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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의 서까래 아래 메탈릭한 가구와 자신만의 리추얼을 채워넣은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르버덴의 조소영 대표. 삶의 방식이 곧 집의 정의가 된 그녀의 단단한 웰니스 라이프를 만났다.

메탈릭 가구와 한옥의 목재가 대비를 이루며 낯설고도 신선한 분위기를 완성한다. 가죽 시트의 암체어와 테이블, 화이트 네스트 소파는 모두 티모시 울튼 디자인. 테이블 위 캔들은 르버덴.

창밖으로 북한강 물줄기가 시원하게 펼쳐지는 곳. 전통의 결이 살아 있는 한옥 처마 아래, 현대적인 알루미늄 가구와 고요한 분재가 묘한 대비를 이루며 공존한다. 이곳은 리추얼을 강조하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르버덴 Leverden을 이끄는 조소영 대표의 보금자리다. 미국에서 오랜 시간 거주하며 대도시의 역동성과 광활한 자연을 두루 경험한 그녀가 2024년 여름 한국으로 돌아와 마침내 정착한 곳은 ‘가장 한국적인 정서’가 깃든 한옥이었다. 뉴욕 센트럴파크의 아파트부터 플로리다의 스페니시 저택까지, 다양한 주거 문화를 섭렵한 조 대표가 최종적으로 한옥을 택한 이유는 명확했다. “미국에서 여러 스타일의 집을 거치며 깨달은 건 ‘도시와 자연의 균형’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이었어요. 대도시의 편리함을 놓치지 않으면서도 자연을 온전히 누릴 수 있는 곳, 그리고 오랜 외국 생활 끝에 찾아온 한국적인 공간에 대한 갈망이 자연스럽게 저를 이곳으로 이끌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운동선수처럼 엄격하게 지켜온 요가와 필라테스, 비건 식습관과 명상은 조소영 대표의 몸과 마음에 깊은 웰니스 리추얼을 새겼다. 이러한 삶의 궤적은 자연스럽게 르버덴이라는 브랜드로 피어났고, 지금의 집은 그 철학이 물리적 공간으로 구현된 실체와 같다. 전 세계의 천연 원료와 치유법을 큐레이팅하여 향과 음악, 차가 어우러진 총체적인 경험을 제안하는 브랜드의 지향점이 공간 곳곳에 스며들어 있다.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르버덴을 이끄는 조소영 대표. 경기도 광주에 위치한 한옥에서 리추얼 라이프를 실천하고 있다.
거실과 바로 맞닿은 서재. 티모시 울튼의 에이비에이터 데스크를 두었고, 그 위 분재는 직접 가꾸는 것이다.

황두진 건축가가 설계한 이 집은 두 채의 한옥이 북한강을 바라보며 자리한다. 부모님이 거주하는 안채와 조 대표의 공간이 독립적으로 존재하며, 외관의 전통적인 한옥 미감을 지키기 위해 2층을 올리는 대신 지하에다 가족만의 프라이빗한 아지트를 만들었다. 특히 마당과 집 안 곳곳을 수놓은 분재들은 이 집의 백미다. 분재 컬렉터인 부모님이 ‘사실상 나무를 위해 지은 집’이라 부를 만큼, 햇빛과 온도에 예민한 ‘살아 있는 예술’이 공간에 생동감을 불어넣는다. 내부로 들어서면 한옥의 서까래 아래 자리한 반전 매력의 가구들이 시선을 붙든다. 조소영 대표는 영국 디자이너 티모시 울튼 Timothy Oulton의 오랜 팬이다. 1960년대 비행기에서 영감을 받은 ‘에이비에이터 Aviator’ 시리즈는 차가운 알루미늄 소재와 총알 자국을 덧댄 듯한 거친 디테일이 특징인데, 이것이 한옥의 고재와 만나 이질적이면서도 압도적인 분위기를 뿜어낸다. 거실을 바라보도록 사선으로 배치한 서재 데스크와 침실의 트렁크 캐비닛까지, 가죽과 메탈이 섞인 가구는 그 자체로 강렬한 오브제가 되어 공간의 무게감을 준다. 예술적 감각은 계단에서도 이어진다. 이수미, 이은상 작가의 메탈 달항아리 시리즈는 전통적인 백자 형태를 금속 조각으로 해체하고 다시 이어 붙인 듯 전위적인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무심하게 툭 걸어둔 듯해도 빛에 따라 변하는 금속 질감은 공간에 역동성을 더하며, 조 대표가 지향하는 ‘전통의 현대적 재해석’이라는 가치를 대변한다.

거실 한쪽에는 이수미 작가의 작품을 위한 공간이 별도로 마련되어 있다.
지하에 위치한 다이닝 룸. 자연스러운 수형의 우드 테이블에 비건 가죽 시트의 의자를 함께 매치했다. 체어와 코너의 캐비닛은 티모시 울튼 디자인. 코카콜라와 파란 종이컵 사진 작품은 뉴욕 소호의 갤러리에서 구입한 것.

그녀의 하루는 이 아름다운 기물들 사이에서 수행하듯 시작된다. 미국과 한국의 시차를 넘나들며 눈을 뜨자마자 업무에 몰입하기도 하지만, 틈이 나면 어김없이 1층 테라스로 향한다. 북한강 위로 해가 떠오르는 찰나를 바라보며 태양과 물의 에너지를 받는 요가와 명상 시간은 삶에 없어서는 안 될 핵심 리추얼이다. 거실과 오피스 공간은 항상 르버덴의 향기로 채워져 있고, 사랑채 티룸에서는 향기에 맞춰 페어링한 차를 즐길 수 있다. 티 소믈리에와 함께 우려낸 차를 마시며 손님과 담소를 나누는 과정은 일과 삶, 그리고 브랜드가 하나로 연결되는 지점이다.

전 세계 천연 원료를 바탕으로 다양한 향을 선보이는 르버덴 제품.
가장 최근에 구입한 티모시 울튼의 캐비닛. 벽면 거울 작업은 이수미 작가.
지하로 이어지는 계단 입구. 코너에 놓인 메탈 달항아리는 이수미 작가의 작품.
미국에서 사용하던 조립식 침대를 들여온 게스트 침실. 골드 프레임 캐노피 침대와 거울은 리스토레이션 하드웨어.

지금 이 집은 조 대표 개인의 힐링 공간이자, 르버덴의 라이프스타일을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쇼룸이기도 하다. 그녀는 앞으로 이곳을 기반으로 요가와 명상, 티 리추얼을 공유하는 작은 웰니스 커뮤니티를 열고 싶다고 했다. “이 집은 제 라이프스타일이 그대로 담긴 공간이에요. 좋아하는 가구와 향기로 채워져 있고, 해와 물의 풍경을 바라보며 요가와 명상을 할 수 있으며, 동시에 일할 수 있는 오피스 공간도 함께 공존하는 곳이죠. 그런 삶의 방식이 자연스럽게 담긴 공간이 저에게는 ‘집’입니다.” 자신이 사랑하는 기물과 향기, 그리고 자연의 풍경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곳. 삶의 방식이 곧 공간의 정의가 되는 이 집은, 진정한 웰니스의 의미를 묻는 이들에게 고요하지만 강렬한 대답이 되어주고 있다.

마당에서 바라본 조소영 대표의 한옥집. 왼쪽은 주거 공간, 오른쪽 독채는 티룸으로 사용하는 사랑채다. 마당의 수형이 아름다운
분재는 분재 컬렉터인 부모님이 직접 가꾼 것.
침실 테라스에서 북한강이 한눈에 들어온다. 이곳에서 일출을 바라보며 요가를 즐긴다.
티룸으로 사용하는 사랑채. 분재와 티, 르버덴의 향이 어우러지는, 조 대표가 가장 애정하는 공간이다.
침실에서 바라본 사랑채
티룸으로 사용하는 사랑채. 분재와 티, 르버덴의 향이 어우러지는, 조 대표가 가장 애정하는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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