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디올 FW 쇼에 초대받은 사람들은 모두 의자를 2개씩 받았다. 바로 파리를 대표하는 ‘그 초록색 의자’. 미니어처 버전으로 제작된 이 녹색 의자 아랫면에는 디올의 로고가 새겨져 있다.

이는 쇼가 열리는 공간을 상징하는 것이기도 하다. 튈르리 정원은 파리의 녹색 의자에 앉아 감상할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곳 중 하나다.


이 녹색 의자, 그러니까 ‘세나 의자 Sénat Chair’가 파리에 처음 등장한 것은 1923년이다. 프랑스 상원(Sénat)의 의뢰로 제작된 이 의자들은 처음에는 인근 뤽상부르 공원에, 이후 파리 전역의 공원과 정원으로 확산되었다. 도시를 대표하는 의자임에도 불구하고 디자이너와 제조업체는 현재까지 밝혀지지 않았다.

세나 의자가 1990년대에 접어들어 노후화되자 교체가 필요해졌고, 이때 프랑스 가구 브랜드 페르모브 Fermob가 생산을 맡게 되었다. 이 의자는 ‘RAL 6013 코드’의 고유한 녹색으로 도색되어 오늘날 파리를 떠올릴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녹색 의자로 자리 잡았다.

그런데 잠깐. 이 의자의 이름을 ‘뤽상부르Luxembourg’로 알고 있다고? 그럴 수 있다. 2002년, 페르모브가 디자이너 프레데릭 소피아 Frédéric Sofia에게 세나 의자를 소비자용으로 재해석해 달라고 의뢰한 결과물이 현재의 뤽상부르다. 소피아는 인체공학적 편안함을 높이기 위해 새로운 팔걸이와 곡선형 슬랫 단면을 설계해 기존의 불편함을 해소하고, 알루미늄 소재를 채택해 무게를 대폭 줄였다. 세나 의자의 근본적인 형태는 유지하면서도 실용성을 향상 시킨 것이다. 세나 의자는 여전히 상원 전용으로만 제작된다.

파리를 걷다 마주치는 녹색 의자가 세나인지 뤽상부르인지 구별하고 싶다면, 의자를 직접 들어보면 된다. 철제인 세나는 묵직한 반면, 알루미늄 소재의 뤽상부르는 훨씬 가벼워 공원과 정원 안에서 자유롭게 이동시킬 수 있다.
EDITOR | 박슬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