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과 여름 나기

반려견과 여름 나기

반려견과 여름 나기

수의사와 훈련사에게 전해 듣는 반려견과 건강하게 여름을 보낼 수 있는 기초 상식을 소개한다.

과천에 위치한 애견 놀이터 발라당팍에서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는 토이푸들 단추와 믹스견 금손이.


반려견과 건강하게 보내는 여름

여름철 적당한 목욕 주기는? 무더운 여름에는 일주일이나 열흘에 한 번 정도 목욕을 시키는 것이 적당하다. 너무 자주 목욕을 시키면 피부 면역력이 약해져 병원체에 쉽게 감염되고 피부가 빨갛게 붓거나 염증이 생길 수도 있다. 

여름철 자유 급식 시 주의할 점이 있다면? 건식 사료도 음식물이기 때문에 여름철에는 습하거나 뜨거운 곳에 사료 그릇을 두지 않아야 한다. 특히 습식 사료는 개봉해서 바로 먹을 수 있는 양만 급여하고, 먹다가 남긴 사료는 버리는 것이 좋다. 여름철에는 대용량보다는 적은 용량의 사료를 구입해서 남은 사료가 산패하지 않도록 관리한다. 수분 함량이 높거나 오메가3처럼 불포화지방산이 함유된 것도 일반 사료보다 쉽게 부패하니 주의하자.  

반려견의 여름철 예방접종은 어떻게 해야 하나? 여름에는 한 달에 한 번 정도 심장사상충과 외부기생충 접종을 해야 한다. 접종을 해도 진드기에 감염될 수 있으니 산책 후에는 몸을 꼼꼼히 살펴보고 진드기가 붙어 있는지 확인한다.

반려견이 더위를 탈 때 얼음이나 아이스크림을 먹여도 되나? 너무 찬 음식은 장염을 일으킬 수 있으니 얼음보다는 시원하고 신선한 물을 자주 마실 수 있게 해준다. 또 시원한 바람이나 수건으로 감싼 아이스 팩 등으로 피부 온도를 낮출 수 있다. 

여름에는 강아지 털을 밀어주는 것이 좋은가? 강아지는 털을 너무 짧게 밀면 피부가 자외선에 노출돼 피부염이나 비정상적인 색소침착이 나타날 수 있다. 시바이누나 웰시코기처럼 이중모 품종은 미용 후 탈모가 나타날 수 있으니 주의한다. 

 

반려견과 즐거운 여름 나기 

1 가까운 계곡이나 한적한 곳으로 놀러 가면 커다란 비닐을 펼치고 그 위에 얼음과 물을 뿌려놓고 간식 노즈워크를 즐겨보자. 자연스럽고 재미있게 물을 접할 수 있는 놀이다. 

2 지나치게 오래 걷는 것도 좋은 산책은 아니다. 나무 그늘에 앉아서 지나가는 다른 반려견이나 사람들을 구경하고 주변을 바라보는 것도 사회성 발달에 도움이 된다. 

3 너무 더운 시간대나 장마철에는 산책을 멀리 나가기보다 집 안에서 반려견과 함께 걷거나 엘리베이터에서 집으로, 1층 현관에서 집으로, 지하 주차장에서 집으로 걸어다니는 짧은 산책도 충분히 에너지를 소비할 수 있다.


여름 산책을 위한 체크 리스트 

ν 여름에는 풀밭에 먹다 버린 음식물이 많으니 상한 음식물이나 닭 뼈 등을 잘못 삼키지 않도록 주의한다. 간혹 반려견이 입에 물고 있는 음식물을 억지로 빼앗을 경우 견주와의 신뢰가 깨질 수 있으니 깨끗한 곳에서 산책하는 것이 좋다. 

ν 강아지의 땀샘은 발바닥에만 있기 때문에 혀를 내밀어서 체온을 조절한다. 여름철에 산책할 때는 충분한 수분을 보충해주고 산책 후에도 수분 보충과 시원한 바람을 쐬어준다.  

ν 여름철 자동차 안에 강아지를 혼자 두는 것은 위험하다. 또 야외 주차장에 주차하고 내릴 때는 주변의 자동차 열기 때문에 체감 온도가 높아질 수 있으니 유의할 것.  

ν 아스팔트는 열을 쉽게 흡수하기 때문에 강아지가 발바닥에 화상을 입을 수 있다. 이른 아침이나 늦은 저녁 시간에 산책하는 것이 가장 좋으며 산책하기 전 먼저 견주가 아스팔트에 맨발을 대서 온도를 확인하는 것도 방법이다. 

ν 두꺼비와 뱀은 공격적이고 독을 품고 있기 때문에 만나는즉시 피한다.

 

 

반려견을 위한 여름 아이템


비가 오는 날을 위한 우비는 세 가지 사이즈로 출시되며 베럴즈에서 판매. 3만9천원.

 

 


편리한 휴대용 물통은 TC코리아에서 판매. 1천3백원.

 

 

저녁 산책 시 반려견이 눈에 띄도록 도와주는 태그 라이트는 아비탁스에서 판매. 2만8천5백원.

 

 


반려동물에게 시원한 휴식 시간을 선사하는 돌침대는 최첨단 아티피셜 스톤으로 만들어 곰팡이와 세균으로부터 안전하다. 펫업에서 판매. 3만6천5백원.

 

 

*도움말 박현식(어니스트동물병원 원장). 우지연(보듬 클리닉 훈련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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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포토그래퍼

이향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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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디자인 브랜드 ‘헤이’

덴마크 디자인 브랜드 ‘헤이’

덴마크 디자인 브랜드 ‘헤이’

건축과 패션, 가구 디자인의 경계를 오가며 고유한 스타일을 구축해낸 헤이 Hay. 덴마크 디자인을 이끌어가는 차세대 브랜드로 인정받았지만 고공행진을 멈추지 않는다.

1 로낭&에르완 부홀렉이 디자인한 아웃도어 가구 팔리사데 Palissade. 2 종이로 만든 실로 짠 러그 투 웨이 Two Ways. 


국내를 포함해 전 세계에서 많은 사랑을 받는 북유럽 브랜드로 손꼽히는 덴마크 디자인 브랜드 헤이 Hay. 설립된 지 이제 14년 된 헤이는 100년이 훌쩍 넘는 세월을 견딘 다른 북유럽 가구에 비하면 역사는 짧지만 그 성과만큼은 어느 가구 브랜드에 견주어도 뒤지지 않는다. 가구 하나에만 집중하지 않고 새로운 아이디어나 기술을 재빨리 흡수해 헤이만의 스타일로 선보이는 것은 창립자 롤프 헤이 Rolf Hay가 패션 업계에 종사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그가 처음 가구를 접한 건 1992년에 우연히 구비 Gubi에서 일하게 되면서였다. 4~5년 뒤 덴마크 패션 회사인 베스트셀러 Bestseller의 대표인 트로엘스 홀크 포블센 Troels Holch Povlsen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던 중 가구에 대해 공통된 흥미가 있음을 알게 되었고 2002년 10월, 파트너십을 맺으며 헤이를 설립했다. 그리고 이듬해 독일 쾰른의 IMM 박람회에서 첫 컬렉션을 선보이게 된 헤이는 론칭 당시부터 건축에서 모티프를 얻은 구조와 컬러풀한 디자인으로 주목을 끌었다. 1950~60년대 가장 부흥했던 덴마크 가구 디자인을 현대적이고 젊은 감각으로 새롭게 변신시킨 헤이는 뛰어난 품질과 합리적인 가격까지 모두 겸비하며 급성장하게 된다. 가구에 정통하지 않았기에 건축이나 패션 등 다른 분야의 요소들과 융합하는 과감한 시도를 할 수 있었고 가구, 리빙 시장에 신선한 자극을 주었다. 성공에 대한 야망보다 가구에 대한 열망이 컸던 롤프는 지금도 헤이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와 제너럴 매니저로 일하며 가구 디자인과 생산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헤이에서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는 인물이 또 있다. 롤프의 아내이자 헤이의 공동 대표인 메테 헤이 Mette Hay다. 론칭 당시부터 함께했던 그녀는 2005년에 본격적으로 리빙 소품, 액세서리를 강화하기 시작했고 패셔너블한 리빙 브랜드로 헤이의 입지를 다져놓았다. 전 세계 헤이 쇼룸의 인테리어를 담당하며 새로운 액세서리 라인의 개발에도 힘쓰고 있는 메테는 기존의 브랜드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웠던 위트 있고 독특한 이미지를 입히는 데 성공했다. 간결하면서도 재미있고 기능적인 가구와 소품, 액세서리 등 다양한 제품군을 아우르는 헤이는 이미 자리 잡은 유명 디자이너들과의 협업은 물론 재능 있는 신진 디자이너들을 키우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이어가면서 덴마크 디자인의 역사를 다시 쓰는 중이다.




 




POWER OF LIGHTING

2013년 탄생시킨 자매 브랜드 롱포헤이 Wrong for Hay. 최근 ‘롱런던 Wrong.london’으로 이름을 바꾸고 조명 브랜드로 재정비했다.

 

 


 

 

 

30DEGREE

오크 무늬목 소재의 펜던트 조명 ‘30디그리 30Degree’는 우드 그레인 무늬를 30도로 일정하게 내어 자연적이면서도 인위적인 느낌을 동시에 풍기는 묘한 매력을 지녔다.




NOC CLAMP

선반이나 기둥에 매달아 사용하는 조명인 ‘녹 클램프 Noc Clamp’는 알루미늄 소재를 면으로 깎아 만든 듯한 전등갓이 특징이다.

 

 


CLOCHE

종 모양의 여성용 모자에서 영감을 얻어 디자인한 테이블 조명 ‘클로슈 Cloche’는 노르웨이 출신 디자이너 라스 벨레 피제츠란드 Lars Beller Fjetland가 디자인한 것이다.

 

 


ACCORDION SHADE

무독성 PP 소재에 패브릭을 결합한 테이블 조명 ‘아코디언 셰이드 Accordion Shade’는 화려한 색감과 주름 잡힌 전등갓이 특징이다. 

 

 

 

 

 

 

 

COME TO HAY MARKET

국내에는 아직 들어오지 않았지만 헤이는 2011년부터 문구, 테이블웨어, 욕실 용품 등 생활용품을 아우르는 헤이 마켓을 운영하고 있다. 잡다하고 소소한 물건으로도 집 안을 얼마든지 멋지게 꾸밀 수 있는 헤이의 소품들.

 

 


DECORATION

도형미가 느껴지는 트레이, 시계 등 아이템.

 

 


KITCHEN

팝적인 색감과 각진 면이 강조된 독특한 주방용품.

 

 


PLAY

도형 블록과 유쾌한 일러스트가 돋보이는 인형 등 오브제로 사용해도 좋은 장난감들. 

 

 


STORAGE

모아놓으면 더욱 예쁜 톤온톤의 다양한 박스. 

 

 

 

*자료협조 이노메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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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디자이너 자매의 아틀리에

패션 디자이너 자매의 아틀리에

패션 디자이너 자매의 아틀리에

오직 사람의 손만을 거쳐 한 벌의 의상을 완성하는 맞춤복의 세계는 시간이 보다 정교하고 느리게 흐른다. 시장의 흐름에 맞춰 발 빠르게 등장하는 기성복이 아닌 수고와 노력이 깃든 맞춤복을 디자인하는 정윤민, 정유진 자매의 아틀리에는 아날로그적 미학으로 가득했다.


1 빨간색부터 검은색까지 온갖 색을 두루 섭렵한 드레스가 고고한 정윤민의 공간. 2 정유진은 옷의 음영과 소재, 패턴과 실루엣이 차별화되는 의상을 만들고자 한다. 3,4 좋은 소재가 환산할 수 없는 가치의 옷을 만든다. 자매는 시간만 나면 좋은 소재를 찾아 시장조사를 나가곤 한다. 

 

 


국립발레단의 수석 발레리나인 김지영의 드레스를 피팅하고 있는 정윤민. 정윤민은 약 1년 전부터 사진작가 김근우와 함께 협업해오고 있다. ‘불가항력, 죽음’이라는 주제 아래 발레 작품들을 선정, 본인은 물론 사진작가, 발레리나, 미디어 아티스트, 헤어&메이크업 아티스트 각자가 자신의 관점에서 작품을 해석하는 작업이다. 이 검은색 드레스는 발레 <라바야데르>의 니키아의 사후 작품으로 정윤민이 김지영을 위해 만들었다.

 

 


5,6 사무 공간 곳곳에는 디자인 스케치가 붙여 있다. 작업하는 주제는 다르지만 자매는 때때로 서로의 의견을 구하며 함께 고민하고 연구한다. 7 화이트와 핑크로 꾸민 사무 공간. 바쁘게 일하다가 이곳에 잠시 들러 재충전의 시간을 갖곤 한다. 8 앤티크를 사랑하는 정윤민은 어릴 적 모아온 앤티크 소품과 가구로 아틀리에를 채웠다.

 

패션의 대가 이브 생 로랑은 다큐멘터리 영화 <이브 생 로랑의 라무르>를 통해 “패션은 삶의 풍요를 위한 미적 환영이다”라는 말을 남겼다. 오트 쿠튀르, 이른바 숭고한 장인정신이 깃든 맞춤복의 세계에서 패션이 선사하는 미적 환영의 정점을 감상할 수 있다. 디자인부터 바느질까지 하나하나 사람의 손을 거쳐 완성하기 때문에 수공예적인 섬세한 예술 감성 또한 느낄 수 있다. 옷이라기보다 작품에 가깝다고 할 수 있는 맞춤복은 기나긴 제작 과정을 거친다. 디자인과 소재, 패턴, 실루엣 등 한 사람을 위해 많은 것이 고려되고, 수차례의 수정을 거쳐 구조적인 아름다움을 지닌 한 벌의 의상이 완성된다. 폭주하는 매일처럼 순식간에 유행이 바뀌는 요즘은 하루가 다르게 수많은 기성복이 세상에 등장한다. 하지만 계산된 선택과 시장의 상황을 반영한 의상이 아니라 조금은 느리고 다르더라도 옷을 입는 한 사람에게 온전히 집중한 의상을 입는 것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맞춤복에 대한 열망은 당연히 커질 수밖에 없다.  

온갖 브랜드가 난무하는 가로수길의 메인 거리를 벗어난 세로수길, 수수한 한 건물의 6층에 위치한 패션 디자이너 정윤민, 정유진 자매의 아틀리에는 일반과는 조금은 다른 의상을 제작하는 곳이다. 둘 다 맞춤복을 주로 하고, 언니인 정윤민은 클레리아 정 Clelia Chung이라는 이름으로 드레스를, 동생 정유진은 라 실루엣 드 유제니 La Silhouette de Eugenny라는 이름으로 현대 의상을 선보인다. 정윤민, 정유진 자매는 부모님이 패션 디자이너인 가정 환경에서 자랐다. 집 안 곳곳에서 디자인 스케치와 각종 원단을 마주하게 되는 일이 일상이었지만 어렸을 때부터 패션 디자이너를 꿈꿨던 것은 아니다. 특히 정윤민은 대학에서 성악을 전공하며 한때 음악인을 꿈꿨다. “어렸을 때 막연히 원단상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던 적이 있어요. 어떤 디자인을 표현하고 싶은데 그걸 소화해내는 원단이 없어서 안타까워하시는 어머니의 모습을 여러 번 봤었거든요. 원단에 대한 관심이 자연스럽게 디자인에 대한 관심으로 자랐고, 지금은 주로 무대에 서는 음악가나 특별한 순간을 위한 드레스를 만들고 있어요.” 정윤민은 성악을 전공한 덕에 누구보다 음악가들을 잘 이해한다. 그들이 무대 위에서 아름답길 원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정윤민은 아름다움을 넘어 각자의 표정, 몸짓 하나하나에 최적화된 의상을 만들고자 남다른 노력을 기울인다. 어려서부터 미술에 소질이 많았던 동생 정유진은 대학에서 복식디자인을 전공하는 등 패션계에서 남다른 재능을 발휘해왔다. 졸업 후에는 어머니를 도와 패션 디자인 일을 해오다 얼마 전부터는 본격적으로 자신의 옷을 만들기 시작했다. 소재와 컬러, 디자인이 조화를 이루며 만들어내는 실루엣이 옷 입는 사람 개개인의 장점을 부각시키는 의상을 만드는 것이 모토. 본인 스스로도 마음에 들 때까지 수차례의 수정을 거쳐가며 깐깐하고 세심하게 옷을 만든다.

 

 


맞춤복이라는 조금은 다른 영역을 선택한 정윤민, 정유진 자매는 오늘날 패션의 새로운 가치와 시작을 열어가고 있다.  

 

 


앤티크 가구와 피팅을 위한 전신 거울, 드라마틱한 색감의 드레스가 색다른 미적 경험을 선사하는 정윤민의 공간. 

 

작년 말 새롭게 조성한 세로수길의 아틀리에는 정윤민, 정유진 자매가 함께 사용하는 곳이다. 처음엔 사방이 뻥 뚫린 100평 남짓한 공간이었는데 중간 중간 벽을 세워 자매는 각자를 위한 공간을 비롯해 원단실, 샘플실 등 옷을 개발하는 공간 등으로 세분화했다. 이곳의 문을 열고 들어서면 가장 먼저 화려한 색채의 옷들이 벽을 따라 늘어서 있는 모습에 시선을 빼앗긴다. 세상의 온갖 빨간색을 모아놓은 듯한 붉은 톤의 드레스들, 잭슨 폴락의 그림에서 튀어나왔을 법한 과감한 패턴의 투피스 등 색색의 컬러 팔레트가 눈앞에 펼쳐지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자매는 총천연색 옷으로 가득한 각자의 공간에서 옷을 맞춤 제작하기 위해 찾아온 손님들과 미팅을 하고 치수를 재는 등 다양한 작업을 한다. 일에 집중하느라 각자의 공간에 머무는 시간이 가장 많지만 때로는 서로의 공간을 찾아 조언을 해주는 등 관심과 배려를 적절히 유지한다. 정유진의 공간 너머에는 아담한 사무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하얀색 레이스 천을 깔아놓은 커다란 책상과 창가를 따라 설치해둔 파스텔 핑크 컬러의 펜던트 조명 그리고 정윤민이 어린 시절부터 모아온 앤티크 도자 소품과 스카비오사, 아스틸베 같은 유러피언풍의 꽃을 꽂아놓은 화병 등 자매의 취향을 반영한 이곳에서 그들은 때때로 디자인을 스케치하고 휴식을 취한다. 자매의 공간을 지나면 색색의 실패가 한쪽 벽면에 무늬마냥 걸려 있고, 패턴과 한창 작업 중인 옷 조각들이 겹겹이 쌓여 있는 개발실이 나온다. “이곳에서 가장 신경 쓴 곳이 개발실이에요. 우리는 샘플 제작부터 옷의 완성까지 모든 것을 이 개발실을 통해 진행해요. 패턴사, 재봉사, 재단사 등 이곳에 계신 모든 분은 어머니 때부터 함께해온 분들이고 워낙 다들 베테랑이라 작업 노하우가 상당하세요. 저희는 이분들이 보다 쾌적하고 편안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많은 것을 배려하고자 노력했어요.” 정유진의 설명이다.




9,11,12 자매가 지인들을 초청해 아틀리에서 작은 파티를 열었다. 섬세한 무늬가 들어간 패브릭으로 테이블을 감싸고 앤티크 실버웨어와 촛대, 글라스 등을 놓아 테이블 스타일링을 완성했다. 10 정윤민의 드레스 작품을 모티프로 한 케이크를 보고 모두가 탄성을 자아냈다.

 

아틀리에에서 특이한 점은 테라스 공간이 두 곳이나 있다는 점이다. 자매는 테라스를 각각 전혀 다른 스타일로 꾸몄는데, 한쪽은 블랙&화이트로, 다른 한쪽은 핑크를 메인 컬러로 한다. 블랙&화이트 공간에는 작은 바를 설치해 샴페인이나 칵테일 등을 마시기 좋게 만들었고, 핑크 컬러의 공간에는 몸을 누일 수 있는 커다란 벤치를 놓아 여유 있게 휴식을 취할 수 있다. 그들은 때때로 이 두 공간을 오가며 작은 파티를 열곤 한다. 클래식 음악과 발레 등 예술계 지인들이 워낙 많아 종종 모여 음악을 듣거나 친목의 시간을 가진다. “무대에 서는 분들이 아니고서야 아직 맞춤복을 낯설어하는 분들이 많아요. 저희는 맞춤복이 예술가들과 기성세대들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또 단순히 한 사람을 위한 특별한 옷을 제작하는 것만도 아니죠. 누구나 그 미적 가치를 누리고 즐길 수 있다고 생각해요. 앞으로 맞춤복을 향유하는 문화를 만들어가고 싶어요.” 트렌드를 따라 급히 가기보다 조금은 천천히 가도 온갖 노력의 결정체를 옷으로 빚어낼 때 오늘의 패션은 그 가치를 높이게 된다. 맞춤복이라는 일반 패션과는 다른 영역을 선택한 정윤민, 정유진 자매는 부모로부터 대물림된 솜씨를 각자의 개성과 감각으로 견고하게 다져가며 패션의 또 다른 시대와 가치를 열어가고 있다.

 

 


13 라 실루엣 드 유제니의 상큼한 노란색 의상을 입은 플루티스트 차민경. 14 서울시향의 김수영 바이올리니스트와 김대일 비올리스트. 15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비올리스트 이한나와 정유진, 정윤민 자매. 이날 파티에 참석한 이들은 오랜 시간 우정을 다져온 음악인들이다. 16 파티에서 음악을 빼놓을 수 없다. 왼쪽부터 첼리스트 김대준 · 정유진, 플루티스트 차민경 · 정윤민, 비올리스트 김대일 · 김한나, 바이올리니스트 김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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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포토그래퍼

임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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