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main content

노션 아키텍처 박현진 소장의 감성의 건축

3년 전쯤 가족과 함께 스페인 바르셀로나를 여행하던 중이었다. 가우디의 걸작으로 꼽히는 카사바트요 앞을 지나게 되었는데 당시 일곱 살이던 아들이 카사바트요의 독특한 외관을 보고 한눈에 반했는지 “아빠, 저기는 꼭 가야 할 거 같아요”라고 말하며 앞장섰다. 나는 기능 중심의 간결한 미학을 추구하는 바우하우스가 출범했던 독일에서 건축을 공부했기에 조형적이고 개성이 강한 가우디의 건축이 낯설고 난해하다고만 생각했다. 그런 내가 아들의 손에 이끌려 건물 안을 찬찬히 구경하고 나니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특유의 매력에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다. 바다를 소재로 한 카사바트요는 해골 모양의 발코니와 뼈 모양의 기둥 때문에 ‘뼈로 된 집’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건물로, 2005년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어린 아들이 이 예술적인 건물에 유독 흥미를 느꼈다는 점이다. 감성을 자극하는 가우디의 건축 미학은 내가 추구하는 건축과는 다르지만 진정 아름다운 건축물은 설명 없이도 세대를 초월한 공감을 불러 일으킨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에디터 최고은│사진제공 스페인관광청│일러스트레이터 김종호

Inserted new record. Affected rows: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