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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여서 OTC라고도 불리는 원투차차차의 권의현 디자이너는 요즘 가장 잘나가는 집기 디자이너다.

 

 

이제 그는 공간에 필요한 모든 걸 만들 수 있지만, 걸어온 길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회화를 전공하고 미디어 아티스트 밑에서 일할 기회가 있었어요. 설치 예술을 많이 하는 분이라 자연스럽게 뭐든 만들어야 할 게 많았죠. 그때 철이나 나무 등을 접하면서 손으로 만드는 즐거움을 알았어요. 그 후 수제 가구 공방에서 일을 배우다 내 가구를 해야겠다고 결심한 뒤 돈을 모으기 위해 광고회사에 들어갔어요.” 그는 2년 동안 회사를 다녔지만 돈도 모으지 못했고, 힘들기만 한 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권의현 디자이너는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아는 선배가 하는 전시 설치 팀에 들어갔다. 만질 수 있는 다양한 소재를 모두 접하면서 낮에는 현장을 뛰고, 밤에는 공장에서 개인 작업을 했다. 두 가지 일을 겸하는 게고됐지만 밤에는 개인 작업을 마음껏 할 수 있었다. 퀸마마마켓의 리뉴얼 프로젝트는 원투차차차를 알리게 한 계기였다. 어번 정글 컨셉트의 리뉴얼 프로젝트에서 그는 모듈로 확장할 수 있는 아치형의 집기를 제작했다. 전시 후에는 원하는 이들이 모듈을 구매할 수 있어 일석이조였다.

 

원투차차차, 퀸마마마켓, 아치형 모듈 가구

원투차차차를 널리 알리게 한 퀸마마마켓 리뉴얼 프로젝트. 아치형 모듈 가구로 전시 후에는 개별 모듈을 판매했다.

 

집기를 주로 디자인하고 제작하다 보니 주문은 거의 대부분이 상업 공간이다. 뉴욕의 에이랜드, 한남동 파이프그라운드에서도 그의 가구를 만날 수 있고, 최근에는 코오롱의 브랜드 래코드의 노들섬 사옥에 들어갈 모든 집기와 가구도 원투차차차에서 진행 중이다. “사용하는 사람에 따라 조금씩 다른 디자인을 선보였어요. 책상 높이, 조명의 위치 등 의류를 제작하는 분들이 편하게 사용할 만한 가구를 만들었죠. 그런 맞춤의 순간이 즐겁고 보람 있더라고요.” 그동안 집기는 을지로 등에서 매대처럼 제작하는 것이 대부분이었지만 원투차차차의 집기는 가구나 오브제처럼 ‘멋’이 있다. 멋도 있는데 진열한 제품을 돋보이게 하고, 쓰임새도 사무용 가구 못지않게 편하니 그의 집기를 찾는 이들이 늘어나는 것은 당연하다. “만들면서 버려지는 재료를 보며 ‘아, 나는 지옥 갈 거야’ 하는 생각을 종종 해요(웃음). 그래서 요즘에는 어떻게 하면 집기나 가구를 전시나 설치 후에 계속 사용할 수 있을지 고민해요. 이사할 때도 편하게 가져가서 다시 사용할 수 있도록요.” 현재의 성공에 취해 있지 않은 그는 내년에는 직원을 뽑고 싶다는 작은 소망을 전했다. 멀리 돌아온 시간만큼이나 그만의 독보적인 길을 개척해나가길 바라본다.

 

작업실 인테리어, 사무용 가구, 집기 디자이너

그동안 만든 조명과 가구를 일부 전시해둔 의정부 작업실. 특히 조명에는 집기 외에도 개인 작업을 하고 싶은 그의 바람이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