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거꾸로 가는 예술 도시, 홍콩

시간이 거꾸로 가는 예술 도시, 홍콩

시간이 거꾸로 가는 예술 도시, 홍콩

예술의 옷을 입고 젊어진 홍콩. 이유 있는 홍콩 예술 시장의 성장과 흥행은 이번 아트바젤 홍콩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아트바젤 홍콩

Lee Bul, Willing To Be Vulnerable-Metalized Ballon, 2019. Art Basel Hong Kong 2019 ⓒ Art Base

 

아트바젤 홍콩 덕분에 지난달 홍콩은 뜨거웠다. 2008년 시작된 짧은 역사의 홍콩 아트페어는 2013년 스위스의 아트바젤페어가 인수하며 이름을 ‘아트바젤 홍콩’으로 바꾸고 올해로 7회를 맞이했다. VIP 카드 소지자만 참여할 수 있는 개관 첫날부터 몰려드는 인파가 심상치 않았는데, 이번 아트바젤 홍콩은 입장객 8만8000명이라는 역대 최다 방문객 기록과 쏠쏠한 판매 효과를 거두며 화려하게 마감했다. 한국에서도 수많은 방문객과 다수의 갤러리가 아트바젤 홍콩, 아트센트럴, 호텔아트페어, 옥션 등 다수의 예술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몰려들었다. 할리우드 로드에 자리 잡은 레스토랑 비보 Bibo는 예술 작품으로 연출한 인테리어 덕분에 3월이면 예술가들의 성지가 되어 일찌감치 예약이 마감될 정도다. 이처럼 홍콩의 모든 비즈니스는 이제 예술과 함께 성장할 기회를 꿈꾸고 있다. 덕분에 아트페어 안팎으로 예술적인 협업이 곳곳에서 펼쳐졌고 새로운 전시 공간에 대한 요구도 늘어나고 있다. 인구밀집도가 높은 홍콩은 몰려드는 예술 애호가를 수용할 공간을 문화재생 산업에서 찾고 있다. 올해 아트바젤 시즌의 인기 스타로 떠오른 ‘카우스 Kaws’의 전시가 개최된 PMQ는 100년이 넘은 경찰기숙사 건물을 개조한 것으로, 신진 디자이너 및 예술가들의 아지트로 활용 중이다. 아트바젤 기간에 항상 흥미로운 특별전이 열리는 곳으로, 올해는 이 건물 6층에 자리 잡은 한국문화원도 서승원을 비롯한 한국 작가 5인을 소개하는 개관 1주년 특별전이 열렸다. 제임스 터렐 특별전을 개최한 아시아 소사이어티는 1860년대 지은 영국군의 탄약 제조 창고를 개조한 건물에 있는데, 자연을 훼손하지 않기 위해 지그재그로 지은 건축물이 인상적이다. 한편, 올해 새롭게 주목할 만한 장소로 떠오른 곳은 170년이 넘은 옛 경찰서이자 감옥을 헤르조그&드 뫼롱이 재건축한 타이쿤 Tai Kwun이다. 지난여름 개관했으니 매해 3월에 홍콩을 방문하는 아트 피플에게는 새로운 장소였다. 이 ‘새로운’ 타이밍을 놓칠세라 루이비통은 디자이너들과 함께 가구 전시회를 열었고 이곳에서 갤러리들이 연합으로 한국 작가 ‘이불’을 위해 파티를 열기도 했다. 타이쿤에 자리 잡은 JC Contemporary 미술관에서는 상시 현대미술 전시를 소개하며 서구룡 지구에 구축 중인 M+와 함께 홍콩의 예술계를 이끌어나가는 ‘핫플’로 떠오를 조짐이다. 상설문화기관을 보유하게 되면 아트페어가 열리는 3월만이 아니라 거대한 예술 행사를 상시 개최할 수 있음은 물론이다. 홍콩이 영어가 통용되고 면세 정책을 쓰기 때문에 아시아의 미술 시장으로 운 좋게 낙점 받았을 뿐이라는 그간의 오명을 씻을 기회다. 앞으로도 홍콩은 아트페어와 옥션을 더욱 성황리에 진행하며 아시아 예술의 주최국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나날이 젊어지는 홍콩, 예술과 함께하는 이곳의 시간은 거꾸로 흘러간다.

 

홍콩 아트바젤

Kaws : along the way 전시 ⓒ 김영애

 

홍콩 아트페어

옛 경찰서를 재건축한 타이쿤 ⓒ 김영애

 

홍콩 예술 아트

레스토랑 비보 ⓒ 김영애

CREDIT

에디터

신진수

writer

김영애(이안아트컨설팅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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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수 라이프스타일 디렉터 가장 평등한 미술

신진수 라이프스타일 디렉터 가장 평등한 미술

신진수 라이프스타일 디렉터 가장 평등한 미술

도시의 미관이나 건축에 관심이 많다.

다니엘 뷔런 공공미술

Ⓒ동아일보DB

넓게 보면 공공미술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굳이 갤러리나 미술관을 찾지 않아도 작품을 즐길 수 있어서 매력적인데다 어떤 조건에도 상관없이 모두에게 열려 있고, 살아가는 환경의 질 또한 높아지는 것 같아 괜히 기분이 좋아진다. 광화문 <동아일보> 미디어센터에 설치한 다니엘 뷔런의 ‘한국의 색, 인 시튀 작업 Les Couleurs au Matin Calme, Travail in Situ’은 공공미술의 관점에서 꽤 고무적인 작품이다. 이 작품이 대단히 멋있거나 개인적인 취향에 맞아서라기보다는 삭막한 광화문 일대의 표정이 조금은 바뀌었기 때문이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한 번쯤 쳐다보면서 어떤 작품인지 궁금해하며 찾아보기도 하고, 사진도 찍으며 잠시라도 즐거울 수 있다면 그것이 공공미술의 힘이지 않을까 싶다. 다니엘 뷔런은 저항의 아이콘이다. 그는 프랑스 사회문화 운동이었던 68혁명을 이끌기도 했고, 클래식한 건축물에 파격적인 설치 작업을 선보이기도 했다. 80세가 넘은 그는 지난 50년간 프랑스의 팔레 루아얄, 그랑 팔레, 루이비통재단 미술관,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 베이징 천단공원, 도쿄 긴자식스, 런던 지하철역 등 세계 곳곳의 기념비적인 건물과 공공장소에 ‘인 시튀’ 작품을 전시했다. 이번 작품에도 ‘인 시튀’라는 표현이 들어갔는데, 이는 장소를 특정적으로 선택해서 선보이는 작품을 의미한다. 건축과 주변 환경을 두루 고려해 자신만의 스타일로 선보이는 설치 작품이다. 다니엘 뷔렌은 <동아일보> 미디어센터 창문 979개의 안쪽에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너비 8.7cm의 8가지 컬러 필름을 제작해 붙였다. 햇빛에 따라, 날씨나 시간에 따라 다채로운 색채를 느낄 수 있는 ‘한국의 색, 인 시튀 작업’은 누구든 감상할 수 있는 도심 한복판의 작품이다. 올바른 언론과 미디어의 역할을 수행하고 주위의 많은 목소리를 너그러운 마음으로 수용하길 바라는 작가의 마음이 8가지 컬러로 창문에 나타난다. 동아미디어그룹이 100주년을 맞이해 기획한 이 작품은 2020년까지 전시될 예정이다. 컬러풀한 다니엘 뷔렌의 창문처럼 밝고 유쾌한 소식이 간절한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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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신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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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 인 뉴욕

힐링 인 뉴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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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에서 고대의 전통 목욕 문화를 그대로 체험해볼 수 있는 아이레 에이션트 스파는 화려한 실내 인테리어와 전통을 중시한 프로그램을 선보이며 뉴요커들의 핫 스폿으로 등극했다.

 

 아이레 에이션트 스파

아이레 에이션트 스파의 내부.

 

맨해튼 다운타운의 고층 빌딩 사이에 지은 지 꽤 오래돼 보이는 건물이 있다. 한눈에 봐도 예사롭지 않은 이 건물에 많은 뉴요커가 오아시스처럼 찾는 곳이 있다. 바로 고대의 목욕탕을 현대적으로 재현해놓은 아이레 에이션트 스파 AIRE Ancient Spa다. 아이레 에이션트 스파는 1883년 섬유공장으로 사용되던 100년 이상 된 건물을 복원해 스파로 만들었다. 그 당시의 공장 모습은 사라졌지만 건물의 쇠 기둥, 벽돌, 천장의 나무 들보를 그대로 보존했으며, 고대 목욕탕의 모습을 살리기 위해 스페인 남부와 마라케시에서 가져온 대리석과 테라코타로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더했다. 아이레의 설립자인 아르만도 프라도스 Armando Prados는 자신의 고향인 스페인 남부에 9세기부터 15세기까지 약 300개의 공중 목욕탕이 있었던 역사에서 착안했다. 그는 당시의 찬란했던 목욕 문화를 그대로 가져오고자 하는 바람으로 아이레를 만들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실내 인테리어만 고대의 목욕탕을 재현한 것이 아니라 스파 프로그램 또한 고대 로마, 그리스, 터키 그리고 아랍의 목욕 방식에서 영감을 받았다. 찬물에서 뜨거운 물로 온도를 조절하며 여러 개의 탕을 순회하는 로마의 방식, 스팀과 소금을 이용한 마사지로 근육을 풀어주는 그리스 방식 등 각 문화권에서 누렸던 독특한 스파의 전통을 고스란히 살렸다. 고대의 목욕 문화와 의식을 그대로 경험해볼 수 있는 아이레 에이션트 스파는 세계에서 가장 트렌디한 도시에서 즐기는 색다른 시간 여행이 될 것이다.

add 88 Franklin St, New York, NY 10013

tel 1 646 878 6174

web beaire.com/en/aire-ancient-baths-newyork

 

맨해튼 다운타운 아이레 에리션트 스파

고대의 스타일을 반영한 외관.

 

뉴욕 아이레 에이션트 스파

아이레 에이션트 스파의 로비.

 

 아이레 에이션트 스파

아이레 에이션트 스파의 내부.

CREDIT

에디터

신진수

writer

원그림(뉴욕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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