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기 다른 개성을 지닌 전통주, 와인, 위스키, 칵테일 잔이 빚어내는
네 가지 다채로운 테이블 풍경.







HELLE MARDAHL STUDIO
헬레 마르달 스튜디오의 설립자이자 디자이너인 헬레 마르달은 ‘유리’ 소재로 동심을 빚어낸다. 2018년부터 본격적인 유리공예가의 길을 걸은 그는 어린시절 마주한 형형색색의 사탕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찰리와 초콜릿 공장’ 같은 영화에서 영감을 받아 테이블 웨어를 비롯한 다양한 유리 오브제를 선보인다. ‘올 더 캔디 All the Candy’, ‘봉봉 시그니처 Bon Bon Signatures’ 등이 대표 컬렉션인데, 각 작품은 미묘한 실루엣과 컬러 변주를 통해 고유한 매력을 발산한다. 특히 봉봉 시그니처는 유머러스한 볼륨감의 잔에 사탕을 닮은 동글동글한 볼이 장신구처럼 어우러져 독특한 시각적 즐거움을 선사한다. 새롭게 선보일 ‘DWR × HELLE MARDAHL’은 미국 디자인 브랜드 디자인 위드인 리치 Design Within Reach와의 협업으로 탄생했다. 고블릿, 플루트, 쿠페 등 다양한 칵테일 글라스는 간결한 형태와 파스텔 톤 색유리가 어우러져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내며, 음료를 담지 않아도 말간 유리에 빛이 투영되며 식탁 위에 경쾌한 생기를 더한다.






GLENCAIRN
1981년 스코틀랜드 이스트 킬브라이드에서 시작한 글렌캐런은 오늘날 전 세계 위스키 애호가들이 가장 사랑하는 글라스웨어 브랜드가 되었다. 창립자 레이먼드 데이비슨 Raymond Davidson의 뒤를 이어 두 아들 폴과 스콧 데이비슨이 이끄는 가족 경영 하우스는 장인들의 손끝에서 탄생한 크리스털 글라스로 입지를 다지며 전 세계 수많은 증류주 브랜드와 협업해왔다. 브랜드의 상징인 글렌캐런 글라스는 ‘전 세계에서 가장 선호하는 위스키 잔’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만큼 ‘위스키 잔의 정석’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매년 500만 개 이상 판매되는 이 잔은 위스키의 풍미를 극대화하기 위해 고안된 독창적인 실루엣을 지녔다. 넓은 볼과 향을 모으는 입구, 엉겅퀴모양의 안정적인 베이스는 위스키의 색과 향, 풍미를 온전히 드러낸다. 잔의 혁신성과 품질을 인정받은 글랜캐런은 영국 왕실로부터 혁신성과 품질을 인정받아, 영국 국왕이 수여하는 영국 왕실 여왕 상을 여러 차례 받으며 그 명성을 더욱 확고히 했다.







ZWIESEL GLAS
150여 년 역사를 지닌 즈비젤 글라스는 독일 바이에른 숲에서 시작해 세계적 글라스웨어 브랜드로 자리 잡은 곳이다. 유리 장인의 세심한 감각과 최첨단 기술이 만나 완성되는 작품은 빛, 소리, 촉각을 동시에 자극하는 유리의 가능성을 탐구하며, 한 잔의 글라스가 삶의 순간을 얼마나 특별하게 만들 수 있는지를 끊임없이 증명해왔다. 그중에서도 ‘바 프리미엄’ 시리즈는 전설적인 바텐더 샤를 슈만 Charles Schumann과 협업해 탄생한 작품이다. 전통적인 컷 글라스의 미학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이 시리즈는 각각 넘버별로 다른 패턴과 형태를 가진 것이 특징이다. 투명한 유리에 정교하게 새겨진 컷은 빛을 굴절시켜 음료의 색을 한층 깊게 드러내며, 빛과 그림자의 유희를 담는다. 또 다른 대표작 ‘글래머러스’ 라인은 이름 그대로 화려함을 전면에 내세운다. 1920년대 아르데코에서 영감을 받은 과감한 실루엣, 블랙 스템과 강렬한 커팅은 테이블 위에서 하나의 장식 오브제처럼 기능한다.






AURUT
‘아름다운 우리 그릇’이라는 이름 아우릇처럼, 전통이 일상 속에 자연스럽고 이롭게 스며들기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된 브랜드다. 한국 고유의 소재인 놋쇠와 옻칠을 중심에 두고, 안성유기 명장 1호 이종요 명장을 비롯한 유기 장인들과 작가 권도영 등 다양한 예술가들이 함께한 협업을 통해 동시대적인 테이블 웨어를 선보인다. 브랜드 대표 컬렉션인 유기 소주잔은 이종오 명장의 손끝에서 완성된 수공예 제품으로서, 단아한 실루엣과 깊이 있는 황금빛 광택이 어우러져 고풍스러운 멋을 자아낸다. 특히 마호가니 버전은 나이테와 나뭇결의 유려한 패턴을 옻칠로 섬세하게 구현해 한 점의 오브제처럼 공간에 품격을 더한다. 또 다른 시리즈인 빈티지 컬렉션 유기 백주잔은 생칠 고유의 붓 자국을 그대로 살려 옻칠 특유의 질감과 입체감을 담아냈다. 잔이 서로 부닥칠 때 청아한 울림을 내어 술자리의 흥취를 한층 끌어올린다. 시간이 흐를수록 그윽하게 에이징되는 유기처럼, 아우릇의 유기잔은 오늘의 언어로 전통을 다시 호흡하며 그 위에 새로운 전통을 덧그려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