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프 인테리어로 완성한 부부의 집

셀프 인테리어로 완성한 부부의 집

셀프 인테리어로 완성한 부부의 집

각자의 취향을 존중하면서 함께 사는 공간에 자신의 로망을 표현한 셀프 인테리어로 주목받은 SNS 스타 부부의 집을 찾았다. 부부가 야심 차게 꾸민 집에는 인테리어를 사랑하는 부부의 마음과 행복이 고스란히 묻어 있었다.

방 두 개를 터서 운동이 취미인 남편과 가죽공예가 취미인 아내를 위한 방을 만들었다. 언뜻 보면 두 개의 방 같지만 하나로 트여 있다.

 

1 취미 방은 아내가 지금까지 모은 소품과 가죽공예 관련 재료를 아기자기하게 전시했다. 2 아내가 직접 만든 가죽 가방들. 3 남편이 사용하는 화장실. 남편의 취향대로 블랙 컬러 위주로 모던하게 시공했다. 

 

쿨쿠키 Coolcookie79’란 이름으로 네이버 블로그와 인스타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정재윤 · 신민재 부부의 집을 찾았다. 고양이 루이와 하비 그리고 치타와 함께 살며 셀프 인테리어 과정을 블로그와 인스타그램에 세세하게 올려 많은 이들이 관심을 보였던 집이다. 외국에서 살다가 국내에 들어와 살게 되면서 자주 이사를 했던 부부는 그들이 가장 좋아하는 스타일과 편의를 위해 집을 공사했다. “아마 예전 집의 사진을 보면 깜짝 놀랄 거예요. 같은 집이 맞나 싶을 정도로 많은 것이 달라졌거든요. 구조 변경도 꽤 있었고 바닥부터 벽, 싱크대 위치 등도 전부 바꿨죠. 그전에도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았지만, 그동안 시행착오를 겪으며 생긴 노하우를 이 집에 반영했어요.” 이들 부부는 인테리어에 관심이 아주 많다. 남편인 정재윤 씨는 모던하고 매니시한 디자인을 좋아하고 가죽공예가 취미인 신민재 씨는 과하지 않은 여성스럽고 귀여운 스타일을 좋아한다. 서로 조화롭게 어우러지기 어려울 것 같았지만, 부부의 끈끈한 애정과 서로의 취향에 대한 존중이 있었기에 한 가지 스타일로 규정지을 수 없는 팔색조의 매력을 집 안에 들일 수 있었다.  

부부의 집은 세 마리의 고양이가 뛰어다닐 수 있는 널찍한 54평형 오피스텔이다. 거실과 주방은 하나로 이어져 있고 방은 부부의 취미 방과 옷 방, 부부 침실로 나눠서 사용하고 있다. “말 그대로 셀프 인테리어를 했어요. 공사는 인부 아저씨에게 맡겼지만 바닥 타일부터 가구와 소품 선택, 공간 구획과 디자인은 저희 부부가 했죠. 특히 남편이 인테리어에 관심도 많고 재능이 있어서 집을 꾸밀 때 큰 힘이 되었어요. 침대 디자인도 남편이 직접 했거든요.” 아내의 말처럼 남편 정재윤 씨는 디자인 아이템과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으며 이를 즐긴다. 거실의 소파와 조명, 부엌과 침실에 짠 가구도 남편과 상의해서 결정한 것들이다. 거실에는 북유럽 브랜드의 대명사인 헤이 Hay의 마그 Mag 소파와 구비 Gubi의 그래스호퍼 Grasshopper 조명, 히 Hee의 라운지 체어 등을 두었는데 오랫동안 질리지 않고 사용할 가구를 찾다 보니 자연스럽게 북유럽 가구를 고르게 됐다고 전했다. 일반적인 거실처럼 벽이나 창가에 소파를 붙이지 않고 중간에 다른 가구와 ㄷ자 형태로 배치해 뒤쪽 공간은 고양이 캣타워와 모래 상자 등을 여유롭게 둘 수 있었다.

 

1 심플하게 꾸민 거실. 바닥에 두 가지 컬러로 이뤄진 러그를 깔아서 화사해 보인다. 2 식물 사이를 뛰노는 고양이 치타. 3 거실 뒤쪽은 캣타워를 두어 여유롭게 활용하고 있다.

 

거실 창가 쪽 수납 가구와 주방, 침실 가구는 모두 제작 주문했다. 수납에 신경 써서 보이지 않고 깔끔하게 수납할 수 있는 붙박이 형태의 가구를 만든 것. “거실과 침실, 주방 가구는 붙박이 가구로 제작했어요. 아마 대부분의 집에서 고민하는 가장 큰 문제도 수납일 거예요. 저희 부부도 옷을 비롯해 짐이 좀 있는 편이라 수납공간이 절실했죠. 보이지 않고 깔끔하게 수납하기 위해 최대한 많은 수납공간을 만들었어요. 덕분에 각종 소품부터 잡동사니를 칸칸이 알차게 수납할 수 있었죠.” 특히 침실의 붙박이 가구는 겉면은 블랙이지만, 내부는 아내가 좋아하는 분홍색으로 우레탄 도장을 해 모던하면서도 여성스러운 기운을 뿜어낸다.

 

1 부엌에서 바라본 거실. 2 이 집은 독특하게 천장에 색깔이 바뀌는 LED 라인 조명을 삽입해 기분에 따라 조도와 색깔을 조절할 수 있다. 3 직접 설계해서 시공을 의뢰한 널찍한 주방.

 

무엇보다 집의 백미는 현관 쪽에 위치한 부부의 취미 방이다. 운동을 하는 것이 취미인 남편과 가죽공예에 소질이 있는 아내를 위한 공간으로 두 개의 방을 터서 하나로 만들었다. 언뜻 보면 전혀 다른 분위기의 두 공간처럼 보이지만 하나의 공간에 서로 다른 취미 공간을 만들었다는 점이 신선하다. 마치 헬스장에서 볼 법한 운동 기구와 소품이 있는 남편의 공간은 벽에 거울을 달아 공간이 더 넓어 보이는 효과도 있다. 아내의 공간은 벽을 분홍색으로 칠하고 헤이의 선반장을 설치했다. 가죽공예가 취미인 아내는 각종 가죽 관련 도구와 재료를 수납장에 디스플레이했고 중간 중간 식물도 두어 싱그러운 공간을 만들었다. 근육이 불끈불끈 솟을 것 같은 남성적인 공간과 보드라운 공간이 한곳에서 대비를 이루고 있다.

취미 방을 비롯해 이 집에는 식물이 참 많다. 거의 대부분 틸테이블에서 구입한 것들로 아내는 틸테이블의 가드닝부터 꽃 수업까지 꾸준히 수강했다고 한다. “우연히 화분 하나를 봤는데, 너무 예뻐서 어디에서 구입했는지 찾다가 틸테이블을 알게 됐어요. 틸테이블의 오주원, 김미선 대표님 부부와도 친해져서 집에서 키우는 식물도 추천해주고 데커레이션이 필요할 땐 조언도 얻지요. 거실에 선인장부터 취미 방의 행잉 식물 등도 모두 틸테이블에서 구입했어요.” 식물이 놓여 있는 집 안 곳곳에 고양이 세 마리가 함께 뛰어노는 모습을 보니 공간이 마치 숲처럼 건강하고 활기차 보인다.

 

1 대부분의 문은 슬라이딩 도어로 제작해 깔끔하게 마감했고 곳곳에 식물을 두어 싱그러워보인다. 2,3 여성스러운 아내의 취향을 반영한 부부 침실. 아내가 모으는 인형도 침실에 데커레이션했다.

 

신민재 씨는 그동안 집을 꾸미며 알게 된 노하우와 지식을 SNS에 세세하게 기록해왔다. 타일 한 장, 세면대까지도 어디에서 구입했고 어떻게 시공했는지 상세하게 올렸으며 많은 이들이 궁금해하는 것에 친절하게 답변해주기도 했다. 정재윤 · 신민재 씨 부부는 지금은 다른 일을 하고 있지만 셀프 인테리어를 원하는 이들을 가이드하는 인테리어 스타일리스트의 꿈을 갖고 있다. 직접 집을 꾸미며 겪은 시행착오와 노하우를 바탕으로 셀프 인테리어에 도전하려는 이들을 돕고 싶다는 생각에서다. 정말 신나는 마음으로 재미있게 꾸민 집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는 집이기에 부부의  조언은 진정성이 느껴질 것이다. 그래서일까. 가까운 미래에 또 다른 이름으로 활동하게 될 부부의 설레는 꿈을 기꺼이 응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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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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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New Style

2016 New Style

2016 New Style

새로 나온 제품을 통해 유행의 경향을 읽을 수 있다. 급변하는 트렌드의 홍수 속에서 올해 주목해야 할 디자인과 라이프스타일 트렌드를 건져 올렸다.

Cotton Candy Color 

메마른 현실을 도피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가장 위안이 되는 곳은 바로 ‘집’이다. 세계적인 컬러 컨설팅 회사 팬톤이 발표한 트렌드 컬러 ‘세레니티’와 ‘로즈쿼츠’는 평온과 휴식을 의미하며 LG하우시스가 제안한 인테리어 트렌드 주제 역시 집이 곧 탈출구가 된다는 의미의 ‘홈스케이프’는 순도 높은 휴식의 공간을 만들기 위한 제안으로 채도 낮은 파스텔 컬러를 추천했다. 올해는 보기만 해도 마음이 포근해지는 색상의 가구와 소품들로 집 안에서 위안과 안식을 찾을 때다.

 

금색 미러 플레이트로 만든 눈동자 모양의 ‘룩앳미’ 거울은 움직임에서 판매. 개당 49만원. 둥근 갓의 카이저 이델 조명은 프리츠한센 제품으로 에이후스에서 판매. 70만원대. 르네상스 시대의 기둥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사이드 테이블 겸 스툴 ‘카피텔로’는 모로소에서 판매. 1백70만원. 담벼락의 덩굴 모양에서 착안해 만든 사이드 테이블 ‘모닝글로리’는 모로소에서 판매. 1백만원. 오렌지빛 자기 화병은 무토 제품으로 이노메싸에서 판매. 세트로 구입할 수 있으며 13만9천원. 테이블 다리를 그물처럼 디자인한 사이드 테이블 ‘네트’는 모로소에서 판매. 1백70만원. 로낭&에르완 부룰렉 형제가 디자인한 연분홍 우드 체어 ‘오쏘’는 마티아치 제품으로 챕터원에서 판매. 88만원. 곡선의 아름다움을 극대화한 체어 ‘임파시블 우드’는 모로소에서 판매. 68만원. 울 소재 ‘에코 스로우’ 블랭킷은 이노메싸에서 판매. 21만5천원. 민트 색상의 플라스틱 소재 바 스툴 ‘원 모어’는 카르텔에서 판매. 47만3천원. 알루미늄 소재의 스틸 시계 ‘아날로그 클락’은 라꼴렉트에서 판매. 14만4천5백원. 글로시한 상판의 사이드 테이블 ‘카를로타’는 플렉스폼에서 판매. 개당 1백40만원. 스틸 소재의 ‘그립’ 캔들 홀더는 무토 제품으로 이노메싸에서 판매. 5만원. 핑크색 조명 ‘배터리’는 카르텔에서 판매. 가격 미정. 보라색 세븐 체어는 프리츠한센 제품으로 보에에서 판매. 가격 미정. 베이지색 ‘소피아 팩’ 부츠는 카르텔에서 판매. 29만8천원. 트레이를 분리할 수 있는 트레이 테이블은 헤이 제품으로 이노메싸에서 판매. 27만4천원. 정준영 작가의 ‘메모리얼 오브제’로 엘스토어에서 판매. 70만원.

 

 

Enjoy! Craft 

공예의 가치가 재조명되면서 신진 작가들의 디자인 제품이 주목받고 있다. 손맛이 더해진 신진 작가들의 제품은 자연스럽고 희소가치가 높은 것이 장점. 무엇보다 작가의 재기 발랄한 아이디어로 만든 작품은 공간에 신선한 미감을 더한다. 마치 평면 작품을 보는 듯 착시 현상을 일으키는 이 테이블웨어처럼.

 

그릇들은 모두 도예 작가 조연예의 ‘스틸라이프’ 시리즈로 엘스토어에서 판매. 육면체 화병 26만원, 초록색 명암 저그 40만원, 컵 5만8천원, 합 22만원, 커피잔 세트 8만원, 푸른색 접시 15만원, 보틀 55만원. 다리와 상판이 분리되는 한스 베그너가 디자인한 CH417 트레이 테이블은 덴스크에서 판매. 1백25만6천원.

 

 

New Design Brand Coming  

메종 바카라 서울의 오픈에 이어 명품 은식기 브랜드 크리스토플을 비롯해 이탈리아 도자기 브랜드 리차드 지노리 등 해외에서만 만날 수 있었던 명품 브랜드들이 국내 입성을 앞두고 있다. 이런 흐름은 자신의 취향을 확고히 밝히고 진정한 기쁨을 주는 것에 몰입하는 리빙, 인테리어 덕후들의 시각을 넓혀주는 것은 물론, 매일 쏟아져 나오는 디자인 상품의 홍수 속에서 전통과 역사를 가진 명품의 가치를 알아보는 이들도 늘어날 전망이다.

 

‘로즈’ 포스터는 에이치픽스에서 판매. 6만8천원. 186년 전통의 프랑스 명품 은 식기 브랜드 크리스토플. 마르셀 반더스와 협업해 만든 ‘자뎅 에덴’ 시리즈는 플레이트와 트레이, 커트러리에 로맨틱한 정원을 새겨 넣었다. 신세계백화점 피숀에서 판매. 원형 플레이트 1백26만원, 손잡이가 달린 트레이 2백63만원, 커트러리 세트 5백22만원. 금빛 테두리와 동양적인 프린트가 조화를 이룬 접시와 티포트는 프랑스 명품 도자 브랜드 리차드 지노리 제품으로 신세계백화점 피숀에서 판매. 모두 가격 미정. 아스티에드빌라트와 일러스트레이터 존 데리안이 콜라보레이션한 꽃 프린트 화병은 10꼬르소꼬모에서 판매. 51만원.

 

 

Eclectic Play 

소통과 공감이 키워드로 떠오른 시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고 다양한 문화가 넘나들며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절충의 미’를 만들어낸다.

 

뒷모습이 보이는 원숭이 오브제는 타스크에서 판매. 1만8천원. 무성한 초목의 세계를 상상케 하는 벽지 ‘정글 라이프’는 에르메스 라메종 제품으로 현우디자인에서 판매. 가격 미정. 실크에 수를 놓아 디자인한 ‘정글 라이프 자카드’ 쿠션은 에르메스 라메종 제품으로 현우디자인에서 판매. 가격 미정. 화사한 그린 색상의 ‘슬로프’ 체어는 라꼴렉트에서 판매. 72만2천원. 액체가 흘러내리는 듯한 표면이 멋스러운 자기 화병은 브로스테 코펜하겐 제품으로 라꼴렉트에서 판매. 12만5천원. 고대 타일 디자인에서 영감을 받아 과거의 아름다움과 실용성을 결합한 비닐 매트는 이스라엘의 베이자 플로어 제품으로 에이치픽스에서 판매. 22만원. 기하학적인 문양과 블루빛이 빈티지한 저그는 아스티에드빌라트의 JD블루코랄피쳐 제품으로 신세계백화점 피숀에서 판매. 80만원. 푸른빛이 인상적인 우드 액자 ‘반고흐 가든’은 스토리타일 제품으로 에이후스에서 판매. 24만5천원. 무늬와 향이 인상적인 아가타 캔들은 포르나세티 제품으로 10꼬르소꼬모에서 판매. 89만원. 콘크리트 소재의 표정이 익살맞은 원숭이 사이드 테이블은 BD바르셀로나 제품으로 월즈에서 판매. 가격 미정.

 

 

Variation of Metal

골드와 실버, 구리 등의 금속 소재는 여전히 유행의 중심에 있지만 올해는 특수 가공된 페이크 메탈에도 주목하자. 예컨대 가죽을 특수 처리해 금속처럼 디자인하거나 우주의 행성처럼 보이는 마블링 패턴이 빛을 받아 메탈처럼 보이는 방식이다. 더불어 채도가 높은 컬러로 처리한 메탈처럼 미래지향적인 소재가 각광받는다. 

 

자연의 곡선과 달빛을 재현한 암체어 ‘문’은 모로소에서 판매. 2백80만원. 안쪽을 블루, 골드, 실버의 광물질 질감으로 표현한 화병은 노르웨이의 시시 제품으로 덴스크에서 판매. 개당 1만4천2백원. 가죽을 구겨 금속처럼 디자인한 금색과 은색 트레이는 이정인 작가의 작품으로 챕터원에서 판매. 개당 12만원. 금속과 송치의 조화가 고급스러운 트렁크 협탁은 파넬에서 판매. 가격 미정. 기하학적인 그물 형태로 디자인한 ‘파일론’ 볼은 에클레틱 by 톰딕슨 제품으로 10꼬르소꼬모에서 판매. 35만원. 쿠퍼 소재의 볼 트레이는 루밍에서 판매. 30만6천원. 신발을 벗을 때나 도어 스토퍼로도 사용 가능한 슈퍼맨 오브제 ‘잭’은 디자인 그룹 아트앤크래프트 제품으로 챕터원에서 판매. 16만8천원. 골드와 화이트가 섞인 금속 느낌의 가죽 트레이는 이정인 작가의 작품으로 챕터원에서 판매. 20만원. 골드빛 주전자는 10꼬르소꼬모에서 판매. 43만원. 구 형태의 갓을 이룬 플로어 조명 ‘오리온’은 르쏘메에서 판매. 가격 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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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태준

stylist

심필영, 권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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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의 재발견

클래식의 재발견

클래식의 재발견

보르도 도심에 자리한 200㎡ 크기의 이 집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사무실로 사용되었다. 어두운 색상의 마감재로 뒤덮여 있고 천장이 낮아 전체적으로 층고가 낮았던 이 오래된 공간은 건축가 다프네 세라도의 창의력과 집주인의 세련된 취향 덕분에 클래식하면서 파격적인 스타일로 부활했다.

현관 맞은편에 다이닝룸이 있다. 벽에는 밝은 회색 페인트를 칠해 희미하게 나마 톤에서 차이를 주었고 천장 장식 중 하나인 코니스와 몰딩, 장식 패널은 매트한 흰색으로 칠했다. 주석을 함유한 도기인 파이앙스 타일을 붙인 벽난로는 이곳에 원래부터 있던 것을 그대로 남겨두었다. 벽난로 위의 꽃병은 하이메 아욘이 디자인한 ‘쇼타임 Showtime’으로 아고라 Agora에서 구입. 깔끔한 직선의 흰색 가구는 다이닝 공간의 분위기와 완벽하게 부합한다. 테이블 ‘텐세 Tense’는 MDF 이탈리아 MDF Italia 제품. 식탁 위에 있는 찻잔과 접시는 사라 라부안 Sarah Lavoine 제품으로 아틀리에 29에서 구입한 것이다. 또 MDF 이탈리아의 ‘플로 체어 Flow Chair’와 비트라 Vitra의 ‘임스 체어 Eames Chair’를 흰색 식탁에 매치했다. 바닥에 둔 카펫은 로셰 보보아 Roche Bobois 제품.


클래식하고 기발한 발상이 돋보이는 집. 성공적인 완성을 이뤄냈지만 건축과 디자인에 관심이 많은 모니카 Monika와 피에르 Pierre의 ‘집 개조 프로젝트’가 처음부터 순조로웠던 것은 아니다. 먼저 두 사람은 개조 후 가장 극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집을 구하기 위해 여러 스타일의 집을 숱하게 방문했다. 그들이 선택한 곳은 보르도 중심지에 자리한 오래된 사무실. 모니카와 피에르는 건축가 다프네 세라도 Daphne Serrado에게 지휘를 맡기고 이곳을 멋지게 바꾸기로 했다. 이 사무실이 19세기에 지어진 아파트 건물에 있었던 덕분일까. 천장과 볼품없는 마감 뒤에는 다행히 멋진 몰딩과 상태 좋은 헝가리산 바닥재가 숨어 있었다. “집 전체를 다 발가벗겨야 했어요.” 건축가 다프네가 말했듯이 몇몇 부분은 아예 없애거나 부숴야 했다. 다이닝룸을 두르고 있던 장식 패널도 모두 제거했다. 이런 소소한 개조 말고도 각 공간과 크기를 다시 정하고 배치하는 작업도 해야 했다. 무엇보다 이전 사무실에는 필요 없었던 부엌을 새로 만들었다. 부엌을 만들 만한 장소는 어디였을까. 다이닝룸 옆쪽 구석에 작은 공간이 남아 있었는데 다프네는 ‘새 공간을 만들 바에야 이미 갖고 있는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에서 이곳에 딱 맞는 부엌을 디자인했다. 그는 상부장과 하부장을 달고 커다란 조리대를 설치해 이 공간의 불균형을 최대한 극복했다. 그리고 세 개의 사무 공간을 합쳐 부부 침실과 그 안에 딸린 욕실을 만들었다. 천장부터 바닥까지는 인조대리석의 일종인 코리안 Corian과 원목 등 고급스러운 소재를 엄선했고 특히 색상에 신경 써서 마감했다. 건축가는 자신의 계획만으로 이 집을 완성하고 싶지 않았다. 모니카와 피에르의 취향을 반영하기 위해 두 사람에게 주말에 무라노 섬에 가서 거실 벽과 색감이 같은 샹들리에를 직접 골라오라고 하기도 했던 것도 그 때문이었다. “집주인도 집을 레노베이션하는 일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 누구도 이들만큼 이 집에 애착을 느끼지 않을 수 없을 테니까요.” 건축가의 생각에만 치우치지 않고 집주인의 세련된 안목까지 더해진 개성 있는 집으로 마무리될 수 있었던 이유다.

 

 


스테인드글라스로 장식된 창이 있는 현관은 색 대비가 특히 눈길을 끈다. 전체 톤을 맞추기 위해 유리창 틀과 똑같은 납색 페인트로 천장과 벽을 칠했는데, 하단의 순백색 웨인스코팅과 대조를 이루면서 오래된 몰딩과 장식 패널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거대한 크기의 샹들리에 ‘빅 뱅 Big Bang’은 포스카리니 Foscarini 제품. ‘오토만 Ottoman’ 소파는 치나 Cinna, 붉은색 러그 ‘로지즈 Roses’는 나니 마르키나 Nani marquina 제품으로 모두 독스 디자인 Docks Design에서 구입.

 

 


대리석 벽난로를 감싸도록 짜 넣은 책장이 서재 공간에 완벽하게 들어맞는다. 12mm 두께밖에 안 되는 패널로 만든 책장에는 책과 여러 소품을 수납했다. 벽난로 위, 책장과 책상 사이 벽에는 노란색 금경을 붙여 장식했고 샹들리에 역시 노란색으로 맞췄다. 루이 15세 스타일의 책상인 ‘카보슈 Caboche’는 포스카리니 제품으로 보르도에 있는 빌라주 노트르 담 Village Notre Dame에서 구입. 연두색 소파와 엘리티스 Elitis의 실크 쿠션 ‘볼리바 Bolibar’는 아틀리에 29에서 구입.

 

 


웅장한 느낌을 주는 무라노산 유리 샹들리에가 천장을 수놓고 있다. 흰색 대리석으로 만든 낮은 테이블 ‘폰테 Ponte’는 제임스 어바인 James Irvine이 디자인한 것으로 마소토 Marsotto 제품. 벽과 천장에는 테이블과 비슷한 느낌을 주기 위해 아주 연한 회색을 칠하고 몰딩과 웨인스코팅은 흰색으로 했다. 천연 가죽으로 만든 소파 ‘윌리엄 William’은 자노타 Zanotta, 쿠션은 카라반 Caravane 제품. 검은색 스툴 ‘볼트 Bolt’는 라 샹스 La Chance 제품으로 입섬 Ipsum에서 구입. 파란색 러그 ‘메모리즈 Memories’는 골란 Golran 제품으로 아고라에서 구입했고 테이블 위에 있는 그릇은 사라 라부안 제품으로 아틀리에 29에서 구입했다.

 

 


침실 안에 마련한 피에르의 책상. 침대 뒤에 파티션을 두고 책상을 붙여놓았다. 책상은 흰색 래커를 칠한 나무와 인조대리석 코리안으로 맞춤 제작했으며 벽에는 독특한 모양의 선반을 설치했다.

 

 


포근한 분위기의 부부 침실. 회색 벽이 흰색 대리석으로 만든 옷장과 잘 어울린다. 파티션을 겸하는 침대 헤드보드의 양쪽에는 잉고 마우러가 디자인한 ‘루첼리노 Lucellino’를 달았다. 펜던트 조명은 모오이 Moooi의 ‘레이몬드 Raymond’ 제품으로 입섬에서 구입. 워싱한 리넨 소재의 침대보는 카라반의 셀레나 Selena 컬렉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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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스 프로피트 Alex Prof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