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일정 속에서도 프리즈 기간 한국을 찾은 디자이너 듀오,
지오파토 & 쿰스와 나눈 대화.




오랜만에 다시 찾은 서울은 어떤가? 엘플레이스 한남에서 열린 팝업 갤러리는 물론, 하우스 오브 신세계와 디뮤지엄에서 작품을 선보이게 되어 영광이다. 시간이 흐르며 우리에게 한국 현대미술은 단순히 관심을 넘어 진정한 열정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2018년 처음 한국을 찾았을 때부터 끊임없이 진화하는 서울이 가진 창의성에 매료되었다. 서울은 예술과 디자인이 만나는 지점으로서, 새로운 아이디어가 자라나는 곳이라 생각한다.
엘플레이스 한남에서 열린 팝업 갤러리를 통해 신작들을 선보였는데. 신작 중 하나인 스카라베이 Scarabei를 만든 모래 주조 기법은 복잡한 형태를 구현하면서도 원초적인 질감을 보존할 수 있는 방식이다. 녹인 알루미늄을 손으로 성형한 모래 틀에 부어넣는 과정은 매번 다르게 전개되어, 각각의 작품은 유일무이한 형태를 지닌다. 형태와 색상은 딱정벌레의 무지갯빛 형태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했는데, 이를 통해 변화하는 유기적 물질의 본질을 포착하고자 했다. 자연의 끊임없는 변화를 빛으로 번역하고 싶었고, 차가운 알루미늄에서 따뜻한 빛이 스며 나오게 해, 재료와 감정 사이의 대화를 만들고자 했다. 결과적으로, 이 작품은 자연 속 생명체의 신비로운 아름다움을 담아내고 있다.
스카라베이가 조형적이고 거친 이미지라면, 또 다른 신작 볼 컬러드 Bolle Coloured는 가볍고 경쾌한 느낌을 준다. 볼 컬러드는 스튜디오가 ‘빛’을 살아있는 물질로 탐구하는 과정을 계속 이어가는 작업이다. 비눗방울처럼 찰나에 반짝이며 사라지는 컬러풀한 움직임에서 영감을 받아, 각 유리 구는 공중에 떠있는 하나의 우주처럼 존재한다. 러스터 Lustre라는 전통 기법으로 완성된 유리의 금속 산화물은 얇은 무지갯빛 막을 형성한다. 빛이 움직일 때마다 유리는 변화를 일으키고, 시각적인 연금술처럼 섬세한 변화를 만들어낸다. 호기심과 즐거움을 유도하는 작업이다.
당신들의 작품은 ‘매화’처럼 자연 자체를 오브제로 삼기도, 이번 스카라베이처럼 자연의 재료를 통해 작품을 제작하기도 한다. 당신들에게 자연이 가지는 의미는 무엇인가? 자연의 단순한 아름다움에서 본질을 포착해 조명 조각으로 번역하는 것이 우리 목표다. 모든 작업은 ‘초자연적 백일몽’이라는 개념을 탐색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이 개념은 현실에서 출발해 그 너머로 확장되며, 공감 가능한 감정적 경험을 불러일으킨다. 우리에게 디자인은 단순히 오브제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빛을 통해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과정이다. 이 여정은 기억과 감각, 꿈이 뒤섞인 세계로 이어지며, 개인적인 동시에 보편적인 무언가를 창조한다. 우리는 그 과정을 통해 세상을 경이로움으로 비춘다고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