 키워드는 ‘친환경’, 지속가능처럼 총체적인 영역에 의미를 부여했다면, 2022년과 2023년을 전망하는 라이프스타일의 핵심 가치는 보다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접근 방식을 보여주는 요소로 해석된다. 결국 2022년과2023년을 예측하는 라이프스타일 키워드 ‘Regenaration’은 삶의 가치인 동시에 하우징 공간과 인테리어, 서비스의 중심 요소로 재건과 갱생을 위한 디자인과 관련된 혁신 소재의 중요성을 암시하게 될 전망이다.

리제너레이티브 트래블 Regenerative Travel이란, 현지인이 운영하는 숙소와 맛집을 이용하는 여행을 통해 지역경제 회복에 힘을 보태는 동시에 지속가능을 실현하는 것을 말한다. 여기서 리제너레이티브의 어원이 의미하듯 단지 리사이클(재생)이 아닌 ‘회복’이라는 의미를 갖는 ‘회복되는 재생’을 강조한다. 대표적인 사례로, 프리퍼드 호텔 그룹은 사람을 포함한 지구 환경과 문화를 보호하기 위한 문화유산 보호, 환경 관행 구현, 지역사회 복지 기여의 3가지 자산을 위한 브랜드 ‘Beyond Green’을 론칭했다. 이와 비슷한 세계 520개 이상의 최고 럭셔리 호텔을 하나의 플랫폼에 모아놓은 부티크 호텔 연합 SLH(Small Luxury Hotel of the World)에서도 ‘Actively Sustainable’을 통해 지속가능을 적극적으로 어필하고 실현하는 하이엔드 호텔을 선별해 소개하기 시작했다.

화려한 장식과 트렌디한 인테리어, 고가의 작품이 즐비한 고급 호텔이 아닌 이제는 지역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순환적인 스토리텔링을 부여하고 이를 통해 상생하며 회복을 중시하는 실질적인 지속가능을 실현하는 호텔로 변화하고 있다. 한때 여가 활동으로 간주되던 여행과 그곳에서 만나는 체인점과 같이 똑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호텔이 아닌, 이제는 미래 환경을 고려하고 이를 실천하는 선제적인 서비스와 디자인으로 거듭나는 호텔 사업이 전 세계적으로 확장되고 있다. 사람들은 여행을 통해 정신적, 육체적으로 나를 돌아보고 자아를 회복하고자 한다. 그곳에서 만나는 호텔은 단순히 여가 생활을 즐기는 엔터테인먼트에만 집중한 활동이 아니라 그 자체가 친환경적이고 윤리적이며 미래를 생각하는 리제너레이티브 라이프스타일의 한 부분으로 확장되고 있다.

 

 

마테리오 서울이 제안하는 2022년 친환경 익스테리어 키 머테리얼 :

1 자체 발광 친환경 시멘트

스스로 발광하는 친환경 시멘트로 만든 자전거길.

자체 발광 친환경 시멘트는 에너지를 적게 사용하여 자급자족할 수 있으며 광공해에서 벗어나 조용한 숲속에서 힐링을 가능하게 하는 혁신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네덜란드 스튜디오 로세하르데 Studio Roosegaarde가 구상한 반 고흐의 작품 ‘별이 빛나는 밤’에서 영감을 받아 스스로 발광하는 ‘자전거 길 Van Gogh Path’이다. 이미 2012년 미래지향적인 도로 스마트 하이웨이로 인상적인 대화형 도로를 제안하여 네덜란드 디자인 어워드에서 베스트 퓨처 컨셉트를 수상한 네덜란드 회사 헤이만스 인프라스트럭처 Heijmans Infrastructure가 시공을 맡았다. 이번 소재는 일명 ‘글로우 스톤’이라 불리는 Ambient Glow Technology AGTTM 특허소재이다. 글로우 스톤은 고성능 발광석과 자갈, 콘크리트, 아스팔트로 제조된다. 이는 낮 동안 자외선을 흡수하고 밤이 되어 발광하는 자력으로 빛나는 친환경 소재다. 시공 후에는 유지와 보수가 필요 없이 20년 이상 지속되어 보행자 전용 산책로, 자전거도로, 야외 계단, 수영장, 벤치, 조각품, 외부 지지벽 등에 사용되어 그 자체로도 힐링과 아름다움을 제공한다.

 

2 Wellness Life : 바이오액티브 루틴

리빙 코쿤이라는 이름의 관. 사후 신체의 퇴비화 과정에서 버섯균사체가 토양의 독성 물질을 제거해 건강한 토양으로 만들어준다.

After COVID 사회의 웰니스 라이프는 무엇보다 건강과 위생에 대한 관심과 염려가 증폭되며 온라인 헬스 커뮤니티가 발달하게 되는데, MZ 세대를 중심으로 특정 질병에 대해 조언하고 소통하는 블로그와 학술 자료 등을 공유하는 플랫폼 서비스가 중요해진다고 볼 수 있다. 미국의 건강보험회사 블루 크로스 블루 쉴드의 조사에 의하면 밀레니얼 세대의 3분의 1 이상이 삶의 질을 저하시키는 건강 상태에 있다고 발표한다. 이에 따라 최근 영국에서는 개인의 생리주기에 따라 정신적, 신체적 상태가 바뀌는 것에 맞춰 호르몬 주기를 활용할 수 있는 개별 맞춤 피트니스 ‘시클리컬 피트니스 Cyclical Fitness’가 주목받고 있다. 또한 운동 기록과 호르몬 주기의 자가 체크 앱 FitrWoman의 사용자가 최근 들어 50% 이상 증가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건강과 위생에 대한 이슈는 펄스널 케어로 이어지며 바이오액티브 물질과 성분, 소재의 중요성으로 거듭나고 있다.

친환경 관련 비영리단체인 체인징 마켓의 조사에 의하면 2030년까지 합성섬유는 모든 직물에 75% 이상 사용된다고 보도한다. 그만큼 소비가 큰 합성섬유 사용은 피트니스 운동복 시장에 혁신을 가져오고 있다. 바로 지속가능하고 독성이 없는 대안에 초점을 두는 합성 소재를 개발하는 기업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웃도어 브랜드 파타고니아는 최근 피마자, 해초, 유칼립투스 성분으로 만든 레깅스와 티셔츠를 선보여 주목받고 있으며 룰루레몬은 생명공학 기업인 란자테크와 협력하여 재활용 탄소로 만든 친환경 원사와 직물을 개발중이며 버섯 가죽 소재, 마일로로 제작한 요가 매트와 가방을 선보이고 있다. 이처럼 살아 있는 생물을 활용해 소재와 물질, 성분을 만들어내는 것은 화장품, 패션, 가구, 자동차 심지어 건축까지 지속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예를 들어, 일명 버섯 소재로 알려져 있는 버섯균사체는 생소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혁신 소재는 아니라는 것이 흥미롭다. 그러나 버섯균사체 소재는 실질적으로 가공 단계에서 버섯을 끝까지 자라게 하는 균사체 보존이 어렵다는 문제로 인해 그동안 산업 소재로 활용되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해외 뷰티 브랜드가 버섯균사체 포장재에 성공하자 곧 건축 재료로까지 활용될 것이다.

 

차가 버섯으로 만든 보드.

 

달과 화성에 만들 미래 주택을 위한 버섯균 사체 블록.

버섯균사체 소재 자체가 방수와 내화성이 있기 때문에 건축 자재로 사용할 경우 많은 장점이 있다. 그 밖에도 버섯 균사체로 제작한 리빙 코쿤 이라는 이름의 관을 들수 있다. 사후 시신이 부패되어 퇴비화되는 과정에서 버섯균사체가 개입하여 그 주변 토양의 독성 물질을 제거하여 새로운 식물이 잘 자랄 수 있는 건강한 토양으로 만들어준다. 이처럼 버섯균사체는 일정 온도와 습도만 맞춰주면 버섯균사체가 스스로 리빙 코쿤 관의 형상으로 자라는데 이때 걸리는 시간은 단지 일주일이다. 그러나 버섯균사체 안에서 시신이 분해되는 시간은 약 2~3년이 걸린다(기존의 관이 땅속에서 분해되는 시간은 10년 이상이다). 그 밖에도 밀레니얼 세대를 위한 럭셔리 브랜드라고 불리는 헤켈스 Haeckels는 생분해성 제로-웨이스트 포장을 출시하여2019년과 2020년에 F&B와 뷰티 업계에 혁신적인 이슈를 불러일으켰다. 헤켈스는 버섯균사체를 이용해 제품 포장을 만들었으며 제품 성분에서도 일명 ‘바다가 주는 건강법’이라 불리는 탈라소테라피 Thalassotherapy 치료법을 이용해 해초 추출물이 제공하는 천연 항산화 물질을 공급한다. 그뿐만 아니라 버섯균사체 소재는 미국항공우주국 NASA에서도 달과 화성에 제작할 미래 주택을 위한 소재로 보고, 이를 위해 프로토타입의 기술을 개발 중이다. 버섯균사체를 블록으로 만들어 집을 지으면 에너지 절약에 큰 이점을 준다. 물론 달이나 화성에서 사용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기술적인 부분이 남아 있지만 화성까지 무거운 재료를 운반하는 것보다 더 경제적이고 실용적일 수 있다는 것에 가장 큰 이점이 있다는 것을 강조한다.

 

룰루레몬에서 출시한 버섯 소재 요가 매트.

 

 

Luxury Life : 안티마케팅, 슬로 마케팅

로에베에서 발간한 아날로그 신문.

2021년 10월 31일부터 11월 13일까지 열린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COP26에 귀를 귀울이는 럭셔리 브랜드는 의식적이고 순환적이며 절제된 소비에 앞장선다. 럭셔리 산업의 핵심 가치는 바로 치유와 웰빙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홈바디(집에 있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고객을 위해 최고의 브랜드 가치를 만들고자 한다.

2022년 럭셔리 브랜드 마케팅은 사회적으로 지탄을 받을 수 있는 소셜미디어 이슈를 최대한 피하고, 오히려 새로운 역할을 통해 윤리와 순환, 의식적 소비를 어필할 수 있는 브랜드 가치 상승에 전력을 다할 전망이다. 이를 위해 소셜미디어 마케팅에 있어 슬로 라이프를 핵심 전략으로 모색하고 소셜미디어에 순응하는 패션 위크 마케팅을 거부한다. 예를 들어, 브랜드 로에베는 소셜미디어 마케팅 대신 아날로그 신문을 제작해 그들의 뉴 컬렉션 소식을 고객 한사람 한사람에게 전하고 있으며, 보테가 베네타는 그들의 자체 웹사이트를 통해서만 글로벌 테이스트 메이커가 등장하는 분기별 라이프스타일 기사를 게재한다. 보테가 베네타는 ‘Log out of Social Media’를 표명하며 하루 아침에 소셜 인플루언서를 충격에 빠트리고 말았다. 그러나 이러한 것이 힐링과 웰빙을 중심으로 다시 태어나는 럭셔리 브랜드의 안티마케팅을 마케팅하는 슬로 마케팅인 것이다.

 

예술가 파트리시아 도리아의 그래픽으로 작업한 보테가베네타 매거진의 커버.

 

예술가 파트리시아 도리아의 그래픽으로 작업한 보테가 베네타 매거진의 커버.

럭셔리 브랜드 에르메스는 6대째 가족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브랜드로 마케팅 부서가 없이 60억달러(한화 약 7조) 규모의 사업을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단, 마케팅은 없지만 커뮤니케이션 팀이 매 시즌마다 에르메스 캠페인을 구상하고 있다. 에르메스의 안티마케팅은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그들만의 소통 방식으로 새로운 고객을 맞이하고자 하는 타임리스 접근 방식을 보여준다. 2022년과 2023년은 럭셔리 브랜드에서 지금까지 해온 방식과 다르게 지속가능한 브랜드 가치를 위해 슬로 마케팅을 확장할 전망이다. 그도 그럴것이 MZ세대와 알파세대에게 있어 럭셔리 브랜드란 바로 ‘신뢰할 수 있는 Creadibility’ 대상이자 가치이기 때문이다. 최근 미디어 기획사 제니스 미디어의 조사에 따르면 여전히 소셜미디어 광고가 2024년까지 TV 광고를 앞지를 전망이지만 소셜미디어에서 통용되는 ‘좋아요’, ‘댓글’, ‘조회수’, ‘공유’는 더 이상 성공을 따지는 중요한 지표가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대신 브랜드는 소셜미디어에서 수집된 데이터를 통해 고객의 구매가 무엇인지 그에 따라 마케팅 하려는 대상이 무엇인지 더 잘 이해 할 수있게 될 뿐이다.

 

이순영 대표는 2004년부터 현재까지 기업의 미래 먹거리를 제안하는 컨설팅과 기업 내부 전문가들의 미래 통찰력을 위해 심층적인 예측 분적 자료를 공급하고 교육하는 LISOPHE&CO INTERNATIONAL 설립자이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미래예측 실행가 Foresight Practitioner로 인정받는 최고 전문가이다. 국내 대부분의 대기업들이 이순영 대표의 미래 통찰력에 대한 교육을 받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페클레 프랑스파리 PeclersParis 한국공식 지사장을 약 18년간 역임했으며, 현재는 세계적인 혁신 소재 라이브러리 마테리오 MatériO 한국 대표로 활동 중이다.

CREDIT

writer

이순영

자료제공

LISOPHE&CO INTERNATIONAL, 마테리오 서울

TAG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