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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를 한 살 더 먹고, 그동안 생각만 해 온 나의 버킷 리스트를 하나씩 실천해보자는 생각에 덜컥 그림을 샀다. 오랫동안 꿈꿔왔던 아트 컬렉팅을 시작한 것이다. 옷이나 리빙 아이템을 사는 것과 달리 금액이 부담스러웠지만 한 치의 고민도 없이 단번에 결정했다. 초보 컬렉터였기에 아트 어드바이저인 지인의 도움을 받아 좋은 작품을 만날 수 있었다. 개봉박두하자면 익살스러운 아트 토이로 유명한 미국 작가 커즈 KAWS(한국에서는 카우스라고 하지만 커즈라고 읽는다고)의 그래픽 작품이다. 그래피티 아티스트로 시작해 그의 독창적인 캐릭터를 활용한 아트 토이 작업을 통해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린 아티스트라 작품성에 대해 의아해하는 이들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제2의 앤디 워홀이라는 칭호가 붙을 만큼 커머셜 아트라는 장르를 만든 작가이자 미술계에서도 높이 평가받고 있다. 내가 구입한 이 작품은 커즈가 디트로이트 현대미술관에서 VIP를 상대로 한 기금 모금을 위해 릴리즈한 작품이다. 200개의 작품 중 하나인데 유니크 피스라 더 가치가 있다. 비록 크기는 작지만 첫 시작이 커즈의 작품이라니 감지덕지할 뿐이다. 거실의 하얀 벽면 가운데 걸려 있는데 가만히 보고만 있어도 즐겁다. 마음의 풍요로움이 이런 것일까! 아기자기한 우리 집 인테리어에도 찰떡같이 잘 어울리는 바람에 그 어떤 소비보다 만족감이 크다.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작품을 소유하고 즐긴다는 게 나와는 먼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예술이란 관심만 있다면 누구나 향유할 수 있는 것! 올해도 개미같이 열심히 일해서 2023년에 또 좋은 작품 모셔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