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혼의 엄마를 위해 딸이 직접 오래된 아파트를 고쳤다. 다채로운 색을 사용해 집 안에 활기를 더하니 보기만 해도 마음이 젊어지는 공간으로 완성되었다.

거실
“집 모양의 파티션이 이 집의 포인트예요. 거실과 주방이 이어진 듯하면서도 분할해주죠. 거실을 서재처럼 활용하기 위해서 소파 위에 길게 책장을 두었고요. 책장 뒤에 간접 등이 있어서 분위기가 너무 좋아요.”
미용 봉사를 다니는 60대 주부 이명자 씨는 165㎡의 넓은 집에 살다가 슬하의 세 딸을 두 출가시킨 후 얼마 전에 62㎡의 작은 아파트로 이사를 왔다. 인천 부평구에 있는 오래된 복도식 아파트라 수리를 해야 했는데 인테리어 일을 하는 막내딸 권현옥 씨가 직접 디자인과 시공을 도맡았다. 이미 서로를 너무 잘 알고 있는지라 특별히 요구한 것은 없었고 고전적이고 아늑한 분위기를 부탁했다. 권 씨는 거실과 부엌 사이에 있는 중문을 없애고 대신 집 모양의 벽을 설치해 거실이 확장된 효과를 주었고, 곳곳에 따뜻한 느낌의 동경을 덧대어 은은하게 반사되면서 공간이 넓어 보이게끔 했다. 침실과 드레스룸, 화장실, 현관문을 각각 레드 브라운, 카키, 회색, 초록색으로 칠했는데 모두 회색이 섞인 색으로 선택해 차분하면서도 율동적인 인상을 준다. 방을 둘러싸고 있는 문에는 전부 창을 내어 답답함을 없앴다.

“거실의 또 다른 특징은 한쪽 벽은 푸른색으로, 다른 벽은 화사한 노란색으로 칠했다는 거예요. 보통 작은 집의 벽은 흰색이나 베이지 톤으로 칠하는 편인데 엄마가 더욱 젊게 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색깔을 과감히 썼죠. 바닥에 놓은 액자는 거실 벽과 색감을 맞춰 골랐습니다.”

주방
“싱크대 위쪽은 보통 타일로 많이 시공하는데 타일 대신 동경을 넣었어요. 맞은편 벽 역시 같은 마감재를 써서 양 옆으로 넓어 보이는 효과가 있죠. 작은 집이지만 식구들이 놀러 와서 같이 식사를 할 수 있도록 4인용 식탁을 놓았습니다.”

침실
“식구들이나 친구들이 놀러 오면 편히 있다 갈 수 있도록 침대를 두 개 두었어요. 지금은 곧 결혼할 둘째 언니와 함께 지내고 있죠. 안방에 있는 베란다는 식물을 좋아하는 어머니를 위해 확장하지 않았어요.”

“맞은편에는 침대와 비슷한 색감의 원목 책상을 두었어요. 벽에는 일러스트가 돋보이는 달력을 걸었고 옆에는 바이올린 모양의 수납장을 놓아서 클래식한 분위기를 냈어요. 처음에 침실에 창문을 낸다고 하니 어머니가 걱정을 했는데 해놓고 나니 문을 닫아도 답답하지 않다며 좋아하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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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최고은 | 포토그래퍼 신국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