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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에서 현지인들에게 더욱 사랑받는 비 파티세리의 벨린다 렁을 만났다. 그녀는 베이커리의 인기 비결을 빵 굽는 사람들의 행복한 에너지라고 말한다.

타르틴, 치즈케이크 팩토리 등 유명 빵집으로 가득한 샌프란시스코. 그 한 켠에 현지인들이 보물처럼 여기는 베이커리가 있다. 빵을 사려는 사람들로 몇 시간씩 길게 줄이 늘어서는 곳. 관광객보다 현지인들이 더 사랑하는 곳. 바로 비 파티세리 b. Patisserie가 그곳이다. 내년 초, 서울 오픈을 앞두고 한국을 찾은 비 파티세리의 베이커 벨린다 렁 Belinda Leong을 만났다. “비 파티세리는 일종의 모던 티 살롱이에요. 남녀노소 누구나 편히 와서 좋은 에너지를 느끼고 갈 수 있는 베이커리를 만드는 것이 우리의 목표입니다.” 벨린다가 부드러운 미소를 띠며 말했다. 그녀는 샌프란시스코의 유명 베이커리인 게리 댄코 Gary Danko에서 페이스트리 셰프로 8년간 근무했다. 또 덴마크의 노마 Noma와 프랑스의 피에르 에르메 Pierre Herme 등 유명 레스토랑과 디저트숍에서 경력을 쌓았다. 2014년에는 요리계의 오스카상이라 불리는 제임스 비어드 어워드의 베스트 페이스트리 셰프 파이널리스트에 오를 만큼 현지에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비 파티세리는 유명 베이커인 미셸 수아스 Michel Suas와 함께 오픈한 것. 그는 제빵 관련자들 사이에서 두루 읽히는 책인 <Advanced Bread and Pastry : A Professional Approach>의 저자로, 샌프란시스코 베이커리계의 대부로 추앙받고 있다. “미셸이 운영하는 베이킹 클래스에 참여했다가 유럽에서 돌아온 그가 제빵 사업을 하고 싶어한다는 것을 알게 됐죠. 그래서 함께 시작하게 됐어요.” 그렇다면 비 파티세리를 지금의 자리로 끌어올린 시그니처 메뉴는 무엇일까. 벨린다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운을 뗐다. “퀸 아망이요. 프랑스 브리트니 지방의 전통 디저트를 우리만의 테크닉으로 새롭게 개발한 메뉴예요.” 퀸 아망은 1860년대 프랑스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납작하면서도 단단한 밀도의 빵이다. 이를 벨린다가 크루아상처럼 보다 촉촉하고 부드러운 느낌으로 재탄생시킨 것. 퀸 아망은 퀸 아망 클래식과 초콜릿, 패션프루트나 망고 등 제철 과일을 넣은 것 등 12~14가지의 다양한 맛으로 준비된다. 비 파티세리 앞은 퀸 아망을 사기 위해 길게 줄을 선 사람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매년 퀸 아망 데이를 정해 퀸 아망만 대량으로 만들기도 해요. 첫 해에는 3시간도 채 되지 않아 3000개의 퀸 아망을 팔았어요.” 퀸 아망은 주중에는 1200개, 주말에는 1500개 정도 만드는데 하나도 남김없이 팔려나갈 정도다. 이외에도 직접 구운 빵으로 만든 샌드위치도 인기가 좋다. 벨린다는 비 파티세리의 또 다른 인기 비결을 빵 만드는 사람의 ‘에너지’라고 말한다. “유럽 레스토랑에서 근무할 당시, 대부분의 스태프가 위에서 지시하는 대로 움직이고 항상 경직되어 있었어요. 하지만 음식은 그것을 만든 사람의 에너지를 보여주는 매개체라고 생각해요. 소울이 들어가기 때문이죠. 만드는 사람이 행복하면 그 음식도 맛있어져요.” 매일 12시간 이상 힘들게 근무하는 직원들의  업무 환경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 샌프란시스코 사람들이 매일 아침 그녀의 빵집에서 퀸 아망과 커피 한잔으로 하루를 시작하며 행복한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숨겨진 비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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