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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짧아졌다. 계절의 변화와 함께 은은한 조도를 더해줄 조명 10가지를 소개한다.

다비데 그로피 Davide Groppi, 우마시 Umasi
종이를 입힌 갓이 케이블을 따라 천장과 바닥 사이를 오르내린다. 높이 올리면 펜던트, 끝까지 내리면 플로어 램프가 되는 조명. 밀라노 디자인 위크 2026에서 공개됐다.

송민재, 부채
송민재 작가가 서울 종로 갤러리 모순 개인전 〈Breathing Light〉에서 처음 선보인 한지 부채 조명. 물에 반응해 스스로 굳는 고분자 폴리비닐 알코올(PVA)의 막과 전통 한지를 겹겹이 쌓아, 소재가 형태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대로 담았다. 불을 켜면 층층이 빛을 머금으며 안과 밖의 경계가 흐려진다.

크리스토퍼 머천트 Christopher Merchant × 가와비 Kawabi, 야마 펜던트
브루클린의 세라믹 디자이너 크리스토퍼 머천트와 조명 스튜디오 가와비가 이웃한 작업실 사이에서 스케치와 프로토타입을 편지처럼 주고받으며 완성한 컬렉션. 손으로 빚은 흙빛 세라믹과 일본 코조 종이로 만든 풍성한 갓이 짝을 이룬다.

마티외 두세 Matthieu Doucet × 쾨게 KØGE, 복싱 링 램프 081
권투 링의 로프에서 착안해 스테인리스 스틸 프레임에 실리콘 줄을 감은 테이블 램프. 줄 안쪽의 종이가 빛을 부드럽게 걸러내고, 손으로 누르면 줄이 튕기듯 제자리로 돌아온다. 브뤼셀의 건축가 마티외 두세가 이끄는 레이블 앵프레시 Imprécis 와 벨기에 브랜드 쾨게 디자인의 첫 협업작.

놈 아키텍츠 Norm Architects × 카리모쿠 케이스 스터디 Karimoku Case Study, N-PL01 펜던트
스웨덴 해안의 ‘아키펠라고 하우스(Archipelago House)’가 지닌 높은 삼각 지붕을 닮은 펜던트. 갓 아래를 감싼 와시 한 장이 광원을 가려 따뜻한 간접광을 아래와 옆으로 퍼뜨린다. 와시는 자석으로 고정해 전구를 갈 때 쉽게 떼어낼 수 있다. 종이 끈으로 만든 코드는 근처 어항의 밧줄을 떠올리게 하며 바닷가의 정취를 더한다.

뉴 라이트 포터리 New Light Pottery, 팔PAL
장인이 손으로 만든 둥근 와시 등을 굵은 오크 다리 세 개가 받치는 플로어 라이트. 존재감 있는 크기지만 어딘가 귀여운 형태가 공간에 조형적인 리듬을 더한다. 뉴 라이트 포터리는 건축을 공부한 조명 디자이너 나가토미 히로유키와 나라 치주가 2015년 일본 나라에서 시작한 스튜디오로, 지역 장인과 손으로 만드는 조명을 고집한다.

야마기와 YAMAGIWA, 라이 RAI
막 피어나는 꽃봉오리에서 형태를 따온 펜던트. 일본에서 손꼽히는 전통 종이인 미노 와시로 갓을 만들었고, 기후현 장인이 하나하나 손으로 완성한다. 반투명한 종이가 빛을 걸러 공간 전체에 은은하게 퍼뜨린다. 1923년 설립된 일본 조명 브랜드 야마기와는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의 ‘탈리에센’ 램프를 정식 라이선스로 생산하는 곳이기도 하다. 라지, 미디엄, 스몰 세 가지 크기.

르 클린트 Le Klint, 클린트 375 테이블 램프 Klint 375 Table Lamp
덴마크 건축가 에스벤 클린트가 1942년 디자인한 펜던트 ‘모델 107’의 주름 갓을 오크 받침 위에 올린 테이블 램프. 손으로 접은 종이 갓이 빛을 부드럽게 걸러 은은한 확산광을 만들고, 황동 디테일이 단정함을 더한다. 1943년부터 손으로 접은 주름 갓을 만들어온 르클린트가 2018년 창립 75주년을 기념해 선보였다. XS, S, M 세 가지 크기.

펌리빙 Ferm Living, 쿠르비스 Kurbis
독일어로 ‘호박’을 뜻하는 이름처럼 둥글게 부푼 와시 갓이 특징인 조명. 일본 전통 종이인 와시가 빛을 부드럽게 퍼뜨려 공간 전체에 은은한 확산광을 만든다. 플로어 램프는 검은 분체도장 금속 베이스가 종이 갓의 가벼움과 대비를 이룬다.

시와 SIWA, 시와 A4 라이트 SIWA A4 Light
책상 위 A4 용지 500장 한 묶음을 그대로 조명으로 옮겼다. 와시를 바탕으로 한 질긴 소재 ‘나오론’으로 만들어 전용 종이봉투에 담아 들고 다닐 수 있다. “종이로 감싼 빛의 매력은 종이 자체가 요소가 된다는 점”이라는 후카사와 나오토의 말처럼, 종이 묶음이 그대로 빛의 덩어리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