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Al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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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삐 돌아가는 일상에서 모든 것을 내려놓고 온전히 ‘나’에게 집중한 어느 싱글남의 하루를 들여다본다.

AM.07:00
여름 아침의 청량함에 게으름을 피울 수가 없다. 찌뿌둥한 정신을 단번에 각성시키는 커피 한잔과 신문으로 아침을 맞이한다. 스탠드는 와츠. 모래시계와 시멘트로 만든 오브제는 더패브. 커피잔은 피숀. 뿔떼 안경은 프로젝트 프로덕트 제품. 가구는 모두 710퍼니처 제품. 

 

 

AM.08:30
일상을 빛내는 소소한 물건에서 개울처럼 흐르는 행복을 만끽한다. 그렇게 조금씩 나아가다 보면 바다에 이르겠지. 회색 타월은 챕터원. 투명한 유리병 로션은 헤아. 셰이빙 스탠드는 아쿠아 디 파르마. 하늘색 비누와 은색 비누 받침은 디자이너이미지. 튜브형 다목적 세제는 에피그램. 셰이빙 젤은 아쿠아 디 파르마. 스티치 장식 커버로 감싼 비누는 에피그램. 하얀색 셰이빙 크림은 산타 마리아 노벨라. 셰이빙 브러시와 휴대용 키트는 헤아에서 판매.   

 

 

AM.09:00
인생의 3분의 1을 보내는 침대만큼은 자연에서 찾고 싶다. 정직한 나무의 일생이 투영된 원목 침대와 리넨 침구는 매일 만나도 질리지 않는다. 작은 화분은 아그데. 스케이트보드는 웨이브즈. 원목 펜던트와 책장, 침대, 협탁은 모두 굿핸드굿마인드 제품으로 에피그램. 탁상시계는 피숀. 블루 스트라이프 캔들은 에포카. 초록색 조명은 루밍. 사이잘 소재 바구니는 에피그램. 러그는 메종드실비. 스트라이프 침구 세트는 틸토 스튜디오. 슬리퍼는 래코드 제품으로 에피그램. 

 

 

AM.11:30
반려견은 공간을 나눠 쓰는 존재에서 삶을 공유하는 존재로 나아간다. 반려견의 행복이 나의 행복으로 이어지는 건 어쩌면 당연하다. 벽에 걸린 강아지 인형은 정희기 작가의 작품으로 에피그램. 행어에 걸린 옷은 래코드에서 론칭한 반려견 브랜드 퍼넥트 라인 제품으로 에피그램. 원목 책과 연필꽂이는 굿핸드굿마인드 제품으로 에피그램. 가죽으로 짠 강아지 집과 목줄은 헨리베글린 제품. 푸른색 목줄과 강아지 그릇은 이리온 제품. 러그는 마마스코티지.   

 

 

PM.01:00
하루의 반이 지나가고 또 다른 반이 남았다. 새로운 무언가를 시작해도 늦지 않았다는 의미다. 철제 빈티지 의자는 에피그램의 소장품.    

 

 

PM.02:30
누군가에게 말했다. 쫓기지 않고 천천히 차려 먹는 늦은 점심은 혼자 사는 즐거움 중 가장 크다고. 벽에 걸린 원목 트레이는 굿핸드굿마인드 제품으로 에피그램. 야나기 소리의 프라이팬은 루밍. 회색 거즈로 만든 드라이 타월은 챕터원. 원목 식탁과 벤치, 스툴은 모두 굿핸드굿마인드 제품으로 에피그램. 소스팬은 루밍 수제 과일청은 반 테이블 제품으로 에피그램. 푸른색 자기 보관함은 메종드실비. 대리석 무늬 플레이트와 와인잔은 피숀. 블랙 캔들 홀더는 메종드실비. 블루 패턴이 그려진 하얀색 러너는 다니카. 코르크 스크루는 디자이너이미지.  

 

 

PM.03:00
서재는 지식의 창고가 아니다. 창고에 필요한 건 수납과 보관이지만 나의 서재는 효용과 가치로 채워진 살아 있는 요새다. 디자인 사무소 JTK랩의 책상 공간에 놓인 모래시계는 더패브. 빈티지 테이블 스탠드는 와츠. 

 

 

PM.04:30
몰입의 즐거움을 느끼며 혼자만의 작업을 끝낸다. 나의 일, 나의 가치, 나의 경험을 한데 투영한 작업은 어떤 결과물로 이어질까. 허먼 밀러의 에어론 체어는 인노바드. 데스크 스테이플러는 에포카. A8 이어폰은 뱅앤올룹슨. 빈티지 트레이는 피숀. 압정과 페이퍼 클립은 루밍. 미국 건축가 루이스 칸의 스케치 작업을 담은 책은 JTK랩의 소장품

 

 

PM.05:00
식물이 주는 기쁨을 더욱 가까이 느끼고 싶다. 이맘때 절정에 이르는 관엽식물과 각종 허브, 꽃이 모여 자연이 연주하는 교향곡을 들려준다. 뿌리개는 루밍. 미니 빗자루는 켈러. 옐로 화분 커버는 박삭 제품. 

 

 

PM.06:30
오랜만에 공방에 들러 작업 중인 의자를 드디어 완성했다. 이제 나무는 의자로서의 삶을 부여 받아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할 것이고 오늘 하루는 자양분처럼 내 삶을 살찌울 것이다. 자전거는 몰튼 제품으로 르벨로. 프리츠 한센의 시리즈 세븐 체어는 에이후스. 하늘색 로퍼는 유니페어. 테이블 위의 끌 세트는 신우종합상사. 코튼 롤펜 케이스는 델포닉스 제품으로 북바인더스디자인. 가죽 앞치마는 투우사가죽공예 제품. 일본 츠네사브로의 대패는 신우종합상사. 사쿠라마루 우드 슬리커는 레더크래프트툴. 테이블 밑에 있는 원목 상자는 레드데커 제품으로 디자이너이미지. 철제 다용도함은 디자이너이미지. 테이블 위의 나무 의자는 710퍼니처 제품.       

 

CREDIT

에디터

포토그래퍼

임태준

스타일리스트

심필영(스타일내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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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ke a Hot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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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ke a Hotel

가족 구성원이 원하는 궁극의 휴식을 호텔식 인테리어에서 찾은 집을 소개한다. 아름다운 여백과 자연으로 완성한 여유로운 집의 문을 열었다.

↑ 베란다에 들인 수직 정원에는 책이나 신문을 편안하게 볼 수 있는 LC4 셰이즈 롱 체어를 배치했다. 화분을 놓은 사이드 테이블은 피에르 리소니가 디자인한 것으로 모두 카시나에서 구입한 것이다. 

강남에 위치한 어느 전망 좋은 아파트. 시원스럽게 펼쳐진 한강변과 속도감이 느껴지는 도심의 풍경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는 이곳은 현관에 들어서자마자 작은 복도를 따라 순백의 공간이 막힘 없이 펼쳐진다. 380㎡의 공간이 여실히 드러나도록 개방감을 확보한 이 집은 장성한 두 딸과 50대 부부까지 모두 네 가족이 사는 집이다. 4년 전 이곳으로 이사 온 집주인은 올해 초 아르마니 까사팀과 함께 홈 드레싱으로 집 안의 표정을 바꿨다. 가구의 전면적인 교체와 패브릭 그리고 부분적인 도배로 마치 새집에 이사 온 듯 새로운 공간을 갖게 됐다.
홈 드레싱에 들어가기 전 집주인이 바랐던 것은 딱 한 가지, 호텔처럼 편안한 집으로 꾸미고 싶다는 것이었다. 아르마니 까사팀은 다양한 가구와 스타일을 제안했는데 결국 집주인이 선택한 디자인은 아르마니 슈트처럼 단정하면서도 깔끔한 라인이 살아 있는 세련된 스타일이었다. 거실은 이런 집주인의 취향을 한눈에 읽을 수 있는 공간으로 절제된 디자인의 소파와 의자, 테이블 램프, 카펫에 이르기까지 아르마니 까사의 제품으로 단장했고 과시적인 화려함이 아닌 고급스럽고 우아함이 돋보이는 공간이 연출되었다. 깔끔한 하얀색을 주조로 사용한 거실, 복도와 달리 가족 구성원의 방은 시각적인 지루함에서 벗어나기 위해 블루와 민트색으로 벽면을 마감해 생동감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거실과 이웃해 있는 서재는 자녀와 남편이 함께 사용하는 공간으로 양쪽으로 앉아 각자 작업할 수 있도록 고안된 샬롯 페리앙의 벤타글리오 책상을 배치했다.

 

 

↑ 미니멀한 공간의 지루함을 없애기 위해 방마다 색상이 있는 벽지로 마감했다. 오픈된 서재에는 샬롯 페리앙이 디자인한 부채꼴 모양의 검은색 벤타글리오 테이블과 대비되는 붉은 색상의 의자를 배치해 생동감 있는 분위기를 연출했다. 

 

 

↑ 도심의 풍경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창문 옆에 놓은 찰스 매킨토시의 힐 하우스 의자가 마치 관찰자처럼 우두커니 서 있다. 

 

 

↑ 미니멀한 호텔의 라운지처럼 꾸민 거실은 집주인의 취향을 단적으로 읽을 수 있는 공간이다. 소파와 식탁, 조명, 테이블, 카펫에 이르기까지 모두 아르마니 까사의 제품을 선택했다. 

 

 

↑ 거실과 이웃해 있는 다이닝 테이블 역시 미니멀한 가구를 선택했다. 공간의 분위기를 환기시키는 장치로 조명을 선택한 것이 이 집의 특징 중 하나다.

 

 

↑ 부부 침실과 이어지는 욕실 쪽 벽에는 대칭 구조가 아름다운 작품으로 장식했다. 

 

 

↑ 시원한 푸른색과 회색을 섞어 우아하면서도 세련된 분위기를 연출한 마스터 베드룸의 모습. 

 

 

↑ 거울에 비친 자녀 방의 모습.     

 

부부 침실과 두 자녀의 방은 공간의 효율성과 품격을 강조한 호텔 침실처럼 꾸몄는데 침대 주변에는 그림 작품과 편안한 휴식 의자 그리고 디자인 조명으로 고급스러움과 모던함, 아트피스가 접목된 침실로 꾸몄다. 침실은 낮에는 뚜렷한 개성이 없이 미니멀한 느낌이지만 밤이 되면 은은한 조명빛이 흐르는 편안하고도 운치 있는 공간으로 바뀐다. 아르떼미데의 조명은 이러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주역으로 집주인은 이 제품이 색다른 휴식 공간을 만들어준다는 매력에 주목했다고. 이 집의 백미는 수직 정원을 꾸민 베란다. 현관과 거실 사이에 위치한 이곳은 남편이 가장 좋아하는 공간으로 완벽한 휴식을 위해 르 코르뷔지에의 LC4 쉐즈 롱 체어를 배치해 궁극의 휴식 공간을 완성했다. 3m 높이로 길게 뻗어 있는 수직 정원은 마당 없이도 초록을 곁에 둘 수 있는 이상적인 대안으로 집 안에 살아 있는 회화 작품을 걸어둔 것처럼 이 집을 특색 있게 만들어주는 요소. 수직 정원은 자동 스프링클러와 배수까지 스스로 알아서 처리하는 자동화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데 한 달에 한 번씩 관리 업체의 도움을 받아 가꾸고 있다. 또한 도심 풍경이 시원스럽게 창문 밖으로 펼쳐진 공간에는 찰스 레니 매킨토시의 힐 하우스 의자를 배치해 도심의 풍경과 의자가 나란히 선 모습이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 집이 아름다워 보이던 이유는 확실하게 힘을 줄 가구에는 힘을 주되, 가족 구성원에게 꼭 필요한 물건들만 드러냄으로써 강약의 조화를 주었다는 것이다. 이는 개성 강한 가구들 사이에서 여유가 느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아름다운 여백과 싱그러운 자연이 함께 어우러져 편안하면서도 세련된 호텔 같은 인테리어를 완성하고자 할 때 한 번쯤 떠오를 집이었다.

*에스티 로더에서 안티에이징 파워 커플, 어드밴스트 나이트 리페어 싱크로나이즈드 리커버리 콤플렉스Ⅱ와 마이크로 에센스 스킨 액티베이팅 트리트먼트 로션을 집주인께 선물로 증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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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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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적인 황홀경

예술적인 황홀경

예술적인 황홀경

프랑스의 복합 문화 공간인 랑틸뤼 공원에 오래된 성 대신 반짝이는 스테인리스 건물이 들어섰다. 풍경 한가운데 우뚝 솟아 있는 신비한 구조물은 신기루 같은 또 하나의 예술품이 되었다.

 

↑ 야외 전시장으로 꾸민 옥상에 올라가면 건물 돌출부에 비친 몽환적인 공원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예술과 건축의 상생을 건물에 녹아들어가듯 표현했다고 예술가 자비에 베이앙이 설명한다. 

↑ 스테인리스스틸 판으로 건물 전체를 덮어 거대한 다면 거울로 탈바꿈시켰다. 건축가들은 반사가 잘되는 스테인리스 소재의 건물 표면에 주름을 넣어 공원 풍경을 일그러지게 비춤으로써 건물이 녹아내리는 듯한 착시 효과를 주었다.

 

↑ 엘리사베스 르메르시에 elisabeth Lemercier, 필립 보나 Philippe Bona 두 사람으로 구성된 건축사무소 보나-르메르시에의 조각상은 랑틸뤼 공원에 있다. 두 건축가는 예술가들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자비에의 파리 작업실을 만들어주기도 했다.  마치 요술처럼 성이 사라진 게 아닐까. 낡고 어둠침침한 성이 있던 공원 중앙에는 하늘과 건물의 윤곽선이 구분되지 않는 매끈한 스테인리스 건물이 들어섰다. 이 성이 보여주는 교묘한 마술은 예술가 자비에 베이앙 Xavier Veilhan과 프랑스의 건축가 듀오 보나-르메르시에 Bona-Lemercier, 무대 디자이너 알렉시스 베르트랑 Alexis Bertrand이 공동으로 작업한 결과다. 랑틸뤼 Rentilly 공원에 있던 오래된 성이 화재를 입자 이를 복원하는 대신 성곽의 형태를 유지하면서 재정비하기로 했고 프로젝트에 맞게 여러 영역에 걸쳐 전문가들로 팀을 구성한 것이다. 이 거울의 성을 보고 있으면 입구를 발견하기도 전에 황홀함에 취하고 만다. 건물 내부는 유동적으로 설계되었는데 미닫이로 된 칸막이 벽을 움직여 구조를 바꾸거나 대형 전시실로 빛이 들어가게 할 수도 있다. 파리 근교에 있는 일드프랑스 지역의 현대미술지방재단 ‘프락 Frac(Fonds Regional d’Art Contemporain의 줄임말)’은 숲이 잘 조성된 이 공원을 박물관, 전시장, 도서관 등이 있는 복합 예술 문화 공간으로 계획했고 그렇게 조성된 랑틸뤼 공원은 파리 19구에 위치한 전시장 ‘르 플라토 Le Plateau’와 더불어 현대미술의 이해를 돕는 새로운 통로가 되었다. 방문객들은 새롭게 정비한 전시장에 있는 현대미술뿐 아니라 옥상 테라스에 올라가 잔디밭에 있는 100년 이상 된 나무들을 바라보며 자연을 찬찬히 감상할 수 있다. 건물 정면에는 빈 연못이 있는데 프로젝트를 담당한 세 사람은 언젠가 그곳에 대중들이 이용할 수 있는 공공 수영장을 만들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 건축가들은 창틀을 내지 않고 외벽과 어우러지도록 유리 거울을 설치해 외부에서는 창을 거의 볼 수 없게 만들었다. 성의 겉모습은 빛의 흐름에 따라 다르게 보인다. 안개 속에서는 회색으로 흐려져 기이한 거석이 되고 날씨가 좋으면 반짝거리는 금괴가 되며 해가 질 때는 붉게 물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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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포토그래퍼

마르탱 아르지로글로 Martin Argyrog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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