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로고보다 ‘누가 만들었느냐’가 소비의 새로운 기준이 되고 있다. ‘좋아 보이는 것’이 넘쳐나는 시대에, 진짜 좋은 것을 알아보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디자이너가 운영하는 디자인 숍 세 곳을 소개한다.
아르키스토 Arkisto

산업 디자이너 심승연과 디자인 스튜디오 리모트의 강주성 대표, 그리고 공간 기획과 운영 전반을 맡은 백솔 대표의 아르키스토. 서촌에 자리한 오프라인 숍은 세 사람이 직접 디자인한 공간으로, 핀란드의 빈티지 제품을 소개하며 자체 상품 또한 기획·제작한다. 핀란드에서 석사 과정을 보낸 강주성 디자이너는 화려한 장식 없이도 공간에 깊이를 더하는 아라비아 핀란드의 식기 디자인들에 매료되었고, 당시 그가 수집한 오브젝트들은 현재 아르키스토 매장에서 만날 수 있다. 심승연 디자이너는 핀란드의 디자인 언어가 서촌과 잘 어울릴 수 있도록 공간을 풀어냈다. 옛것과 새것이 공존하는 아카이브로 이 공간을 해석했으며 알바 알토 특유의 소박한 분위기를 살리는 동시에 아크릴과 같은 현대적 소재를 사용해 숍의 선반과 캐비닛을 완성했다.



@arkisto.kr
서울특별시 종로구 자하문로24길 44 1F
화요일~일요일 12:00-19:00
KW 쇼룸

KW 쇼룸에서는 워크룸의 책과 카우프만Kaufman의 제품을 만날 수 있다. 카우프만은 디자인 스튜디오이자 출판사인 워크룸의 유현선이 운영하는 브랜드로, 책·영화·노래에서 읽거나 들은 ‘문장’에 해석을 더한 사물을 만든다. 출판사에서 출발한 브랜드답게, 문장이 곧 제품의 출발점이다. 브랜드 이름은 각본가 찰리 카우프만에서 가져왔다. 문장으로 물건을 만드는 일이 각본으로 하나의 세계를 짓는 일과 닮았다고 생각했고, 마침 독일어로 Kaufmann은 ‘상인’이라는 뜻이기도 하다(브랜드명에서는 n을 하나 줄여 Kaufman으로 표기한다). 카우프만의 첫 번째 제품은 ‘각본가를 위한 셔츠’다. 스파이크 존즈 감독, 찰리 카우프만 각본의 영화 <어댑테이션>에 등장하는 “각본에 내 이야기를 썼어.”라는 문장에서 시작했다. 이후 에디터와 디자이너를 소재로 “EDITORS need to BUY more things. DESIGNERS need to READ more books.”라는 문장을 그래픽으로 풀어낸 리버시블 티셔츠도 선보였다. 또한 1969년 <경향신문>이 주 4일제의 미래를 상상하며 쓴 문장에서 출발한 ‘4일제, 사실 3일 쉬기 달력’을 만들었다. 워크룸은 현재 주 4일제를 시행 중이다. KW 쇼룸은 카우프만의 제품과 워크룸의 책을 함께 볼 수 있는 공간으로 운영된다.



@kaufman.read.buy
서울시 종로구 자하문로19길 25 2F
영업일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별도 공지
낫 포 세일Not For Sale

나무를 비롯해 금속, 가죽 등 다양한 재료로 작업하는 임정주 작가와 공예 기반의 전시·공간·브랜딩을 넘나드는 김순영 기획자가 함께 운영하는 낫 포 세일. 11년간 두 사람이 만들어온 물건과 오브제들이 쌓이며 자연스럽게 공간으로 이어졌다. 함께 여행하며 상상해온 공간을 현실에 옮긴 이곳은 두 사람이 직접 디자인하고 제작한 결과물로 채워져 있다. 빼곡히 채우는 것보다 각각의 물건이 지닌 구조와 만듦새가 잘 보이는 밀도를 유지하는 것이 이들의 목표다. 물건의 제작은 공예적 태도를 유지하면서도 지속적인 생산이 가능한 구조 안에서 이뤄지며, 물건과 오브제의 경계가 교차하는 지점에 있는가 또한 중요한 기준이 된다. 낫 포 세일에서는 이따금 ‘에피소드Episode’라는 전시를 통해 각 기획에 맞는 작가와 브랜드의 작업을 하나의 스토리로 엮어 선보인다. 첫 번째 에피소드는 액자를 주제로, 두 번째 에피소드는 ‘Steady States’라는 타이틀 아래 테일러숍을 운영하는 안은진 대표와 함께 그의 아들의 드로잉을 반영한 재킷과 손·총·뱃지 형태의 반짇고리를 공개했다. 에피소드는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예정이다.



@NOTFORSALE
종로구 필운대로11길 7-3 B1
금요일, 토요일 12:00-18: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