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감의 원천

영감의 원천

영감의 원천

디자인과 관련된 일을 하는 이들에게 작업실을 소중한 공간이다. 최근 이사한 뷰로드끌로디아의 작업실은 스타일리스트 문지윤에게 무엇 하나 부족한 게 없는 영감의 근원지다.

 

문지윤

뷰로드끌로디아의 문지윤 실장.

 

뷰로드끌로디아 bureau de claudia를 운영하고 있는 문지윤 스타일리스트는 리빙 스타일링 업계에서 경력을 쌓아온 실력자로, 과하지 않은 프렌치 스타일과 자연스러운 멋이 담긴 스타일링으로 잘 알려져 있다. 날이 서지 않은 부드러운 분위기와 세련된 색채 감각이 돋보이는 그녀의 작업실은 이사할 때마다 주변의 기대를 모았다. 직업상 짐이 많아 늘 작업실이 비좁게 느껴졌던 문지윤 실장은 몇 곳의 작업실을 거쳐 지금의 작업실을 얻었다. 채광이 좋고, 기본적인 공사가 말끔하게 되어 있는 개방성이 느껴지는 공간이다. “이번 작업실에서는 판매 코너를 조그맣게 만들었어요. 직원들과 차를 마시거나 간단한 식사를 할 수 있는 탕비실, 책상을 둘 작업 공간과 넓은 미팅 공간 및 쇼룸 공간으로 나누었죠. 다시 짐이 생기고 있긴 하지만요(웃음).” 이전 작업실에서 보지 못했던 가구들이 꽤 보였다. 가구숍에서 세일할 때 조금씩 구입해둔 것으로 장 프루베의 스탠더드 의자와 테이블, 부훌렉 형제의 콤파스 책상 그리고 창가에는 USM의 가구를 두었다. 파티션으로 구분한 안쪽은 실제 일을 하는 책상을 두었는데 각자의 취향에 맞게 꾸민 점이 인상적이다.

 

뷰로드끌로디아

블랙 컬러의 장식장과 제작한 테이블, 장 프루베의 스탠더드 체어가 어우러진 쇼룸 코너.

 

원목 테이블

차를 마시거나 미팅을 할 때 요긴하게 사용하는 테이블.

 

검은색 장식장을 빼곡히 채운 도자 작품에 눈길이 갔다. 문지윤 실장은 최근 이천도자재단의 컨설팅 디렉팅을 맡았다. 이천에서 작업하는 도예가들이 자신의 작품을 더 잘 알릴 수 있도록 돕는 일인데, 그중에서도 마음에 맞는 작가의 작품을 작업실에서 판매할 예정이다. 차와 관련된 물건을 소개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차에도 관심이 많이 생겼다. “즐길 수 있는 정도로만 차에 대해 공부해보고 싶어요. 예전에는 차를 마시는 시간이나 행위를 사치라고 생각했는데, 테이블에 도구를 갖춰놓으니 자연스럽게 그런 시간이 생기더라고요. 일부러라도 차 마시는 기회를 만들려고 해요.” 그녀는 덧붙여 차를 대하면서부터 물건을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그저 바라보고 묵혀두는 물건보다는 손으로 직접 사용했을 때 편하고 단단한 물건의 소중함을 알게 되었다고 말했다. 안쪽에 놓인 베틀이 신기해 물으니 마음이 통하는 지인들과 함께 매주 베를 짜는 수업을 진행한다고 했다. “차를 마시는 것과 마찬가지로 베를 짤 때는 모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집중해요. 계속 생각해야 하는 복잡한 직업을 가진 이들이라 그런지 소중한 취미 생활이에요.” 이 작업실에는 문지윤 실장한테 필요한 모든 것이 갖춰져 있다. 그녀가 좋아하는 일과 마음이 잘 맞는 의지할 수 있는 직원들, 취미 생활과 아끼는 물건까지. 새로운 작업실에서 얻은 에너지로 인해 뷰로드끌로디아가 보여줄 세계는 더욱 넓어질 것이다.

 

책상

파티션 너머에 있는 문지윤 실장의 책상.

 

인테리어 소품

좋아하는 소품과 이미지로 꾸민 책상 뒷편. 그녀는 독실한 천주교 신자이다.

 

베틀 취미

베틀 취미

마음에 맞는 이들과 취미로 시작한 베틀 수업을 위한 도구.

 

아베다 샴푸

아베다 인바티 어드밴스드 엑스폴리에이팅 샴푸와 인바티 어드밴스드 씨크닝 컨디셔너. 인바티 샴푸는 생강과 강황의 발효 에너지가 두피를 튼튼하고 깨끗하게 만들며 인바티 컨디셔너는 모발을 풍성하게 만들고 탄력을 선사한다.

CREDIT

에디터

신진수

포토그래퍼

이예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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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VOICE 진정한 모던 한식

EDITOR’S VOICE 진정한 모던 한식

EDITOR’S VOICE 진정한 모던 한식

사실 한식에 대한 불만이 많다. 일단, 한식은 수많은 노동력을 요한다. 밥을 짓고 국을 끓이고 하나하나 반찬을 만드는 수많은 과정이 필요하다.

 

온지음

온지음의 실내 모습.

 

온지음

온지음 팝업 레스토랑에서는 <찬 CHAN>에 소개된 백반을 맛볼 수 있다.

 

이 모든 준비는 한국의 어머니들이 도맡아왔다. 주방에 서서 멸치 육수를 내고 김치를 써는 어머니들의 뒷모습은 수많은 이들이 공유하는 풍경이다. 그렇게 한 사람의 노동력을 쏟아부어 식탁에 올라온 백반은 일품 요리와 비교할 때 큰 메리트 있는 맛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얼마 전 온지음 맛공방의 백반 팝업 레스토랑에 다녀온 뒤 그 불만이 쏙 들어갔다. 전통음식을 연구하는 온지음의 팝업 레스토랑은 최근 발간한 요리책 <찬 CHAN>의 메뉴를 맛볼 수 있도록 마련된 행사다. 밥과 국, 여섯 가지 반찬으로 구성된 백반을 맛보았는데, 모두 그 맛의 정점을 찍고 있었다. 밥과 반찬이 그렇게 완벽한 하모니를 낼 수 있다는 것을 온지음에서 처음 알았다. 심지어 한국적인 미를 모던하게 재해석한 공간과 앞치마, 그릇 등의 사소한 디테일까지 완벽했다. “반찬은 저장 음식으로 쉽게 상하지 않아요. 장아찌나 조림 같은 반찬 하나에 김치만 곁들이면, 손쉽게 한 끼를 해결할 수 있죠.” 조은희 방장이 한식이 지닌 장점에 대해 설명했다. 온지음의 연구원들은 <음식디미방> <궁중음식 전문서> <서울의 반가음식> 등의 고조리서뿐 아니라, 서울 반가댁이나 지방의 여러 명인들을 만나며 잊혀져가는 한국 음식을 연구했다. 그리고 우리의 옛 음식이 지닌 다양한 조리법을 발굴해 세련된 맛으로 업그레이드했다. 발전하지 않는 전통은 죽은 것이나 다름없다. 정형화된 한정식 스타일만 고수할 것이 아니라, 전통을 현대화시키는 과정이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온지음에서 진정한 모던 한식의 밝은 미래를 보았다.

CREDIT

에디터

문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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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기물 공장의 환골탈태

폐기물 공장의 환골탈태

폐기물 공장의 환골탈태

이탈리아 토스카나 지역의 쓰레기장과 폐기물 처리 공장이 멋진 기회의 땅으로 바뀌었다. 환상적이고 엄청난 이 프로젝트는 환경을 고려한 사회적이고 문화적인 개발 모델로 인정받고 있다.

 

스튜디오 나투랄리테르

호기심을 끄는 거대한 레진 조각상은 ‘프레센체 Presenze’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스튜디오 나투랄리테르 Naturaliter가 디자인하고 제작한 것으로 자신의 권리를 되찾은 자연을 상징한다.

 

달처럼 황량한 풍경 한가운데에 거대한 사람들이 몸을 반쯤 묻은 회색 땅속에서 빠져나오려 한다. 그 주변에는 땅속으로 움푹 들어간 원형극장과 재로 뒤덮인 듯한 작은 골짜기가 있다. 수직 단면으로 잘린 듯한 몇몇 언덕 옆구리에는 소나무 관목과 몇 그루의 나무가 자란다. 움푹 파인 땅속에 탑 모양의 창고들이 있고, 화려한 색으로 반짝이는 두 개의 벽이 끝없이 이어진다. 이 혁명적인 광경은 페치올리 Peccioli의 시장 렌조 마셀로니가 진행한 엄청난 프로젝트의 결과물이다. 그는 20년도 더 전에 이 지역의 쓰레기장을 폐쇄하기보다 재개발하기로 결심했다. 아이디어는 이미 분명했다. 터를 넓혀 정리하고 환경 규범에 따라 지역을 보호하는 것. 그리고 원하는 사람들을 위해 소치에타 벨베데레 Societa Belvedere에 참여할 수 있는 지역 주민들을 연합하는 것이었다. 이는 다양한 측면에서 혁명적이면서 특별한 모델이었다. 먼저 경제적인 측면을 살펴보면, 지역 주민들은 주주로서 매년 이 연합 체제에 따른 배당금을 받았다. 그리고 환경적인 측면에서는 쓰레기를 처리하고 매장할 때 발생하는 바이오가스를 활용해 온수와 난방을 무상으로 각 가정으로 제공했다. 또한 자연 풍경은 시간이 지날수록 본래의 모습을 되찾아갔다. 마지막으로 문화적인 측면을 보면, 이들은 아트 프로젝트 시리즈를 개발했다. 두 개의 원형극장과 음악 아카데미를 세웠고, 연극 페스티벌‘페스티발데라 Festivaldera 2019’는 배우이자 연출자인 마르코 다모레가 아트 디렉터를 맡았다. 그는 이탈리아 드라마 <고모라 Gomorra>에서 상징적인 배역을 맡아 연기했다.이를 비롯해 도서관과 박물관, 댄스 공연 그리고 포도나무와 올리브 등 이 지역의 농산물을 중심으로 하는 농업 프로그램도 만들었다. 주민 5000여 명이 사는 토스카나의 역사적인 마을에 완벽하다고 할 수 있는 에코 시스템이 갖춰졌다. 이는 오늘날 성공적인 모델로 연구되고 인정받고 있으며, 쓰레기를 재활용한 ‘아트’라 할 만하다.

 

소치에타 벨베데레

소치에타 벨베데레가 영국의 조형 예술가 데이비드 트렘레트에게 2점의 컨템포러리 작품을 의뢰했다. 화려한 컬러가 황량한 풍경과 대조를 이룬다.

 

이탈리아 토스카나

변화하는 풍경. 처리된 쓰레기를 매장하기 위한 구덩이를 파기 전에 기하학자들이 지형도를 그린다. 땅을 개발한 뒤에 풍경이 원래 모습을 되찾을 수 있도록 말이다. 그러고 나면 식물은 자연의 순환을 되찾는다.

 

데이비드 트렘레트

2개의 벽 중 하나는 길이가 120m가 넘는다. 영국의 조형 예술가 데이비드 트렘레트에게 의뢰해 기념비적인 작품이 탄생했다.

 

이탈리아 토스카나

토스카나의 전통적인 풍경과 환상적인 프로젝트가 만들어낸 놀라운 효과.

CREDIT

에디터

안 데스노-브레 Anne Desnos-Bre

포토그래퍼

뱅상 티베르 Vincent Thibe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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