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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보이는 하늘과 보이지 않는 우주 사이, 상상 속 무한한 공간을 텍스타일로 옮긴 메타포의 벨 에투알 컬렉션. 이를 디자인한 에밀리 파랄리티치 디렉터와 한국 쇼룸의 임지영 대표, 두 관계자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Gaëlle Le Boulicau

프랑스를 대표하는 패브릭 하우스 메타포 Métaphores가 2026년 뉴 컬렉션 ‘벨 에투알 Belle Étoile’을 발표했다. 실내 장식 직물 전문 브랜드이자 에르메스 텍스타일 계열에 속한 메타포는 실크 가구 직물 전문 아틀리에 베렐 드 벨발 Verel de Belval, 수제 말총 직조를 진행하는 르 크랭 Le Crin에서 수백 년 전통의 장인정신을 근간으로 텍스타일을 생산하며, 지속 가능한 개발 철학을 컬렉션 전반에 반영하고 있다. 벨 에투알은 움직이는 하늘에서 영감을 얻었다. 눈에 보이는 하늘과 보이지 않는 우주 사이, 우리 상상 속 무한한 공간을 텍스타일로 옮겨온 것. 컬렉션 곳곳에서는 구름의 부드러움, 성운의 빛남, 천체의 흔적, 그리고 별빛 아래 펼쳐진 풍경이 섬세하게 직조와 문양으로 구현됐다. 시각적으로는 견고한 구조와 질감, 그리고 때로는 미래적 네오퓨처리즘 아이콘이 결합된 디자인이 특징이다. 이는 지상의 관찰과 우주적 사유가 교차하는 접점에서 얻은 시적이고도 현대적인 시각 언어다. 이번 컬렉션은 하늘을 그 위에서 내려다보는 경험과 지구를 하늘에서 바라보는 관찰을 통해 얻은 인상을 질감과 패턴으로 해석해내며 중력과 시간 사이에서 빛과 색이 서로 춤추는 것처럼, 각 소재마다 빛과 그림자, 시각적 밀도와 가벼움 사이를 오가는 신비로움을 느낄 수 있다. ‘우주적 상상력’과 ‘감성적 직조’, 그리고 네오퓨처리즘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로 정리한 메타포의 벨 에투알 컬렉션을 만나보자.

우주적 상상력

이번 컬렉션은 ‘천체적 테마’를 핵심 개념으로 삼은 우주적 상상력에서 출발한다. 하늘과 지구 사이, 인간의 감각으로는 온전히 닿을 수 없는 공간이 벨 에투알의 주요한 영감의 원천이다. 천체와 지구 사이의 관계, 그리고 그 사이를 흐르는 시간이라는 개념을 근간으로, 구름이 층층이 쌓인 풍경, 느리게 번지는 오로라, 자기 폭풍과 소행성의 먼지 같은 자연 현상은 직물 위에서 추상적인 이미지로 재해석되었다. 달의 그림자에서 성운의 빛, 새들의 비행에서 로켓의 발사에 이르기까지, 각각의 패브릭은 하나의 여정을 그려낸다. 직물에는 빛을 반사하거나 흡수하는 효과를 더해 천체의 움직임과 변화성 또한 암시했다.

© Gaëlle Le Boulicau
© Gaëlle Le Boulicau
© Gaëlle Le Boulicau
© Gaëlle Le Boulicau

INTERVIEW

메타포 크리에이션 &이미지 디렉터 에밀리 파랄리티치 Emilie Paralitici

이번 컬렉션을 한 문장으로 설명한다면요? ‘아름다운 별’이라는 이름인 벨 에투알은 시적이지만 개인마다 다른 의미도 있을 법한데요. 프랑스에서는 ‘아름다운 별 아래에서 잠든다’는 의미로 읽힙니다. 별이 각자의 길을 비추는 존재로 여겨지기도 하죠. 저는 자연 속에 몸을 두고 하늘을 바라보는 단순한 행위가 상상력을 자극하는 출발점이라고 믿습니다. 하늘은 언제나 우리 위에 있지만 빛과 색, 형태는 끊임없이 변합니다. 그런 영원한 변화야말로 이 컬렉션의 출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2026년 패브릭과 인테리어 디자인의 트렌드는 어떻게 보시나요? 저는 의식적으로 트렌드에서 멀어지려고 합니다. 메타포의 접근 방식은 유행을 따르기보다, 강하고 지속 가능한 창조적 세계를 만드는 데 있습니다. 사람들이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자신만의 해석으로 오래 사용할 수 있는, 그런 텍스타일을 제안하고 싶습니다. 이는 특정 유행을 좇는 것이 아니라, 독자적인 창작의 힘을 갖는다는 의미입니다.

그렇다면 메타포의 스타일은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요? 조심스러운 표현이지만, 제 스스로가 트렌드를 만드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트렌드를 좇는 입장이 아니죠. 그래서 메타포의 가장 큰 특징은 영향받지 않는 태도, 그리고 자기만의 비전입니다. 우리는 우리 가치에 충실하면서 현대적이고 영감을 주는 세계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다른 프랑스 패브릭 하우스와 차별화된 점은 무엇일까요? 메타포는 단지 제품을 만드는 곳이 아니라 360도 세계관을 가진 브랜드입니다. 제품, 이미지, 공간 연출까지 하나의 이야기로 연결되며, 각 컬렉션은 단순한 시즌물이 아니라 하나의 시대적 도서관처럼 누적 및 보완되는 체계로 존재합니다. 그래서 시간이 쌓이면서 하나의 텍스타일 아카이브가 되는 거죠.지속

가능성 또한 브랜드의 매우 중요한 키워드인데, 이에 대한 철학을 설명해주세요. 우리는 섬유 소싱과 소재에 대한 주의 깊은 태도, 즉 가능한 한 유럽 내에서 지역 장인정신과 연결된 섬유를 찾는 것, 인공 섬유를 줄이고 자연 섬유를 사용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이는 단순히 마케팅을 위한 지속 가능성이 아니라, 총체적이고 근본적인 접근입니다. 프랑스에서 최대한 가까운 지역의 특화된 장인성과 협력해 생산하고, 이를 통해 탄소 발자국을 낮추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 Gaëlle Le Boulicau
© Gaëlle Le Boulicau
© Gaëlle Le Boulicau

네오퓨처리즘

시적 이미지에 머무르지 않고, 미래를 향한 네오퓨처리즘적 시선을 분명히 드러낸 것 또한 벨 에투알의 특징이다. 우주 탐사와 과학 기술에서 차용한 이미지는 입체적인 조직과 두께감 있는 소재, 그리고 때로는 거칠고 밀도 높은 기법을 통해 긴장감을 형성해낸다. 이는 미래에 대한 동경과 함께, 오늘날 우리가 마주한 기술 진보의 불확실성을 동시에 반영한다. 브루탈리즘을 연상시키는 형태와 구조적인 패턴은 섬세한 직조와 대비를 이루며, 감성적 요소에만 치우치지 않은 균형을 만든다. 이러한 대비는 공상 과학적 상상력이 장식적 이미지에 그치지 않고, 실제 텍스타일의 물성과 구조 안으로 스며들었음을 보여준다. 미래를 이상화하기보다, 현재 시점에서 해석된 ‘동시대적 미래성’을 직물로 구현한 셈이다.

INTERVIEW

메타포 한국 쇼룸 민트 SL 대표 임지영

민트 SL에 대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민트 SL은 2007년부터 인테리어를 기반으로 텍스타일과 오브제, 조명에 관심을 갖고 집중해온 브랜드입니다. 현재 에르메스 계열에 속한 메타포 패브릭과 생루이 조명의 디스트리뷰터이자, 다양한 인테리어 머티리얼을 전문적으로 수입하는 동시에 인테리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회사입니다. 우리 디자이너들은 초기 콘셉트 구상부터 가구 및 장식 자재 선정, 시공 도면 제작, 프로젝트 총괄에 이르기까지 모든 단계에 참여하며, ‘최첨단’과 ‘타임리스’라는 키워드 중심으로 공간을 창조합니다.

유구한 전통과 역사를 가진 수많은 패브릭 하우스 중, 특별히 메타포를 국내에 소개하기로 결정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메타포는 패브릭 직조 회사를 넘어 ‘리빙 헤리티지’로 기능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15세기부터 현재까지 축적된 패브릭을 지속적으로 수집하고 보존해온 아카이브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수집된 섬유 컬렉션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어요. 다양한 패브릭 스와치와 구아슈 Gouache, 카드 레이아웃을 포함한 페이퍼 도큐먼트, 패브릭 샘플이포함된 앨범 등, 현재까지 총 100만 개의 패브릭과 문서가 있습니다. 방대한 헤리티지는 에르메스 섬유 소장 아카이브로, 섬유 디자인 헤리티지를 이루는 핵심 자산이자 시대를 초월한 디자인 영감의 원천으로 작동하고 있죠.

메타포 본사와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궁금합니다. 현대적인 마감과 질감에 어울리는 장식 패브릭을 찾던 중, 파리 생제르맹의 메타포 쇼룸에서 동시대적인 공간에 적용할 수 있는 패브릭을 발견해 기뻐한 기억이 납니다. 1981년 인테리어 디자이너 올리비에 누리 Olivier Nourry가 브랜드를 창립했다는 사실도 인상적이었죠. 메타포와 생루이 크리스털 조명을 함께 하나의 공간에 소개하며, 그들의 헤리티지를 전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본사는 우리와 헤리티지, 컬렉션, 창작 과정을 공유하고, 우리는 그 영감을 디자이너들과 연결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메타포의 철학을 한국에 온전하게 전달하기 위해 가장 크게 신경 쓴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컬렉션을 단순히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안에 담긴 영감의 맥락과 사고 과정을 함께 전달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주안점을 둬요. 메타포는 매년 새롭고 창의적인 컬렉션을 선보입니다. 매년 6월 파리에서 동료 에브게니가 한국에 와서 직접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하며 모든 패브릭 컬렉션에 담긴 레퍼런스와 아이디어의 출발점을 공유합니다. 국내에서는 민트 SL 쇼룸을 직접 방문해 신제품 샘플을 보고, 실제 퍼니싱 환경 속에서 패브릭을 경험하며 영감을 얻을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소통의 장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매 시즌 새롭게 출시되는 피스들을 가장 효율적으로 배치하기 위한 고민도 클 것 같습니다. TAXA에서는 메타포의 패브릭을 단순한 직물이 아닌, 자연에서 영감을 받은 하나의 표현 매체로 소개하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 작가들과 함께 협업하는 등의 퍼니싱 작업을 통해 패브릭이 공간 안에서 어떻게 해석되고 확장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또한 가구, 커튼, 벽지 등을 아트 피스로 활용하는 등 연출을 통해 소재의 특성과 스펙을 명확히 전달하기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

이번 벨 에투알 컬렉션에 대한 개인적인 견해가 궁금합니다. 가장 눈길이 간 패브릭은 폴라 Polar예요. 북극광의 반짝이는 색감을 반영한 폴라는 새롭게 가공된 난연성 원단에 극지방 하늘의 생동감 넘치는 아름다움을 담아냈죠. 전통적인 헤링본 태피스트리의 정신을 계승하여, 정교한 그래픽과 유려한 색채의 조화가 돋보입니다. 아폴로 Apollo 컬렉션 역시 제가 좋아하는 피스인데요, 이 컬렉션은 우주 시대의 캡슐과 단열재에서 영감을 받아, 기계적 정밀함과 직물의 부드러움 사이의 균형을 탐구합니다. 직조를 자세히 보면 니트 레이스 날실은 금속 리본 형태로 면 씨실과 교차하며 달 착륙선 내부의 기어 장치를 연상시키고, 무광과 유광 요소의 조화는 원단의 각도에 따라 미묘하게 변화하는 역동적인 반짝임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디테일은 실용적 측면의 원단을 너머 예술적 감수성을 불러일으킵니다.

TEL 02-518-6620

© Gaëlle Le Boulic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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