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에서의 그릇 여행

파리에서의 그릇 여행

파리에서의 그릇 여행

몇 달 전 프랑스 파리에 다녀왔다. 새로 오픈한 스튜디오에서 쓸 빈티지 그릇과 소품을 구매하기 위해서다.

 

베르사유 궁전

1
아름다운 베르사유 궁전에서

 

파리는음식,예술,건축등문화와역사가공존하는도시로 겸사겸사 일상을 재충전하는 시간도 갖고 싶었다. 개인적으로 나는 빈티지 그릇을 무척 좋아한다. 특히 리모주 지역에서 만든 그릇은 과하게 화려하지 않으면서, 그렇다고 초라하거나 단조롭지도 않아 좋다. 이런 보물은 파리의 대표적인 빈티지 마켓인 방브 Vanves와 생투앙 Saint-Quen에서 발견할 수 있다. 마켓을 샅샅이 돌아다니다 보면 각기 독특한 역사를 간직한 그릇뿐 아니라 앤티크가구,소품,패브릭에이르기까지다양한물건을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마음에 드는 그릇도 잔뜩 샀으니 이제 식재료 탐방에 나설 차례다. 매주 목요일, 일요일에만 열리는바스티유마켓은신선한과일로가득하다.갓구운 피자의 고소한 냄새와 시장 곳곳에서 울리는 상인들의 목소리로 생기가 넘쳐난다. 넉살 좋은 상인들은 불어를 할 줄 모르는 낯선 아시아인에게도 잘 익은 포도와 무화과를 권했다. 기분 좋은 신맛의 레드 커런트는 한국에서는 맛보기 어려운 과일이기에 마음껏 즐겼다. 먹을 때마다 감탄했던 레스토랑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폴리도르 Cremerie Restaurant Polidor라는 프랑스 가정식을 판매하는레스토랑은꼭다시한번찾고싶다. 무심하리만큼 심플하게 플레이팅했지만, 재료 본연의 맛을 잘 살린 음식이 인상적이었다. 100년 넘는 역사가 담긴 레스토랑의오래된나무향과함께세월이느껴지는가구를 감상하는 재미도 있었다. 현지인들이 찾는 맛집이자 헤밍웨이의 단골집이기도 했다니 꼭 한번 가보시길. 이렇게 파리에서의 기억을 적다 보니, 늦은 오후의 루브르 광장이 떠오른다. 비눗방울로 루브르 하늘을 빼곡히 채우는 예술가와 그 주변으로 잔뜩 신이 난 아이들이 몰려들었다. 노을이 지는 선홍색의 풍경을 바라보며 어른도 아이도 천진난만하게 미소를 지었다. 지금도 눈을 감으면, 그 아름답던파리의순간이선명히잡힐것만같다. – 푸드 스타일리스트 홍서우

 

달팽이 요리

2
폴리도르에서 에스카르고 한 그릇

 

파리 마켓

3
식재료 천국인 바스티유 마켓

 

파리 빈티지

4
빈티지그릇쇼핑의메카인방브마켓

 

파리 여행

5
Ofr서점가던길잠시카페에앉아

CREDIT

writer

푸드 스타일리스트 홍서우

TAGS
가을 티 타임

가을 티 타임

가을 티 타임

바람이 선선하게 불어오는 요즘, 따뜻한 티 혹은 커피 한잔 마시며 여유를 만끽해보는 건 어떨까? 고요하고 서정적인 정물화의 의미를 담고 있는 브랜드 스틸라이프의 손잡이가 아름다운 찻잔 두 가지를 소개한다.

 

자기 컵

스틸라이프 x 정준영 작가의 세라믹 컵 세트.

컵 세트

스틸라이프 x 조현영 작가의 민자 꼬리 컵.

스틸라이프와 정준영 작가의 협업으로 탄생한 세라믹 컵 세트는 라떼, 에스프레소, 마끼아또, 아메리카노 컵으로 커피의 종류에 따라 활용도 있게 사용할 수 있도록 크기 별로 구성된다. 유럽의 홍차 잔을 모티브로 제작 되었는데, 특히 동물의 꼬리를 연상케 하는 독특한 손잡이 디자인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또한 스틸라이프와 조현영 작가가 함께 제작한 민자 꼬리 컵은 컵의 모양부터 손잡이까지 모두 작가의 손을 거쳐 수작업 한 유리컵이다. 보통 컵의 바깥 면에 손잡이가 달려있는 것과는 달리 컵의 안쪽 면에서부터 손잡이가 달려있는 형태가 특징이다. 민자 꼬리 컵은 뜨거운 물을 담거나 전자레인지 사용 또한 가능해 여름에는 얼음 가득 담아 시원한 주스를, 추운 겨울 철에는 따뜻한 티 한잔 하기에 더없이 좋다. 두 가지 제품 모두 챕터원에서 만나볼 수 있다.

CREDIT

에디터

원지은

TAGS
고리키 숲속의 투명 미술관

고리키 숲속의 투명 미술관

고리키 숲속의 투명 미술관

고리키 공원에서 마주할 수 있는 가라지 미술관은 이제 막 힘차게 뻗어나가는 러시아 현대미술의 상징과도 같다.

 

가라지 미술관

가라지 미술관 전관. ©Garage Museum of Contemporary Art

 

러시아에도 미술관이 있을까? 미국이나 유럽에 좀 더 익숙한 우리에게는 러시아나 중국에 가볼 만한 미술관이 있을지, 급속도로 경제 성장을 이룬 중국이야 그렇다 쳐도 러시아는 왠지 가볼 만한 미술관이 없지 않나 섣불리 짐작할 수도 있겟다. 하지만 러시아는 사회주의국가가 되어 외부와 단절되기 이전, 유럽의 미술 작품을 수집해온 ‘빅 컬렉터’의 작품을 기반으로 한 수준급의 러시아 정부 미술관이 있다. 소위 세계 몇 대 미술관에 꼽히는 생 페테스부르그의 에르미타주 미술관이 일례로 모스크바에도 트레차코프 미술관, 푸시킨 미술관 등 마티스, 고갱, 피카소 등 뉴욕의 모마 MoMA나 파리의 오르세에 못지않은 수준급 컬렉션을 보유한 미술관이 있다. 반면, 20세기 후반 냉전 시대를 겪으며 현대미술 분야에서는 활동이 뒤처지고 제대로 된 미술관도 부족한 실정이었는데, 이 점을 반성하며 세워진 미술관이 2008년 건립된 가라지 현대미술관 Garage Museum of Contemporary Art이다. 특별한 이름은 오래된 버스 창고를 개조해서 출발했기에 붙여진 것. 그러나 2012년 이곳마저도 헐리게 되면서 시게루 반의 임시 건축물 시대를 거쳐, 2015년 고리키 공원의 렘 쿨하스 건축으로 자리를 옮겼다. 새로 옮긴 미술관은 반짝거리는 폴리카보네이트로 외관을 마감한 건축이 백미다. 공원 입구는 차량 출입이 금지되어 누구라도 공원 입구에서부터는 걸어서 미술관까지 가야 하는데, 울창한 숲과 호수를 지나 왜 미술관이 안 나오지 궁금해할 즈음 미술관이 턱 하고 나타난다. 미술관 외벽에 하늘이 반사돼 건축물이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않고 바라보면 아무것도 없는 투명한 하늘처럼 보인다. 미술관 앞에 서서 건축물의 아우트라인을 인식하고 바라봐야만 비로소 건물의 형태가 드러난다. 모던한 사각형의 미술관은 새로 지은 빌딩 같지만, 실은 1920년대 파빌리온의 식당 건물이었던 것을 증축, 개축한 것이다. 미술관 카페는 그 당시 레스토랑의 붉은 벽돌을 그대로 활용했고, 로비 한편에는 소비에트 시절을 회상할 수 있는 사실주의적 모자이크로 벽면을 장식했다. 미술관의 설립자는 러시아 출신의 사업가 다샤 주코바 Dasha Zhukova와 첼시 구단주로도 유명한 로만 아브라모비치 Roman Avramovich 부부로 2017년 이들의 이혼으로 미술관의 미래에 대해서도 온갖 추측이 있었지만, 여전히 후원자로 남아 있다. 후원자의 뜻을 담아 가라지 현대미술관은 현대미술을 소개하되, 시민들과 함께하는 열린 공간 내지는 도서관, 출판, 리서치 프로그램과 장학금을 제공하는 연구기관을 지향하고 있다. 우르스 피셔(2016년), 타카시 무라카미의 대규모 개인전 (2017~2018년) 등이 열린 것을 비롯해 올해만 해도 다미안 오르테가, 앙리 살라, 마르셀 브로테어스, 일리야 앤 에밀리아 카바코브 부부 등의 전시를 열었다.

 

제이슨 로즈

전시(2016)에 출품된 제이슨 로즈 Jason Rhoades의 작품. ©youngae kim

 

가라지 현대미술관

가라지 현대미술관 내부. ©youngae kim

 

에밀리야 카바코브

현재 진행 중인 일리야 앤 에밀리야 카바코브 Ilya and Emilia Kabakov의 전시의 외부 설치 작품. © Garage Museum of Contemporary Art

 

가라지 미술관

진행 중인 전시 장면. © Garage Museum of Contemporary Art

CREDIT

에디터

신진수

writer

김영애(이안아트컨설팅 대표)

TAG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