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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도 훌륭하지만, 대사마저 잠시 잊게 만드는 공간과 인테리어가 멋진 영화 3편.

웨스 앤더슨 <페니키안 스킴 The Phoenician Scheme>

색채의 마법사라 불리는 웨스 앤더슨 감독의 작품에서는 이탈리아풍 궁전을 연상시키는 우아한 공간과 완벽한 대칭미를 감상할 수 있어요. 트롱프뢰유 벽화, 돌로 만든 욕조, 르누아르와 마그리트의 명화, 대리석처럼 보이는 벽 등 시선을 사로잡는 요소들이 가득해 자칫 대사를 놓치기 쉬울 정도예요. 특히 주인공 자자 코르다가 욕조에 앉아 있는 장면은 탑 앵글로 촬영되어 아름다운 바닥 타일과 함께 완벽한 대칭의 미학을 보여줍니다.

코고나다 <애프터 양 After Yang>

AI 로봇과 한 가족의 관계를 그린 이 영화는 가까운 미래를 배경으로 하면서도 동양적인 차분함과 자연의 분위기가 오래 여운으로 남습니다. 집은 벽을 최소화한 열린 구조로 설계되었고, 중정을 중심으로 어디에서든 큰 나무를 바라볼 수 있어요. 영화의 프로덕션 디자이너는 미래의 주거 공간에서도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보여주기 위해 자연 상태에 가까운 목재, 재활용 가능한 금속, 천연 섬유, 세라믹 등을 적극적으로 사용했다고 밝혔어요.

페드로 알모도바르 <룸 넥스트 도어 The Room Next Door>

웨스 앤더슨 영화가 파스텔 톤의 몽환적인 분위기를 지닌다면, 알모도바르 감독의 작품은 스페인의 강렬한 색채를 담고 있습니다. 존엄사라는 무거운 주제를 다루지만, 영화의 배경이 되는 맨해튼 아파트와 숲 속의 집은 오히려 생기와 온기를 느끼게 합니다. 베르너 팬톤의 플라워팟 조명, 팬톤 머그, 장 푸르베, 로쉐 보보아, 피에르 잔느레 등 유명한 가구들은 물론이고, 인물들의 의상까지 공간의 일부처럼 느껴져요. 터키색, 녹색, 빨강, 노랑 등 강렬한 원색을 과감하게 활용한 인테리어는 컬러 사용을 망설이는 이들에게 훌륭한 영감을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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