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섦과 환대

김윤환 작가의 유기적이고 예술적인 아트 퍼니처

김윤환 작가의 유기적이고 예술적인 아트 퍼니처

 

김윤환 작가는 해삼으로부터 영감을 받아 유기적인 곡선을 모티프로 한 소품부터 기능을 담은 아트 퍼니처까지 작품의 영역을 확장해 나간다. 그의 작품은 낯섦과 익숙함 사이에서 오는 특별한 힘을 지녔다.

 

터치 센서가 달려 있는 스탠드 조명.

 

얼핏 보면 사람의 골반뼈를 닮아 있기도 하고, 사람의 흉상을 단순화한 형태로 보이기도 한다. 보는 이의 시각에 따라 다르게 해석되며 낯선 궁금증을 전하는 이 작품은 김윤환 작가의 손으로 완성되었다. 아트 바젤, 디자인 마이애미, 벨기에 컬렉티블 페어, PAD 런던 등 다수의 해외 전시 경력을 쌓으며 뉴욕의 토드 메릴 스튜디오 Todd Merrill Studio에서 전속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그의 주 무대는 해외다. “2017년에 유럽으로 약 3달간 배낭여행을 다녀왔어요. 그때 봤던 가우디 성당과 카사 밀라, 카사 바트요가 뇌리에 오래도록 남았고, 작가로서의 명성을 키우려면 남들과 다른 차별성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한국으로 돌아와 제 안에 내재되어 있는 정체성을 찬찬히 풀어가기 시작했죠”라며 여행이 작품의 방향을 잡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고 설명했다.

 

해외를 주 무대로 작품을 선보이는 김윤환 작가.

 

그는 무의식에 자리하는 틀을 깨기 위해 해외 작가의 작업들을 살펴봤고, 르 코르뷔지에가 게 껍데기에서 영감을 받아 롱샴 성당의 지붕을 설계했다는 아이디어에서 착안해 유기적인 형태의 생물을 연구했다. 스케치 구상만 1년이 걸렸다며 지금의 작업 스타일에 대해 이야기했다. “우연찮게 발견한 해삼을 통해 실질적 모티프를 얻었어요. 해삼은 어떻게 주무르냐에 따라 모습이 변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본래의 상태로 되돌아와요. 또 여러 번 잘라내도 다시 살아나는 복원력을 가졌죠. 이 점이 사람의 감정과도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누군가를 만나고 어떠한 사건에 의해서 느끼는 사람의 다양한 감정을 해삼의 형태에서 영감을 받아 작품에 표현했어요.” 혹자는 바닥에 퍼진 무수한 물방울 같다고도 하고, 누군가는 조명을 비췄을 때 나무나 숲 사이에 비치는 햇빛의 그림자가 떠오른다고도 한다. 이처럼 그의 작품은 관람객이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다양하게 해석되는 재미가 있다.

 

지난 12월 덴스크에서 열린 김윤환 작가의 개인전 .

 

메이플나무로 제작한 행잉 캐비닛.

 

그는 선반에 올려두기 좋은 트레이부터 스툴, 벤치, 캐비닛, 대형 스크린까지 오브제로 시작해 기능을 담은 아트 퍼니처로 점차 스케일을 넓혀나갔다. 또 주로 사용하는 애쉬와 월넛, 체리, 메이플나무 등에 그치지 않고 새로운 재료와 기법, 마감 등을 끊임없이 도전하고 연구한다. 최근에는 매끈한 블랙 마감을 한 캐비닛 내부에 골드 미러를 조합해 성질이 다른 두 재료 간의 관계를 표현했으며, 전면에 센서를 단 금속 터치 스탠드 조명을 선보였다. 독특한 조형성에서 오는 차별화된 외관만큼이나 그 과정과 노고 또한 남다르다. 작품이 완성되기까지 기본 3~4개월이 소요되기에 그의 작업에서 장인 정신은 가장 중요한 동력이며 노동의 대가는 언제나 옳다고 말했다

 

오브제로도 손색없는 나무 트레이.

 

벽 조명과 파티션.

 

나무의 결을 그대로 살려 제작한 알루미늄 스툴.

 

. “절대적인 노동의 가치를 무시할 수 없다고 윌리엄 모리스가 말했어요. 그의 말에 긍정적으로 동의해요. 조각과 공예, 그러한 경계선에 치중하기보다 아트 퍼니처로써의 실용적 가치와 노동의 가치를 최우선으로 두고 작업하고 있어요.” 김윤환 작가는 자신의 작품이 국내 시장에 다가가려면 아직은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할 것 같다고 말한다. 하지만 보다 넓은 시각을 갖고 예술을 바라보는 해외에서 이미 인정받았다는 사실과 그의 색다른 시도와 낯섦이 주는 신선한 재미만으로도 충분하다.

 

완성 작품을 위한 스케치 작업.

 

SPECIAL GIFT

김윤환 작가에게 증정한 끌레드뽀 보떼의 더 세럼은 피부 본연의 힘을 일깨워 생기 있고 매끄러운 피부를 완성시켜준다. 또한 피부에 고르게 퍼지고 빠르게 흡수되어 24시간 보습 효과를 유지하고 피부의 길을 열어 다음 단계 제품의 흡수를 높여준다. 50ml, 30만원.

CREDIT

에디터

포토그래퍼

이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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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나라의 검은 토끼

검은 토끼해를 위한 실내 인테리어 포인트

검은 토끼해를 위한 실내 인테리어 포인트

 

계묘년, 토끼가 초대하는 원더랜드 속으로.

 

고무장갑 손가락 끝에 전구가 맺힌 듯 위트 있는 조명 루지는 잉고마우러 제품. 가격 문의.

 

시공간이 분리된 미지의 세계에서 시간을 나타내는 듯 동화적인 시로코 벽시계는 타일 여러 개가 기하학적 조형미를 연출한다. 알레시코리아에서 판매. 48만6천원.

 

토끼 등에 귀를 잡고 앉거나, 귀에 등을 기대고 앉을 수 있는 래빗 체어는 의자로 활용하거나 오브제로 사용해도 좋다. 퀴부 제품. 35만원.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 기울어진 9.5도 의자는 불안하고 위태로워 보이지만 실제로 앉으면 편안한 착석감을 자랑한다. 프라마 제품으로 에잇컬러스에서 판매. 1백53만원.

 

토끼가 커다란 모자를 쓰고 있는 듯한 래빗 램프는 조명을 켜면 사랑스러운 토끼가 따듯한 빛을 받으며 극적으로 등장한다. 모오이 제품. 가격 문의.

 

토끼 귀가 쫑긋 솟은 듯한 하트 콘 체어는 편안하면서도 독특한 디자인으로 공간에 포인트를 더한다. 비트라 제품으로 루밍에서 판매. 5백25만원.

특유의 은은한 광택이 고급스러운 Co9 XS 벨벳은 부드럽고 포근해 껴안거나 다리를 베개 삼아 누울 수 있다. 팻보이 제품. 가격 문의.

 

 

뉴턴의 머리 위에 사과가 떨어진 일화를 장난스럽게 표현한 뉴턴 플로어 램프는 네모 제품으로 르위켄에서 판매. 3백50만원.

 

오롯이 독서만을 위한 라운지 체어 부키니스트는 책을 보관할 수 있는 수납공간과 팔걸이에 독서 등이 달려 있고, 바퀴가 있어 이동이 용이하다. 무어만 제품으로 인엔에서 판매. 7백90만원.

 

FU인더스트리 컬렉션 오발 테이블은 톱니바퀴, 프레즐, 잠자리 등 다채로운 도형이 기하학적인 아름다움을 연출한다. 셀레티 제품으로 라이프앤스타일에서 판매. 4백50만원.

 

소용돌이치듯 역동적이면서도 우아한 트리니티 시트러스 바스켓은 다양한 과일을 담기 제격이다. 알레시코리아에서 판매. 20만3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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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시스턴트 에디터

강성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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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g Game, Big Light

아고와 빅게임이 함께 풀어내는 조명 디자인

아고와 빅게임이 함께 풀어내는 조명 디자인

 

국내 조명 브랜드 아고와 협업한 스위스 디자인 스튜디오 빅게임이 서울을 찾았다. 을지로에 위치한 아고 쇼룸에서 이들을 만났다.

 

 

” 아고 Ago는 막 시작한 신생 브랜드다. 어떻게 진행하게 됐나? “

그레고아르 장모노드 Gregoire Jeanmonod 우리는 새로운 브랜드와의 협업을 늘 원했다.
아고는 신생 브랜드이지만 열정적이었고 에너지가 느껴졌다. 또 서로 생각하는 것에 있어 공통점이 있기에 협업이 자연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어거스틴 스콧 드 마틴빌 Augustin Scott de Martinville 아고의 조명에 대한 지식과 노하우를 믿을 수 있었던 것도 크다. 또 브랜드와 협업할 때 브랜드에 대해 미리 생각하지 않고 시작하는 경우도 많다. 예를 들어 무스타슈에서 선보였던 볼드 체어는 브랜드가 론칭하기 전에 이미 그렸던 드로잉에서 발전시킨 디자인이다.

 

” 빅게임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

유화성(아고 디렉터) 제품을 만들기 위해 협업하고 싶은 디자인 후보들이 있었다. 좋은 인성을 지닌 사람이 좋은 디자인을 만든다고 믿는다.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건 빅게임은 좋은 사람들이고 디자인이 그것을 보여준다.

” 조명 디자인만의 매력이 있다면? “

어거스틴 조명은 아름다운 형태를 만들어낼 수 있으면서 기능적인 제품이라는 것에서 매력을 느낀다. 오브제 같지만 전원을 통해 불을 켜거나 끌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마법처럼 느껴진다.

 

” 아고에서 선보인 조명 셔틀 Shuttle과 프로베 Probe는 어디에서 시작됐나? “

그레고아르 우리는 보통 기하학적인 선을 많이 사용하는데 보통 어린아이들이 빛을 표현할 때 주로 그리는 형태를 생각했다. 어떻게 보면 빛을 그리는 가장 자연스럽고 순수한 접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셔틀과 프로베 모두 디퓨저에서 빛을 느낄 수 있는 형태이며, 그 모습이 아주 단순하다.

 

” 아고 쇼룸이 위치한 을지로는 흥미로운 지역이지만 카피 디자인이 많은 곳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

어거스틴 우리가 처음 선보였던 헌팅트로피 제품은 카피가 정말 쉽다. 누구나 그대로 스캔해서 만들 수 있을 정도다. 디자인에 대해 많은 것을 공부한 세대가 기성세대가 되면 카피 문제도 조금씩 나아지지 않을까. 디자이너나 생산자 역시 뭔가를 카피하는 것보다는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이 더 재미있고 가치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고.

그레고아르 카피 디자인은 언제나 존재했다. 코코 샤넬에게 같은 질문을 했을 때 “내 아이디어를 가져가세요. 난 다른 것이 많이 있으니까”라는 대답을 했다고 하는데 정말 멋지다고 생각했다.

유화성 오리지널 제품을 구입하는 사람은 절대 카피 제품을 구입하지 않고, 카피 제품을 구입하는 사람은 오리지널 제품을 구입하지 않는다. 즉 아예 별개의 고객층이고 시장이기 때문에 신경 쓰지 않으려고 한다.

 

 

” 여행 중인 엘릭 프티는 이 자리에 함께하지 못했지만 과거 인터뷰 중에서 세 명의 의견이 일치해야 일을 진행한다는 데서 놀랐다. 그게 가능한가? “

어거스틴 우리는 보통 큰 테이블에 둘러앉아서 함께 일한다. 그리고 ‘누구의 디자인’이란 것도 없다. 세 명이 의견을 교류하고 일치를 이끌어내는데 디자인에서 합의가 이뤄져도 생산되기까지 무수히 많은 변수를 만나게 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많은 선택지 중에서 중요한 것을 잘 채택하는 일이다.

” 지속가능성이 여전히 화두다. 환경보호에 대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

그레고아르 이제 스위스에서는 분리수거의 분류가 매우 세밀해졌다. 플라스틱, 종이, 유리뿐만 아니라 점점 분리해야 할 카테고리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웃음). 개인적으로는 자동차 대신 자전거를 많이 타고 있다. 날씨에 상관없이 자전거를 타는 일은 짜릿하다.

CREDIT

에디터

포토그래퍼

이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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