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집에서 변화를 맞이한 랩520 노현정 실장의 집은 집과 작업실을 겸한다. 작업을 위해 거실에 놓인 긴 테이블과 작업실로 꾸민 방은 원래 그랬던 것처럼 자연스러웠다.
정제된 고급스러운 플라워 연출을 선보이는 랩520의 노현정 플로리스트가 최근 이사를 했다. 그녀의 이전 집을 취재한 적이 있는 터라 어떻게 달라졌을지 기대가 컸다. 그녀의 새집은 고민 끝에 나온 현명한 선택이었다. 이제 8개월 된 딸 다온이와 많은 시간을 함께하면서 일도 놓치고 싶지 않았던 노현정 실장은 한남동에서 운영하던 오프라인숍의 문을 잠시 닫고, 집 안에 일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방 하나를 온전히 작업실로 사용하고 있어요. 문을 열어보면 알겠지만 꽃과 관련 재료 등으로 가득 차 있어요. 다온이를 보면서 틈틈이 들어오는 브랜드 관련 프로젝트도 해야 해서 지난번 집보다 넓은 집으로 이사하게 됐죠.” 이전 집을 리모델링했던 디플랏 Dplot 이세현 대표가 이번에도 디자인을 맡았다. 사용하던 가구는 대부분 다시 가져왔고, 그녀가 좋아하는 중성적인 색감의 컬러도 여전히 눈에 띄었다. “이사하면서 가장 고민했던 것은 거실 벽의 컬러였어요. 막상 페인트를 칠하고 보니 분홍빛이 감돌더라고요. 작업실을 겸하는 집이기 때문에 꽃을 완성하고 사진 찍을 일이 많은데, 그래서 꽃이 잘 나오는 배경이 중요했거든요. 다 칠한 벽을 보고 이세현 실장님과 몇 시간을 고민했어요. 그런데 햇빛에 따라 사진상의 벽 컬러가 다르게 나오는 걸 보니 이대로 가도 되겠다 싶었죠.”
조용한 동빙고동 골목에 새 보금자리를 잡은 노현정 실장은 유기견이었던 제시와 신혼 때부터 가족이 됐다. “좋아하는 일도 할 수 있고, 강아지와 딸이 함께 있는 공간이라 예전 집보다 정신은 더 없지만 애착이 가요. 공사도 일정이 잘 맞지 않아서 2주 만에 마무리했지만요.” 벽난로가 멋스러운 널찍한 거실과 긴 테이블, 빛이 잘 드는 주방 공간, 꽃 향기가 은은하게 감도는 작업실과 다온이와 제시 그리고 부부가 함께 잠드는 침실까지 이보다 더 가족에게 딱 맞는 집이 있을까 싶었다. “급할 때는 다온이를 안고 꽃시장에 가기도 하는데 사장님들이 신기하게 쳐다보세요(웃음). 오프라인숍을 운영할 때보다 개인 고객을 만나는 일이 줄어들어 아쉽지만, 그래도 단골분들이 주문을 해줘서 감사해요.” <메종>과도 화보 촬영으로 종종 함께 일했던 노현정 실장은 새로운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했다. 모든 것이 순리대로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듯한 이 집에서 이전보다 더욱 아름다울 그녀의 시즌2를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