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코올 없이도 충분히 행복한 멤버십 클럽, 더 메이즈를 소개한다.

요즘 미국 Z세대 사이에선 스스로를 ‘소버 큐리어스 Sober Curious’라 소개하는 이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술을 완전히 끊지 않더라도 무의식적으로 이어져온 음주 문화에 질문을 던지고, 마시기 전 각자의 선택을 다시 살펴보자는 태도다. 지난해 10월 맨해튼의 중심부에 문을 연 알코올 없는 멤버십 클럽 ‘더 메이즈 The Maze’ 역시 이런 변화의 흐름 위에서 탄생했다. 연간 회원제로 운영되는 이곳은 다이닝, 커피, 웰니스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하되 술을 매개로 하지 않는 만남을 제안한다.
더 메이즈는 17년째 금주 생활을 이어오고 있는 창립자 저스틴 걸랜드 Justin Gurland가 자신이 과거 금주와 회복의 과정을 거치며 체득한 경험에서 비롯된 공간이다. 알코올 및 중독 분야를 다루는 사회복지사로도 활약하고 있는 그는 술 없이도 충분히 즐겁고 밀도 있는 만남이 가능하다는 점을 직접 증명하고자 했다. 설계를 맡은 오파 아키텍처 Opa Architecture와 라우브 스튜디오 Laube Studio는 약 430㎡(약 130평) 규모를 구상하며 공간이 주는 소속감과 편안함에 초점을 맞췄다. 다이닝 룸, 카페 및 코워킹 공간, 스포츠 라운지, 논알코올 음료를 대접하는 스피크이지 바로 이어지는 구성은 차분한 녹색 톤의 타일 바닥과 공간 곳곳을 느슨하게 연결하는 열린 문의 동선을 따라 펼쳐진다. 클럽 회원을 대상으로 매일 운영되는 아메리칸 레스토랑은 셰프 톰 콜리키오 Tom Colicchio와의 협업으로 제철 식재료와 지역 농산물을 중심으로 한 메뉴를 선보인다.



비즈니스 모델이기 이전에 설립자 자신의 경험에서 출발한 공간인 만큼, 더 메이즈의 핵심은 무엇보다 회원들을 위해 촘촘히 설계된 프로그램에 있다. 정기적으로 열리는 소규모 네트워킹과 ‘코너스톤 그룹’ 모임은 공통된 관심사나 비슷한 삶의 단계에 따라 회원들을 매칭해 자연스럽게 관계를 쌓도록 돕는다. 술 없이 서로를 알아가는 법을 잠시 잊고 지냈던 어른들에게, 더 메이즈는 우리가 한때 맑은 정신으로도 충분히 연결될 수 있었음을 상기시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