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를 넘어 이어온 크리스털 하우스 생루이가 서울 도산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었다.
알자스의 작은 공방에서 시작된 장인정신이 빚어낸 크리스털의
아름다움을 이제 도심 한가운데에서 경험할 수 있다.


400년이 넘는 시간을 견뎌온 생루이는 언제나 장인정신과 품질, 그리고 전통과 혁신이 공존하는 브랜드였다. 1586년, 프랑스 동부 알자스 지방의 작은 마을 뮌스탈 Munsthal에서 시작된 이 유리공방은 1767년 루이 15세의 칙허로 왕실 유리공방으로 지정되었고, 1781년에는 유럽 대륙 최초로 크리스털 조성법을 완성했다. 지금도 같은 곳에서 이어지고 있는 이 공방의 역사와 기술이 서울 도산플래그십의 공간에도 자연스럽게 녹아 있다. 공방이 자리한 토양과 그 주변을 감싸는 숲, 뜨겁게 타오르는 고로의 분위기를 공간 곳곳에 반영하고, 다이아몬드 커팅에서 착안한 건축적 디테일을 더해 브랜드의 언어를 입혔다. 1층에서는 생루이의 정수를 담은 테이블웨어와 오브제를 만나고, 2층에서는 샹들리에처럼 좀 더 큰 스케일의 조명을 상담하며 집의 구조나 사진을 토대로 색과 구성을 시뮬레이션할 수 있다. 공방의 노하우를 전하는 시연과 VR 체험 또한 이곳만의 특별한 경험이다. 단순한 매장이 아니라, ‘빛을 다루는 기술이 어떻게 생활 속으로 들어오는지’를 직접 체감할 수 있는 장치인 셈. 도산 플래그십 오픈을 기념해 서울을 찾은 생루이의 CEO 제롬 드 라베르뇰과 마주 앉아 생루이가 전하고자 하는 가치와 앞으로의 비전을 들어보았다.



생루이가 오랜 시간 동안 변함없는 생명력을 유지해온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생루이는 타임리스한 브랜드다. 전통 위에서 끊임없이 새로움을 추구하고, 외부 디자이너와 협업해 시대의 감각을 브랜드에 불어넣는다. 그들의 비전이 생루이의 언어와 만나 매번 새로운 얼굴을 만들어준다.
브랜드가 지켜온 핵심 가치를 공예 관점에서 설명해달라.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는 세 가지다. 높은 수준의 장인정신과 수공 작업, 품질, 그리고 전통과 혁신의 결합이다. 역량 있는 글라스 메이커를 키우는 데만 10년이 걸리고, 그 다음 ‘장인’이 되기까지는 더 긴 시간이 필요하다. 우리는 지식이 현장에서 눈으로 보고 손으로 익혀지는 만큼, 장인의 연령을 ‘아름다운 피라미드’로 유지하며 세대 간 전승을 관리한다.
이번 도산 플래그십 스토어는 어떤 개념에서 출발했나? 공방의 세계를 서울에 옮기고자 했다. 바닥은 생루이가 자리한 토양과 모래를, 우드는 공방을 둘러싼 숲을, 그레이는 고로를 상징한다. 매장 곳곳에 ‘커팅의 각’을 더해 빛이 반사되는 경험을 만들었고, 제작 노하우 전시와 데모, VR로 공예 과정을 직접 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동선을 구성할 때 특히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은 무엇인가? 1층은 데커레이션과 테이블웨어 중심의 빠른 선택을, 2층은 샹들리에 같은 프로젝트형 조명을 충분히 상담할 수 있는 공간으로 설계했다. 조명 수, 형태, 마감, 컬러를 시뮬레이션하고, 집 사진을 가져오면 실제 공간과의 조화를 다각도로 확인한 뒤 맞춤 구성을 제안한다. 이런 경험은 도산 플래그십에서만 가능하다.
최근 컬렉션에서 읽히는 변화와 아시아 고객의 취향에는 어떤 특징이 있다고 보나? 디자인은 좀 더 순도 높은 방향으로 정제되는 흐름이 있다. 다만, 아시아 고객은 정교한 커팅과 그에 따른 빛의 반짝임을 여전히 사랑한다. 그래서 피에르 샤르팡의 ‘카덴스 Cadence’처럼 현대적 언어를 확장하면서도, ‘폴리아 Folia’ 계열의 모듈러, 포터블 조명처럼 공예성과 실용을 함께 제안하고 싶다.
글로벌 브랜드의 관심이 서울로 집중되는 흐름 속에서, 생루이는 이 도시를 어떻게 바라보나? 한국 고객은 기능성과 심미성을 함께 원한다. 장인정신과 수작업, 전통과 혁신을 잇는 태도에도 깊이 공감한다. 그런 점에서 서울은 생루이가 전하려는 가치를 가장 선명하게 경험할 수 있는 도시라고 생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