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종과 함께 가는 나리투어

퇴계 이황의 자취를 따라가는 안동 투어

퇴계 이황의 자취를 따라가는 안동 투어

 

인테리어 디자이너 김나리 대표의 감성을 따라 떠난 프라이빗 여행.
퇴계 이황이 즐겼던 풍경을 바라보며 대금 소리, 바람 소리에 취한 안동에서의 하루.

 

대금 장재혁, 고수 김정기의 계상고택 대솔밭에서 열린 대금 시나위.

 

지난 5월 21일, 하늘이 높고 화창한 날 ‘메종과 함께 가는 나리투어’가 진행됐다. 이번 여행의 행선지는 안동이다.
안동은 많은 매력을 품고 있지만, 이번 투어는 퇴계 이황의 자취가 남아 있는 안동 동측 편을 따라갔다.
여행은 도산서원과 국학진흥원을 관람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Step1 안동의 명소, 도산서원과 국학진흥원

 

“안동을 투어 장소로 선택한 이유는 답사를 다닐수록 장소성이 가진 역사적 매력에 푹 빠지게 되기 때문이에요. 오늘 우리가 여행할 곳은 천원짜리 지폐와 관련이 많아요. 퇴계 이황 선생의 삶의 흔적을 따라 가보고 지폐 뒤쪽에 있는 풍경 속에 자리한 고택을 둘러보고자 합니다.” 김나리 대표의 설명이다.
도산서원은 퇴계 이황이 학덕을 기리기 위해 문인과 유림이 중심이 되어 창건한 곳으로 한석봉이 쓴 편액을 볼 수 있다. 이어 도착한 국학진흥원에서는 당대 최고의 서예가, 문필가, 학자 등이 쓴 서예사적으로 의미가 있는 편액을 관람했다.

 

퇴계 이황의 도산서원. 한석봉이 쓴 편액은 국학진흥원에 보관되어 있다.

 

 

 

Step2 청보리밭 가득, 계상고택

 

이어 배를 타고 안동의 숨은 명소 계상고택으로 향했다. 계상고택은 퇴계 16대 손의 고택으로 안동댐이 수몰되면서 물 안에 수장되어 있던 것을 건져 지금의 자리에 보존한 것이다. 청보리밭에 둘러싸인 고택에서 안주인의 예사롭지 않은 손맛이 느껴지는 점심 식사를 한 후 솔숲으로 향했다.

 

푸르른 청보리밭에 둘러싸인 5월의 계상고택.

 

 

 

Step3 조선시대 선비의 풍류를 즐긴 고산정

 

싱그러운 초록빛의 청보리밭 길을 따라 도착한 솔숲 피크닉 장소에서는 대금 시나위 공연이 펼쳐졌다. 대금 연주와 새소리, 바람소리, 물소리 들으며 마음이 평온해지는 정화의 시간을 만끽했다. 온전히 내면의 휴식을 취한 후 고산정 정자로 자리를 옮겼다. 고산정은 퇴계 선생의 제자인 금난수가 지은 정자로 퇴계 선생도 자주 찾아 빼어난 경치를 즐겼다고 전해진다. 정자는 다시 건축한 것이지만 그 터는 변함이 없으니 맞은편에서 바라보는 풍광이나 정자에서 바라보는 소나무 경치가 그림처럼 아름다웠다.

 

아름다운 고산정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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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주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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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wer of Color

단조로운 공간을 무한하게 바꾸는 색의 힘

단조로운 공간을 무한하게 바꾸는 색의 힘

 

분더샵 청담에서 두 리빙 브랜드의 만남으로 색의 힘을 경험할 수 있는 팝업 전시 <컬러드 에너지 Colored Energy>를 진행한다.

 

 

심미적인 디자인과 실용성을 갖춘 독일 가구 브랜드 토넷과 색감과 소재의 신선한 조화가 특징인 국내 리빙 브랜드 위키노가 다양한 각도에서 과감함과 차분함이 만들어내는 컬러의 조화로움을 찾아보고, 고정된 공간의 표현 방식에서 벗어나 색의 힘을 느껴볼 수 있도록 연출한 것.

 

 

특히 섬유가 가진 현대 디자인의 미적, 기술적, 예술적 경계를 넓히기 위한 시도를 끊임없이 보여주는 덴마크 텍스타일 브랜드 크바드랏의 라프 시몬스 에디션을 통해 표현된 토넷과 위키노 에디션이 이번 전시에서 눈여겨봐야 할 아이템이다. 단조로운 공간에서 컬러의 무한한 힘을 느껴보길.

INSTAGRAM @boontheshop_cheongd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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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해 예술의 섬, 하우저&워스 메노르카

갤러리로 재탄생한 버려진 섬

갤러리로 재탄생한 버려진 섬

 

세계 최고의 갤러리가 사람이 살지 않는 스페인의 작은 섬에 전시장을 열었다.
60년간 버려져 있던 해군병원이 갤러리가 되어 미술 애호가와 관광객을 유혹하고 있다.

 

하우저&워스 메노르카 전시장의 아름다운 풍경.

 

4헥타르의 작은 섬 이슬라 델 레이에 지난해 하우저&워스 메노르카가 문을 열어 관람객을 불러 모으고 있다.

 

하우저&워스 Hauser&Wirth 하우저&워스 갤러리에 가본 적이 있는지? 하우저&워스는 영국 미술 잡지 <아트리뷰>가 2021년 12월 발표한 ‘파워 100’에서 갤러리로는 세계 3위를 차지할 만큼 명망이 높다. 취리히, 런던, 뉴욕, 로스앤젤레스, 홍콩에서 전시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지난해 스페인 메노르카의 아주 작은 섬 이슬라 델 레이(레이 섬)에 전시장을 열어 화제가 됐다. 하우저&워스 메노르카 Menorca 갤러리가 있는 이슬라 델레이는 메노르카 섬의 마혼 항구에서 다시 셔트 보트를 타고 15분 정도 가면 만날수 있다. 독도를 가기 위해서 울릉도에 먼저 들러야 하는 것처럼 말이다. 이슬라 델 레이는 4헥타르의 작은 섬인데, 지난 60년간 찾는 사람 없이 버려져 있었다. 6세기에 지은 바실리카 유적, 18세기의 해군병원과 같은 역사적 건물만 남아 있었다. 2003년 이 섬을 보호하기 위해 비영리 단체가 설립 되었고, 하우저&워스가 메노르카에 사는 아르헨티나 출신의 건축가 루이스 라플라스와 손잡고 해군병원 건물을 1500m²의 전시장으로 만든 것.

 

프란츠 웨스트의 핑크색 작품 ‘Autostat’ 등 거장들의 조각이 야외 곳곳에 설치되어 있다.

 

세월을 담은 건축 유산을 개조하는 것은 이 갤러리의 DNA이다. 1996년 취리히의 양조장 건물을 갤러리로 만들었고, 로스앤젤레스에서는 정미소를 전시 공간으로 변모시켰다. 하우저&워스의 수장 이완 워스 Iwan Wirth 와 마누엘라 워스 Wanuela Wirth가 처음 이곳을 방문했을 때, 이들은 역사적 건물을 보존하려는 이슬라 델 레이 병원 재단의 아이디어에 감명을 받았다. 이 작은 섬은 예술적 영감을 주는 마법의 장소였고, 성찰과 치유가 가능한 사색의 공간이었다. 이완과 마누엘라 대표는 버려진 건물에 또 다른 생명을 불어넣고, 새로운 경험의 장소로 만드는 것에 열정적이다. 자연을 보존하기 위해 여전히 거주는 금지되어 있지만, 이제는 날마다 각국에서 온 방문객들을 맞이하느라 활력이 넘친다. 이곳을 책임지고 있는 마 레스칼보 하우저&워스 디렉터는 메노르카에 거주하고 있으며, 이 아름다운 섬이 어떻게 지중해의 보석이 되었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건축가 루이스 라플라스와 손잡고 18세기에 지어진 해군병원 건물을 1500m²의 전시장으로 만들었다.

 

“스페인 사람들뿐 아니라 세계 미술 애호가와 관광객이 이곳을 방문하고 있습니다. 전시가 1년 내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여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요. 이번 봄에는 조각 산책로에서 보존 프로젝트와 지속가능성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했어요. 이를 위해서 메노르카 지역의 학생 300 명을 초대했어요. 유명한 조경 디자이너 피에트 오돌프는 건축가 루이스 라플라스의 공간 디자인과 어울리도록 근사한 정원을 만들었습니다.” 피에트 오돌프의 정원은 사계절 아름답지만, 특히 여름이면 절정을 이룬다. 호안 미로의 조각을 중심으로 두 개의 지역으로 나뉘는데, 피에트는 지중해 기후와 어울리는 조경 조성으로 조각 작품들을 돋보이게 했다. 백리향 나무 주위로 은색과 보라색 잔디가 물결치고, 유네스코 생물권 보존지역 선정의 주역인 작은 도마뱀에게 은신처를 제공하는 패들 식물과 라벤더도 사랑스럽다. 미술 거장 루이즈 부르주아, 에두아르도 칠리다, 프란츠 웨스트의 작품이 전시된 야외 조각 길만으로도 유럽 최고의 예술 명소가 되기에 충분하다. 이완과 마누엘라 워스 대표는 전기도 들어오지 않았던 바위 투성이의 이 섬에서 어떻게 가능성을 읽었을까?

 

이번 여름에는 라시드 존슨의 전시 <소다드>가 열리고 있다. 라시드 존슨은 이 작은 섬에서 영감을 받아 전시를 준비했고, 지역민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위해 7월까지 이곳에 머물 예정이다.

 

그들은 도심 갤러리의 화이트 큐브 공간은 제한적이라고 생각하기에, 예술가에게 영감을 줄 수 있는 장소를 찾아 나섰다. 특별한 장소에 대한 갤러리 대표의 호기심과 건축가, 조경 디자이너의 만남은 시너지 효과를 불러일으킨 것.
“이슬라 델 레이 병원 재단이 섬을 관리하고 있으며, 병원 일부를 박물관으로 개조했습니다. 그래서 이제 전시와 교육 공간이 있는 아트센터, 레스토랑, 박물관, 조각 정원, 아트숍까지 즐길 수 있습니다. 하우저&워스 메노르카는 ‘월페이퍼 디자인 어워드’에서 ‘2022 베스트 아트 데스티네이션’을 수상했 고 <아키텍처럴 다이제스트>의 ‘2022 워크 오브 원더’로 선정된 것에 자부심을 느낍니다.” 루이스 라플라스는 메노르카 섬의 독창적인 공예 전통과 재활용 재료를 활용해 갤러리를 장식했다. 어린 소년이 직접 손으로 짠 공예품이 램프로 사용된 것을 보고, 이를 이슬라 델 레이에도 적용한 것. 이 아름다운 공예품은 사실 랍스터와 물고기를 잡기 위한 그물이었는데, 휴식을 위한 야외 공간을 멋지게 장식하고 있다. 레드와 블루 컬러의 장식과 레스토랑 칸티나 Cantina의 항해 깃발은 이곳의 역사와 해군병원의 유산을 떠올리게 한다. 또한 방문객이 섬의 자연 경관을 흠뻑 만끽한 후에야 전시장에 들어설 수 있도록 입구를 배치했다. 전시장의 망가진 목재 빔이 복원되었고, 바닥은 지역 특산물인 테라조를 깔았다. 야생 올리브나무 숲속 에는 사암 벤치를 고쳐서 다시 설치했다.

 

이번 여름에는 라시드 존슨의 전시 <소다드>가 열리고 있다. 라시드 존슨은 이 작은 섬에서 영감을 받아 전시를 준비했고, 지역민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위해 7월까지 이곳에 머물 예정이다.

 

루이즈 브르주아의 조각 ‘스파이더 Spider’는 관람객에게 인기가 높다.

 

단순히 전시장을 완성한 것에서 끝난 것이 아니라,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최소 50% 감축하기 위한 프로젝트가 여전히 진행 중이다. 빗물 수집 재사용과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한 기후 제어 시스템도 프로젝트의 일부분이다. 지난해 여름 첫 전시로는 미국 미술가 마크 브래드포드의 개인전이 성황을 이루었으며, 오는 6월 부터는 라시드 존슨의 전시 <소다드 Sodade>가 열린다. 라시드 존슨은 보존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동안 방문했고, 역사에 깊이 빠져들었다.

 

라시드 존슨의 전시 제목 <소다드>는 1950년대 카보베르데 노래 제목으로, ‘먼 길’에 대한 그리움의 감정을 묘사한다.

 

라시드 존슨의 전시 제목 <소다드>는 1950년대 카보베르데 노래 제목으로, ‘먼 길’에 대한 그리움의 감정을 묘사한다.

 

전시는 이 섬에서의 여행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으며, 그릇 모양의 청동으로 주조된 조각도 포함한다. 조각은 메노르카와 이슬라 델 레이의 수로에서 영향을 받았으며, 이는 그가 갈망, 여행 그리고 이동과 같은 개념을 탐구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소다드’는 1950년 대 카보베르데 Cape Verde 노래 제목으로, 먼 길에 대한 그리움을 묘사한다. 포르투갈어 사우다드 Saudade에서 유래했으며 우울하고 그리운 느낌을 의미하고, 작가는 이를 통해 역사와 이주의 여정에 대한 내러티브를 이끌어내고자 한다. 작가는 7월까지 메노르카에 거주하며 지역 주민들과 교육 프로그램을 함께할 예정이다. 이번 여름, 마 레스칼보 디렉터는 메노르 카와 이슬라 델 레이를 연결하는 여행을 추천한다.

 

조각은 메노르카와 이슬라 델 레이의 수로에서 영향을 받았으며, 이는 그가 갈망, 여행 그리고 이동과 같은 개념을 탐구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조각은 메노르카와 이슬라 델 레이의 수로에서 영향을 받았으며, 이는 그가 갈망, 여행 그리고 이동과 같은 개념을 탐구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마혼 항의 레스토랑 엘 라이즈는 해산물과 쌀로 만든 전통 요리로 미식가의 사랑을 받고 있으며, 스페인에서 가장 오래된 오페라 극장과 18세기에 만들어진 아름다운 건축물이 여전히 남아 있다. 그 반대편에는 채석장을 문화 중심지로 변모시킨 리티카 Lithica와 카발레리아 등대 풍경이 유명하다. 메노르카에 숙소를 잡고 이슬라 델 레이에 건너오면 지중해의 낭만이 가득한 하루를 보낼 수 있다. 21세기의 갤러리는 작품을 판매하는 것에 머물지 않는다. 지역민을 예술적 프로그램에 참여시키고, 젊은 미술가를 교육하고, 의미 있는 협업을 통해 미술의 정의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촉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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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niel Schäfer(Courtesy Hauser&Wir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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