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서 멀어져가는 배구공을 보며 울먹였던 <캐스트어웨이>의 톰 행크스에게 윌슨은 무인도에서 의지했던 친구였지만 내게는 꿈의 테니스 라켓 브랜드다.

현존하는 최고의 테니스 선수 로저 페더러. ⓒAELTC/ Tim Clayton

2019 프랑스 오픈 우승자인 라파엘 나달. ⓒCorinne Dubreuil/FFT

윌슨 울트라 100L 라켓 카무플라주.
작년에 테니스를 등록했다. 배드민턴보다는 테니스가 고급스러워 보이기도 하고, 유산소운동을 하려고 생각했던 터라 간단한 상담을 하고 덜컥 등록했다. 근 1년이 되어가는 현재 나의 테니스 실력은 슬프게도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실내 코트에서 강습을 받는데 5개월 정도가 지나서야 겨우 네트 너머로 공을 보낼 수 있었다. 워낙 근력이 없어서 그런지 한 손으로 치는 포핸드는 맥없이 네트를 겨우 넘어갔고, 그나마 두 손으로 라켓을 쥐고 치는 백핸드는 포핸드에 비해서는 힘이 실렸다. 대체 왜 이렇게 실력이 늘지 않을까 고민하며 나만의 라켓이 없어서 그런 것인지 꼼수를 써보려 했지만 아직은 때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만일 구입한다면 브랜드는 단연 윌슨 Wilson이다. 윌슨은 로저 페더러가 사용하는 라켓, 바볼랏은 라파엘 나달이 사용하는 라켓으로 유명하다. 1914년에 설립된 미국 스포츠 브랜드 윌슨은 테니스 외에도 야구, 농구, 골프, 배드민턴 등 다양한 종목의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미국인들에게는 국민 브랜드로 아주 친숙하다고 한다. 라켓 선택의 폭도 정말 다양하다. 무게부터 선호하는 플레이 방법, 플레이를 즐기는 위치 등은 세분화하자면 끝도 없다. 또 공의 체류 시간을 늘려준다거나 프레임의 유연성, 공의 RPM 증가 등 라켓에도 과학 기술이 적용되고 있다. 아직 그런 요소를 고려할 만한 실력은 아니지만 윌슨에서 마음을 빼앗긴 테니스 라켓은 울트라 100L 라켓 카무플라주다. 277g으로 경량인데다 모든 플레이 스타일에 적합하고 블루 컬러의 카무플라주 패턴도 마음에 든다. 매주 테니스를 가기 전 라켓에 대해 알아보고 있지만 개인 라켓을 갖기에는 부끄러운 실력이라 씁쓸해진다. 그렇지만 이 또한 동기부여가 되기에 매주 화요일 저녁마다 나는 테니스장으로 향한다. 윌슨 테니스 라켓을 멋지게 휘두를 날을 꿈꾸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