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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디자이너들을 위한 플랫폼, 헬로 휴먼 하우스.

헬로 휴먼 하우스가 개관을 기념해 선보인 팝업. 뉴트럴 톤의 원목 책상과 마르티노 갬퍼의 스툴을 중심으로 꾸려진 공간. © Jonathan Hokklo
디자인 스튜디오 루스 파츠가 선보인 주방가구 컬렉션. 필요에 따라 분해와 재조립이 가능한 구조로 기능성과 조형미를 함께 보여준다. © Jonathan Hokklo

뉴욕의 디자인 신은 언제나 빠르게 움직인다. 매 시즌 페어마다 수십 개의 부스가 세워지고, 사흘 뒤면 흔적도 없이 철수된다. 비싼 렌트비와 한정된 공간 속에서 브랜드와 디자이너들은 짧은 시간 안에 최대한의 주목을 받기 위해 끊임없이 계산하고 움직인다. 효율과 가시성이 전부가 된 지금, 헬로 휴먼 하우스 Hello Human House는 그 흐름의 반대편에서 출발한다. 지난 9월 맨해튼 차이나타운에 문을 연 이곳은 독립 디자이너들의 홍보를 돕는 PR 회사 헬로 휴먼이 선보이는 첫 오프라인 공간이다. 필요에 따라 갤러리, 오피스, 팝업, 카페, 커뮤니티 라운지로 자유롭게 변모하며 하나의 형식에 머무르지 않는다. “공간은 사치가 아닌 누구나 올라설 수 있는 플랫폼이 되어야 한다”는 설립자 제니 응우옌 Jenny Nguyen의 철학에 따라, 헬로 휴먼 하우스는 비싼 참가비와 과잉 경쟁이 일상이 된 일회성 페어의 구조에서 벗어나 지속 가능한 창작 기반을 구축함을 목표로 한다. 예컨대 오픈을 기념해 선보인 팝업은 응우옌이 사이공의 카페 문화에서 경험한 ‘머무는 행위’의 미학을 반영했다. 카페와 리딩 룸, 쇼룸이 자연스럽게 맞물린 구조 속에서 방문객들은 책과 디자인 오브제를 둘러보고, 커피를 마시며 디자이너들과 대화를 나눴다. 사람들이 편히 머무를 수 있도록 공간은 뉴트럴 톤의 원목 책상과 이탈리아 디자이너 마르티노 갬퍼 Martino Gamper의 산뜻한 색감이 돋보이는 스툴을 중심으로 꾸려졌다. 한 달 뒤 열린팝업에서는 디자인 스튜디오 루스 파츠 Loose Parts가 원목으로 완성한 주방 가구 컬렉션을 선보이며 개관 당시보다 한결 느긋하고 차분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창작자는 더 많이, 더 빠르게 생산하고, 소비자 역시 최대한 많은 브랜드를 한눈에 담으려 하는 시대, 헬로 휴먼 하우스는 한 번에 하나씩, 느리게 쌓이고 오래 머무는 방식을 택한다. 갤러리의 문턱은 높고 페어 참가비는 과도한 뉴욕의 현실 속에서 이처럼 독립 디자인이 제 속도로 성장할 수 있는 공간은 창작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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