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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의 마루와 마당에서 시작된 좌식 생활 방식을 북유럽의 해석으로 풀어낸 알로소의 소파 컬렉션 ‘디딤’. 이를 디자인한 스톡홀름의 노트 디자인 스튜디오와 이야기를 나눴다.

디딤을 디자인한 노트 디자인 스튜디오.

프리미엄 리빙 브랜드 알로소가 한국의 좌식생활 문화에서 출발한 모듈형 소파 컬렉션 ‘디딤 DIDIM’을 선보였다. 스웨덴 스톡홀름 기반의 노트 디자인 스튜디오 Note Design Studio와 협업해 완성한 이번 컬렉션은 한옥의 마당과 마루에서 비롯된 공간 사용 방식을 오늘날의 거실로 옮겨왔다. 이는 소파가 앉는 가구를 넘어 기대고, 눕고, 자세를 바꾸며 머무는 다양한 움직임까지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도록 설계한 것이다. ‘디딤’은 모듈형 구조를 바탕으로 좌식과 입식이 공존하는 현대의 주거 환경에 유연하게 대응하며, 사람의 행동과 시간에 따라 풍경처럼 달라지는 생활의 자리를 제안한다. 모델명 역시 ‘디디다’라는 단어에서 착안한 것으로, 몸과 공간이 처음 맞닿는 지점이자 일상의 흐름을 받쳐주는 기반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한국의 오랜 생활문화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이번 프로젝트를 완성한 노트 디자인 스튜디오와 이야기를 나눴다. 디딤은 알로소 청담 플래그십 매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모듈형으로 구성된 ‘디딤’은 사용자의 생활 방식에 따라 유연하게 구조를 바꿀 수 있다.

최근 알로소와 함께 신제품 ‘디딤’을 선보였습니다. 이 협업은 어떤 방식으로 시작하게 되었나요? 알로소에서는 브랜드가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 어떤 파트너와 어떤 방식으로 협업해야 하는지에 대해 깊이 고민해오고 있었고, 그 과정에서 우리에게 제안하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완성도 높은 디자인을 넘어, 브랜드의 관점과 철학을 함께 고민하고 그 과정까지 공유할 수 있는 파트너를 찾고 있었죠. 알로소가 지향하는 방향성과 우리 철학이 자연스럽게 맞닿아 있었고, 한 번의 프로젝트가 아니라 브랜드 방향을 함께 쌓아갈 수 있는 관계라고 느꼈기에 기쁜 마음으로 이번 협업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협업을 하며 알로소라는 브랜드에 대해 다시금 느끼게 된 부분이 있나요? 브랜드가 지향하는 방향성과 실행력이 매우 분명하다는 걸 느꼈어요. 알로소는 프리미엄 품질을 유지하면서도 좀 더 넓은 고객층이 접근할 수 있는 가격대 안에서 균형을 잘 이루고 있는 브랜드입니다. 고급스러움을 추구하는 것을 넘어, 실제 생활 속에서 지속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가치를 만들죠. 네 개의 자체 생산 시설(국내 3개, 해외 1개)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중요한 요소였습니다. 외주에 의존하기보다는 내부에서 디자인과 생산을 긴밀하게 조율할 수 있는 구조는, 우리가 구상한 아이디어를 더욱 정밀하게 구현할 수 있는 기반이 됩니다.

‘디딤’은 한국의 생활 방식과 주거 문화에서 영감을 받은 시리즈라고 알고 있습니다. 한국 문화 중 특히 어떤 부분에 흥미를 느끼고 작업하게 되었나요? 바닥을 중심으로 가족 구성원의 다양한 활동이 이루어진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어요. 리서치를 진행하며 이러한 방식이 한옥에 거주하던 시절부터 이어져온 한국인의 전통적인 생활양식이라는 것도 알게 됐죠. 한옥의 마루와 마당을 중심으로 공간을 사용하던 방식은 오늘날의 아파트에서도 여전히 이어집니다. 거실과 주방이 연결된 LDK 공간은 휴식과 식사를 위한 장소이자, 때로는 아이들의 놀이 공간으로 기능하니까요. 이렇게 바닥을 중심으로 생활이 이루어지는 한국인의 방식에 맞춰, 가구가 공간을 ‘지배’하기보다는, 생활과 유연하게 관계 맺는 방식으로 존재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한국에서 바닥은 앉거나 누워 쉴 수 있는 공간인 동시에, 가족 구성원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장소이기도 하죠. 북유럽과 비교했을 때, 바닥이 일상적인 생활 영역으로 기능한다는 점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이곳에서는 바닥이 주로 이동의 표면이라면, 한국에서는 하나의 생활 무대처럼 느껴졌습니다. 이는
가구의 높이, 형태, 밀도에 대한 전제 자체를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요소가 되었어요. 대부분의 경우 소파는 완전히 앉기 위한 가구라기보다, 바닥에 앉은 상태에서 등을 지지하는 구조로 사용되고 있었습니다. 디딤은 이러한 사용 방식을 전제로, 좌석의 높이와 등받이의 깊이 등을 세심하게 조정했습니다.

‘디딤 3인 소파’.

특히 컬렉션 이름을 ‘디딤’으로 정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디딤’에는 물리적인 지지와 동시에 어떤 시작점이라는 상징성이 담겨 있습니다. 이 소파는 단순히 기대는 오브제가 아니라, 앉고 눕고 기대고 올라서며 공간을 사용하는 다양한 행위의 출발점이 됩니다. 사실 초기 워킹 타이틀은 ‘Soft Step’이었습니다. 소파를 단순히 ‘앉는 가구’가 아니라 발을 딛고 오르내릴 수 있는 하나의 지형처럼 바라보는 관점에서 출발한 표현이었죠. 이후 프로젝트를 발전시키는 과정에서 노트의 이중한 선임 디자이너가 이를 순우리말 ‘디딤’으로 제안했습니다. ‘디딤’은 한국어 고유의 의미를 지니면서도 외국인에게도 발음하기 쉽고 리듬감 있게 들립니다. 초기 워킹 타이틀이 한국어 이름으로 발전해 최종 제품명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프로젝트 관점을 가장 잘 담아낸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컬렉션의 키워드로 ‘보더리스 Borderless’를 선정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물리적인 경계뿐 아니라, 기능과 사용 방식의 경계를 허문다는 뜻에 집중했어요. 거실과 다이닝, 놀이와 휴식, 앉음과 눕는 행위 사이의 구분을 최소화하고자 했습니다. 가구가 특정 행동을 강요하기보다, 상황에 따라 열려 있는 구조가 되기 바랐습니다. 이에 더해 아파트라는 동일한 평면 구조 안에서도 가구 배치는 좀 더 유연해질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모듈을 통해 공간을 나누기도, 열기도 하면서 고정된 배치를 벗어나는 가능성을 제안하고자 했습니다.

공간 사이 물리적 경계를 허문 것에 더해 아이를 키우는 집부터 어르신들이 생활하는 집까지, 어떠한 가정에서든 사용할 수 있도록 경계를 두지 않은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특정 연령대나 가족 구조를 상정하지 않았습니다. 아이가 올라가 놀 수 있고, 어른이 편안히 기대 쉴 수 있으며, 여러 세대가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높이와 비례를 설정했습니다. 이는 단일한 라이프스타일을 전제로 하지 않는 접근입니다.

한국인의 좌식 생활에 맞춰 세심하게 디자인된 ‘디딤’.

디자이너 노트 중 “우리는 소파를 디자인하는 것이 아니다. 공간을 사용하는 방식을 디자인한다”는 말이 특히 인상 깊었습니다. 한국 소비자들에게 디딤이 어떤 방식으로 사용되기를 원하나요? 디딤은 중심에 놓여 정해진 방향으로만 사용되는 가구가 아닙니다. 벽에 붙일 수도, 공간의 중앙에 두고 여러 방향에서 접근할 수도 있죠. 한국 소비자들에게도 하나의 ‘정답’으로서의 배치가 아니라, 생활의 흐름에 맞춰 계속 변형되는 도구로 사용되기를 기대합니다.

‘디딤’은 4개의 모듈과 쿠션, 소반 등 다채로운 범위로 구성되었다는 점 또한 인상적인데요. 그중에서도 특히 한국적 생활방식을 반영해 제작된 품목이 있나요? 로우 오토만과 소반에서 영감을 받은 낮은 테이블이 대표적입니다. 특히 낮은 오토만은 좌식과 입식 사이를 연결하는 완충 역할을 하며, 소반 테이블은 바닥 중심의 생활에 자연스럽게 스며들며 자유롭게 이동될 수 있게 설계되었습니다.

최근 방한을 통해 한국 소비자들을 만날 기회가 있었죠. ‘디딤’에 대한 반응을 실제로 직접 마주한 경험은 어땠나요? 젊은 열정과 도전적인 정신이 분명하게 느껴졌습니다. 틈새 트렌드를 잘 반영한 예술적 표현이 과거, 현재, 미래가 어우러지는 다양한 공간 속에서 드러났고, 서울의 활기찬 문화를 전반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자리라고 생각했어요. 전반적으로 많은 영감을 주는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 더불어 노트디자인스튜디오와 알로소가 협업한 ‘디딤’ 컬렉션의 반응을 통해 프로젝트의 의도를 실제로 확인할 수 있었어요. 방문객들이 보여준 기어 올라가거나, 눕거나, 신발을 벗고 다양한 모듈 위에서 편안하게 머무르는 모습은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ADD 서울 강남구 학동로 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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