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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게 피고 지는 꽃은 언제나 머무른 시간 이상의 의미를 남긴다. 오래도록 인간은 말로 붙잡기 어려운 감정과 기억을 꽃에 빗대어 전해왔고, 그 상징은 시대와 장소를 건너며 되새겨져왔다. 프랑스 아셰트 출판사의 헤리티지 컬렉션을 한국어판으로 선보인 신간 <꽃의 말>은 이 오래된 상징의 계보를 단단하게 더듬어가며 정리한 책이다. 책은 전 세계 80가지 꽃을 통해 신화, 문학, 역사, 식물학을 넘나드는 이야기를 사전 형식으로 엮었다. 그리스 신화의 히야신스, 고대 이집트 장례 의식에 사용된 개양귀비, 인도와 일본에서 신성시된 연꽃처럼, 꽃에 얽힌 서사는 장식적 의미를 넘어 인간의 의례, 신앙, 정서와 밀접하게 엮여왔다. 이러한 문화의 축적은 꽃이 문명 속에서 감정과 의미를 전해온 매개체임을 여실히 증명한다. 디올 향수 ‘쁘와종’을 탄생시킨 투베로즈, 프란체스코 교황이 문장(紋章)으로 삼은 쥐오줌풀, 라푼젤의 초롱꽃 등은 우리가 익숙해 지나쳤던 꽃의 의미를 새로운 각도로 드러내며 그 속에 숨어 있던 의미를 전한다. INSTAGRAM @b.read_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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