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이국적이고 동화 같은 곳에서 색다른 분위기와 경험을 시작으로 인생 2막의 커튼을 올리고 싶었다. 그러나 코로나19라는 장애물로 모로코는 커녕 부모님 세대에 떠나는 제주도로 신행을 떠났다. 큰 기대 없었던 여행은 그 어느 나라보다 멋진 제주도의 아름다움을 다시금 느끼게 해주었다. 평화로운 오름과 제주의 미식, 천혜의 풍경을 누리며 속세를 벗어난 무릉도원에서의 신선놀음 그 자체였다. 유유자적 누릴 수 있었던 것은 숙소의 역할도 컸다. 지난 1월 옛 켄싱턴 제주 호텔을 신세계 조선 호텔에서 인수해 그랜드 조선 제주로 새롭게 탈바꿈했다. 특히 50실 규모의 프라이빗한 별도의 공간으로 설계된 힐 스위트는 이국적이고 색다른 경험을 선사했다. 입구부터 리셉션은 정말 해외 디자인 호텔에서 볼 법한 과감한 컬러와 패턴의 향연으로 우리를 격렬히 환영했다. 곳곳에는 멋진 아트 작품들로 거대한 갤러리를 방불케 했고, 숙소 역시 독특한 미감을 자랑했다. 힐 스위트 전용시설의 루프톱 수영장에서 중문 관광단지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뷰를 보며 수영도 하고, 베드에 누어 따스한 햇살을 누리며 태닝을 즐기기도 했다. 올데이 프라이빗 라운지 그랑 제이에서 즐긴 조식과 늦은 밤 칵테일 한잔은 피로와 스트레스를 사라지게 만들었다. 귀여운 GX룸에서 운동도 하고 몸과 마음이 모두 여유를 얻으며 웰빙 그 자체의 시간을 보냈다. 코로나 19 시국에 한적하고 아주 프라이빗하게 즐길 수 있어 더 좋았던 여행이었다. 지구 반대편으로 떠나고 싶어하는 이들의 갈증을 가까운 제주에서도 충분히 해소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