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과 뷰티, 자동차라는 고유의 영역을 넘어 ‘미식’이라는 이름으로 확장 중인 브랜드들의 세계.
특유의 감각과 미학이 어우러진 다이닝 스폿 다섯 곳을 소개한다.







도심 속 정원을 품은 식탁
Gucci Osteria Seoul
한남동에 위치했던 ‘구찌 오스테리아 다 마시모 보투라 서울’이 이전해 청담의 구찌 플래그십 스토어로 자리를 잡았다. 피렌체, 베벌리힐스, 도쿄에 이어 전 세계 네 번째로 선보인 구찌 오스테리아인 이곳은 고급스러움과 친근함이 공존하는 미식 경험을 제안한다. ‘수직 공원’ 컨셉트를 반영한 공간은 전면 유리창을 통해 180도 파노라마 뷰를 선사하며, 도심 속 공중 정원을 연상시키는 여유를 더한다. 전형규 총괄셰프는 리뉴얼 오픈을 기념하며 마시모 보투라의 비전을 바탕으로 이탈리아 전통을 현대적으로 풀어내 새로운 단품 메뉴들을 마련했다. 오징어 요리를 재해석한 ‘셰피아 바이 셰피아’, 감자 뇨끼에 숙성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 치즈를 더한 ‘부로 에 오로’, 한우와 흑돼지의 풍미를 살린 파스타 ‘라구 462’ 등 모든 메뉴는 전통적인 이탈리아 요리에 한국적인 해석을 더해 완성됐다. 시칠리아 전통 요리에서 영감을 받은 줄무늬 전갱이 타르타르 베까피코 Beccafico에서 시작하는 런치 및 디너 테이스팅 코스는 각각 다른 구성으로 식사의 깊이를 더한다. 공간과 미학, 그리고 미식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이곳에서, 구찌는 패션 하우스로서의 감각을 새로운 방식으로 확장 중이다.




여행의 예술로 빚은 미식
Arnaud Donckele & Maxime Frédéric at Louis Vuitton
프랑스 남부 생트로페의 화이트 1921 호텔에 자리한 ‘아르노 동켈레 & 막심 프레데릭 앳 루이 비통’은 루이 비통 컬리너리 커뮤니티의 발상지로, 하우스의 미식 세계를 상징하는 공간이다. 2020년부터 시작된 루이 비통의 호스피탈리티 여정은 ‘여행의 예술’이라는 철학을 미식의 언어로 확장하며 장인정신과 창의성, 그리고 따뜻한 환대를 하나의 경험으로 엮어낸다. 레스토랑은 미쉐린 스타 셰프아르노 동켈레와 파티시에 막심 프레데릭이 이끌며, 제철 재료의 풍미를 중심으로 한 지중해식 메뉴를 선보인다. 부드러운 마블 토마토, 지롤 버섯으로 채운 라비올리, 벨루테 소스를 곁들인 로스트 가금류, 해조류와 감귤로 풍미를 더한 브릴 뫼니에르 등 메뉴는 ‘인터내셔널 요리, 창의적 요리, 문화적 요리’라는 세가지 축을 통해 루이 비통만의 미식 미학을 구현한다. 식탁은 모노그램 플라워를 우아한 기하학적 패턴으로 재해석한 ‘컨스텔레이션’ 테이블웨어가 장식한다. 이에 바버 & 오스거비 Barber & Osgerby의 미니 벨 램프와 자넬라토/보르토토 Zanellato/Bortotto가 가죽을 엮어 디자인한 조명 등 새롭게 해석된 오브제 노마드 컬렉션이 더해지며, 공간은 생트로페의 감성과 어우러진 따뜻하고 세련된 분위기를 완성한다.




기억과 역사가 머무는 공간
Cavallino by Ferrari
이탈리아 마라넬로의 페라리 공장 인근에 자리한 카발리뇨 레스토랑은 1950년 문을 연 이후 브랜드의 역사와 함께해온 상징적인 레스토랑이다. 창립자 엔초 페라리 Enzo Ferrari가 동료들과 식사를 즐기던 이곳은 레이싱 드라이버와 엔지니어의 계약이 이루어지던 장소이자 수많은 인사들이 방문한 전설의 무대였다. 2021년, 페라리는 브랜드 다각화의 일환으로 카발리뇨를 리뉴얼하며 새로운 장을 열었다. 리뉴얼 프로젝트는 건축가 인디아 마다비 India Mahdavi가 설계를 맡고, 미쉐린 스타 셰프 마시모 보투라가 주방을 이끌었다. 페라리의 상징인 강렬한 레드 컬러와 전통적인 이탈리아 트라토리아의 감성을 결합해 탄생한 공간은 과거와 현재를 잇는 매개체가 되어 브랜드의 유산을 재해석한다. 픽셀화된 프랜싱 홀스 Prancing Horse 로고 또한 벽면과 유리 모자이크, 커튼 곳곳에 반영되어 고유의 정체성을 완성한다. 현재 카발리뇨는 브랜드의 슈퍼카 라인업을 오마주한 ‘슈퍼카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GTO, F40, F50, 엔초, 라페라리, F80 등 슈퍼카 여섯 대를 미식으로 표현한 메뉴는 수십 년간 페라리가 써 내려온 슈퍼카의 전설을 기리는 헌사다. 마지막으로 피날레를 장식하는 자바이오네 Zabaione 디저트는 발사믹 식초와 마라스카 체리 소스를 더해 브랜드 특유의 미적 감각을 구현했다.

감각을 먹는 다이닝 공간
Armani Caffè Tokyo Omotesando
도쿄의 트렌디한 쇼핑 메카 오모테산도. 아르마니는 이 세련된 거리에서 패션이 아닌 미식으로 럭셔리 브랜드의 정수를 꽃피운다. ‘아르마니/카페’는 칸, 두바이, 도하에 이어 선보인 브랜드의 네 번째 독립형 카페 매장이다. 건축 설계를 맡은 디자이너 조르지오 아르마니는 도쿄의 감성과 문화를 자신만의 미학적 시선으로 재해석해 공간 전반에 섬세하게 녹여냈다. 일본 전통 등불에서 영감을 받은 파사드는 그 철학을 응축한 상징적 결과물이다. 절제된 수평 스트립과 대조를 이루는 태양 모티프의 원형 조명이 플래티넘 빛 섬광을 발산하며, 도시적 감성을 한층 더 세련되게 정의한다. 총 34석 규모의 내부 공간은 1930년대 디자인에서 영감을 받아, 부드러운 곡선과 천연 소재의 조화로 완성됐다. 연한 연두색 패브릭으로 마감한 벽면은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내고, 샴페인 골드 톤으로 마감한 짙은 녹색 대리석 바닥과 묘합을 이루며 공간의 감도를 한층 끌어올린다. 심플하면서도 세련된 매력을 갖춘 아르마니표 메뉴 또한 경험의 완성도를 높인다. 타르트, 마카롱 같은 프티푸르부터 버거와 스파게티 등 다채로운 메뉴에 이르기까지, 감각적인 플레이팅이더해져 미식의 결이 한층 깊어진다.




접시에 펼친 스테이크하우스의 철학
The Coach Restaurant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자리 잡은 ‘더 코치 레스토랑’은 코치 특유의 대담한 감성과 세련된 다이닝 경험을 앞세워 오픈과 동시에 미식가들의 필수 방문지로 자리매김했다. 브라운 톤에 골드 포인트를 더한 인테리어는 브랜드의 시그니처 미학을 고스란히 반영하며, 패션을 넘어 미식 영역에까지 코치의 세계관을 확장한다. 브랜드 최초의 레스토랑 오픈을 위해 코치가 선택한 파트너는 총괄셰프 가브리엘 자미아스 Gabriel Jamias다. 고든 램지 Gordon Ramsay, 브레드 스트리트 키친 Bread Street Kitchen, 볼프강 퍽 Wolfgang Puck의 컷 CUT 등 세계적 레스토랑에서 육류를 전문적으로 다뤄온 그는 전통 스테이크하우스의 클래식한 미학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한 차원 높은 미식 경험을 완성한다. 특히 스테이크에 사용되는 소고기는 전 세계 최고 수준의 목장에서 공수한 최상급 부위만엄선해 사용하는 정성을 아끼지 않는다. 프리미엄 스테이크와 드라이 에이징 컷은 물론 파스타와 해산물, 디저트, 칵테일 등, 장르를 넘나드는 풍성한 메뉴 구성을 통해 뉴욕 스타일 다이닝의 정점을 자카르타 한복판에서 온전히 즐길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