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반을 만드는 양병용 작가의 아틀리에 반김 크래프트에서 진행한 차회로 우치다 요시코 선생의 도시락과 말차, 동백역 하얀집의 헤이즐넛 모나카로 구성된 두 시간가량의 일정이었다. 작은 온실에서 프라이빗하게 즐길 수 있어 더욱 만족스러웠던 시간을 뒤로하고 공방 내부로 들어가 반김 크래프트에서 셀렉트하고 판매하는 갖가지 소품을 구경했다. 소품 하나하나에서 섬세함과 정성이 느껴져 보는 내내 눈이 즐거웠는데, 그중에서도 단번에 눈길을 사로잡은 유리병이 있어 소개한다. 금방이라도 보글거리며 기포가 올라올 것만 같은 생생한 물방울이 인상적인 이 유리병은 일본의 유리 공방 세이코샤 글라스 스튜디오 Seikosha Glass Studio의 나오야 아라카와 Naoya Arakawa 작가가 만든 것. 세이코샤는 1981년에 설립되어 용해로 설계부터 시공까지 직접 제작한 공방에서 독자적인 기술을 사용해 무색의 투명한 글라스를 만들어낸다. 핸드 블로잉 기법을 중심으로 내열 다구부터 인테리어 오브제까지 다양한 유리 작업을 하고 있으며 40여 년간 일본의 유리공예를 선도해왔다고. 유리병 전면에 담긴 물방울 패턴도 아름다웠지만 부채꼴로 제작되어 안정적인 그립감과 물을 따르기 편리하도록 디자인한 물코로 비주얼만큼이나 사용성에도 신경 썼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색깔이 있는 차나 주스 등을 따랐을 때 특히 그 생생한 기포가 아름답게 표현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사악한 가격대지만 그만한 값어치는 충분히 하는 것 같다.
web seikosha-glas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