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공예의 힘

서울 공예박물관에서 발휘된 한국 공예의 힘, 2022 로에베 재단 공예상

서울 공예박물관에서 발휘된 한국 공예의 힘, 2022 로에베 재단 공예상

전 세계 공예가들이 모인 ‘2022 로에베 재단 공예상’이 서울 공예박물관에서 개최되는 동시에 올해 최종 우승자로 정다혜 작가가 선정됐다.

사진 제공 : 로에베

전 세계 공예가들이 모인 ‘2022 로에베 재단 공예상’이 서울 공예박물관에서 개최되는 동시에 올해 최종 우승자로 정다혜 작가가 선정됐다. 작품 ‘A Time of Sincerity’는 500년의 오랜 역사를 지닌 한국 모자 공예 기술과 말총을 접목시켜 로에베 재단 공예상의 가장 중요한 목표인 전통을 되살리는 부분에서 높은 인정을 받았다. 시간과 전통을 엮어내는 공예의 가치와 손끝에서 탄생하는 기술, 소재의 혁신 등 한국 공예의 정점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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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에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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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빙 정물화

한 폭의 정물화같은 리빙 아이템 리스트

한 폭의 정물화같은 리빙 아이템 리스트

17세기 바니타스 정물화의 철학이 담긴 아이템.

떨어뜨려도 잘 깨지지 않는 아크릴 소재로 만든 돌체 비타 와인잔은 마리오 루카 지스티가 디자인했다. 런빠뉴에서 판매. 가격 문의.

스위스 메커니컬 무브먼트를 장착한 포켓 워치 사보네트 매케니컬은 빈티지한 다이얼과 화려한 금빛 외관이 중후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티쏘에서 판매. 1백12만원.

간결한 형태의 의례 도구를 모티프로 제작한 네오 바젤은 모던한 형태에 이탈리아산 대리석을 사용했다. 황동으로 만든 용기에 과일이나 액세서리를 보관할 수 있다. 애퍼래터스 제품으로 에이치픽스에서 판매. 3백58만원.

 

트랜스미션 캔들홀더는 산업 기기의 기계 부품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었다. 거친 아름다움을 표현하기 위해 금속 칠을 덧입혔다. 셀레티 제품으로 라이프앤스타일에서 판매. 17만원.

 

고전적인 감성이 느껴지는 샌드 타이머는 모래시계 본연의 용도로 사용할 뿐만 아니라 다양한 크기와 색상을 매칭해 오브제로 활용할 수도 있다. 헤이 제품으로 이노메싸에서 판매. 2만8천원.

 

황금색이 강렬한 해골 오브제 분더캄머 알루미늄 스컬 헤드는 디젤과 셀레티가 협업한 코스믹 다이너 컬렉션 제품이다. 라이프앤스타일에서 판매. 33만원.

 

기타리스트 케니 버렐의 앨범 ‘Moon and Sand’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한 라운드 베이스는 부드러운 선으로 사막의 달과 모래를 연상시킨다. 엔알 세라믹의 이누리 작가의 제품으로 에이치픽스에서 판매. 6만원.

 

볼에 큼직한 돌기가 있는 마드모아젤 스템드 글라스는 독특한 디자인으로 소장 가치가 높다. 숙련된 프랑스 장인들이 직접 만든다. 캐론 제품으로 더콘란샵에서 판매. 4만9천원.

 

마르셀 반더스가 디자인한 카펫 에덴 퀸은 17세기 네덜란드 거장들에게서 영감을 받아 만들었다. 검은 배경에 만개한 꽃은 유한한 아름다움을 상징한다. 모오이에서 판매. 가격 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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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시스턴트 에디터

강성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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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한 가능성

아픔을 예술로 꽃 피운 장-미셸 오토니엘

아픔을 예술로 꽃 피운 장-미셸 오토니엘

 

투명한 유리구슬에 상실과 부재의 고통을 담아 알알이 꿰어 예술로 꽃피운 장-미셸 오토니엘은 예술의 무한한 가능성을 시사한다.

 

‘황금 목걸이’는 오토니엘을 대표하는 이미지로, 세계 곳곳의 정원에서 발견할 수 있다.

 

내면의 깊은 슬픔을 치유하고 마음을 수련하는 일, 쳇바퀴 돌듯 반복되는 일상에 작은 창을 열어 환기하는 일, 과거와 현재를 잇고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는 이 모든 것을 충실하게 수행하는 것이 바로 예술이다. 예술의 역할에 대해 의심해본 적 있다면 장-미셸 오토니엘의 족적을 살펴보고 그 행보를 따라가보자. 작가가 예술적 귀감을 얻고 작품의 영감을 받는 곳은 자연이다. 그는 자연이 전하는 경이와 원초적 아름다움이 현실을 둘러싼 실재와 관념에 또 다른 시선을 열어주는 촉매 역할을 한다고 믿고 있다. 어찌 보면 형형색색의 공학 재료인 유리를 사용하는 작업으로 유명한 오토니엘과 대립되어 보이지만, 그는 늘 자연에 뿌리를 내리고 작업을 확장해왔다. 그러던 중 작가의 예술관에 큰 영향을 끼친 사건이 발생한다. 양립할 수 없는 사랑과 성직 사이에서 방황하던 동성의 애인이 달리는 기차에 뛰어들어 자살한것. 이를 계기로 작가의 작업은 변곡점을 맞이한다. 그 당시 헤어나올 수 없는 절망에 허덕이다 간신히 찾은 소재가 바로 유리다. 아름다움 속 공포심, 견고함 이면의 연약함 등 이중적인 성질이 자신과 닮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루브르의 장미’는 백금박을 칠한 캔버스에 검정 잉크로 그린 작품이다.

 

2016년 국제갤러리에서 선보인 <검은 연꽃 Black Lotus>전은 상실과 부재의 슬픔을 치유하고, 자신을 위로하는 유리구슬 작업의 연장이었다. 길고 깊었던 아픔을 꽃피워 예술로 승화시킨 것이다. 실제로 오토니엘의 유리 작품을 가까이서 살펴보면, 그 색과 반짝임이 눈부시게 아름다우면서도 어딘가 아린 듯한 양가적인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흙탕물 속에서 꽃피운 연꽃과 같은 처연함이랄까.

 

작품 ‘아고라’에 앉아 있는 장-미셸 오토니엘.

 

이후 오토니엘의 꽃은 2019년 루브르에서 만개했다. 루브르 박물관은 유리 피라미드 건축 30주년을 기념해 가장 동시대적 예술가인 오토니엘을 초청한다. 그는 2년여 동안 약 5000점의 박물관 소장품을 자세히 분석했으며, 17세기 화가 페테르 파울 루벤스가 그린 ‘마리 드 메디치와 앙리 4세의 대리 결혼식’작품에 주목했다. 오토니엘은 두 남녀의 발치에 떨어진 장미 한 송이를보고 큰 영감을 받아 ‘루브르의 장미 La Rose du Louvre’를 제작했으며, 6점의 회화 작품은 루브르 내 퓌제 안뜰 La Cour Puget에 전시되어 장 밥티스트 테오동의 조각상과 절묘한 조화를 이뤘다. 이 전시는 프랑스 역사와 예술의 광영을 현대적으로 재현했다는 평을 받으며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다.

 

‘푸른 강’ 작품의 부분 

 

사실 현대미술에 보수적인 루브르가 이러한 기획을 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라고 한다. 심지어 전시 기간을 무기한 연장했으며, 오토니엘의 회화 연작을 영구 소장하기로 결정한 것. 지난했던 긴 여정을 지나 프랑스의 대표적인 현대미술가가 되어 루브르에게 인정받는 순간이었다. 오토니엘은 고통 속에서 예술을 딛고 일어나 그 무한한 가능성을 증명한 살아 있는 증거 그 자체다. 꽃을 통해 자연의 경이로움을 발견하고, 예술의 비전을 공유하며 생각과 마음을 환기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작가가 지향하는 예술의 목적이기도 하다. 그가 꿈꾸는 환상의 세계가 궁금하다면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과 덕수궁 정원에서 펼쳐지는 <장-미셸 오토니엘: 정원과 정원> 전시를 방문해보시길. 정원이 선사하는 서정적인 경험을 해볼 수 있을 것이다. 전시는 6월 16일부터 8월 7일까지.

 

‘RSI 매듭(2019)’

 

‘황금 연꽃(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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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시스턴트 에디터

강성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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