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디오 Fnt를 이끄는 그래픽디자이너 이재민의 유리잔은 이야기도, 용도도 제각기 다르지만 그의 취향을 오롯이 받아준다.

마우스 블로잉으로 만든 미려한 형태와 입술에 닿는 예민하고 섬세한 촉감은 다른 위스키잔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훌륭한 경험을 선사한다. TWL에서 구입했고 집에서 술을 마실 때 가장 애용하는 제품이다. 각각 ‘코우’는 예민한 몰트, ‘레이’는 샴페인 등을 마실 때 좋다.

파리의 생폴 역 근처 빈티지숍에서 구입한 잔. 매우 앙증맞은 크기와 그 안에 빼곡히 새겨진 패턴이 귀여워 구입했다. 진한 식후주를 마실 때 애용한다.

그윽한 텍스처가 일품인 토요 사사키의 제품. 일본에 다녀온 친구한테 선물 받은 잔으로 좋은 일본 술을 만났을 때 눈과 입을 만족시키기 위한 최고의 선택이다. 테두리의 섬세한 도금 처리도 멋지다.

키무라 유리점 창립자의 이름을 딴 키카츠 시리즈의 ‘스템 글라스’. 칵테일에 최적화된 잔으로 ‘에도키리코’ 기법의 섬세한 세공과 더불어 유럽과 일본 그리고 전통과 현대의 미감이 묘하게 어우러진다. TWL에서 구입.

명동에 있는 빈티지숍이자 카페인 케이코 쇼텐에서 구입한 텀블러로, 이번 여름에 가장 많이 사용했다. 80여 년간 시대를 반영한 다양한 소재와 패턴의 식기를 만들고 있는 미국 페더럴 글라스 사의 제품으로 1950~60년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작렬하는 태양 아래 힘차게 뛰어오르는 청새치, 사랑스러운 플라밍고와 야자수 등 플로리다의 멋진 것들이 모두 담긴 이 잔은 여름의 낭만 그 자체다.

페루에서 수공예로 만든 와인 글라스로 중남미 제품을 판매하는 셀렉트숍 볼삭 Bol Sac에서 구입했다. 소박한 스케치의 귀여운 라마와 중남미의 풍경이 10K 도금으로 새겨져 있다. 묵직하고 풍부한 맛의 맥주를 마실 때 주로 애용한다.

기분 좋은 그립과 날렵한 형태, 딱 좋은 용량의 빈티지 잔은 을지로 우주만물에서 구입했다. 자그마한 잔에 마시는 맥주가 훨씬 맛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