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tension of Life (3)

Extension of Life (3)

Extension of Life (3)

한 공간에서 몸을 부대끼고 얼굴을 마주보며 지내는 네 팀을 만났다. 하는 일도 다르고 공간에 모인 사람의 수도 제각각이다. 그러나 혼자가 아니기에 더욱 에너지가 넘치는 것만은 분명했다.

↑ 아키트의 침구로 꾸민 스탠다드에이의 침대.

상생을 통한 성장
편안하고 따뜻한 공간을 만들겠다는 동일한 목표를 지닌 스탠다드에이와 아키트, 두 브랜드의 인연은 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팝업 스토어와 리빙 페어 등에 참가하며 알게 된 이들은 서로가 잘 어울린다는 걸 알게 되었고, 스탠다드에이가 상수동에 쇼룸을 마련하면서는 아키트 제품으로 공간을 꾸미면서 위탁 판매를 도맡았다.

↑ 스탠다드에이가 제작한 스툴과 아키트의 쿠션.

“저희는 가구를 만들 때 월넛과 오크 두 가지 수종만 사용해요. 그러다 보니 표현할 수 있는 색이나 온도가 한정적인데 패브릭 제품과 어우러지면 더 분위기가 살 거라고 생각했어요. 특히 아키트는 프린트한 패브릭이 아니라 직접 손으로 직조한 텍스타일이라서 수제 가구를 고집하는 저희 브랜드와 잘 맞았죠.” 스탠다드에이의 이학준 대표의 얘기처럼 처음에는 아키트 제품 몇 가지만 소개해오다가 12월 중순, 본격적으로 두 브랜드가 더욱 적극적으로 함께하겠다는 신호탄을 쏘았다. 스탠다드에이 상수동 쇼룸 1층에 아키트 매장을 마련하며 두 브랜드의 만남을 기념하는 신제품을 선보인 것이다.

↑ 아키트 쇼룸 입점을 기념해 만든 데이베드.

3~4개월간의 숱한 회의 끝에 완성된 데이 베드는 스탠다드에이와 아키트가 협업해 탄생시킨 첫 번째 제품으로 두 브랜드의 균형감을 맞추고자 했다. “아키트의 특징인 에스닉한 분위기를 대표할 수 있는 패턴으로 선택했어요.” 아키트의 정지희 대표가 설명했다. 아키트의 편안하고 자유로운 이미지가 여유로운 인상을 주는 가구인 데이 베드로 표현되면서 스탠다드에이와 완벽하게 조화를 이룬 것이다.

↑ 아키트의 정지희, 김가은 두 대표와 스탠다드에이의 이학준, 류윤하 대표.

“아키트의 원단을 사용해서 소파를 만들려다가 더욱 특별한 인상을 주기 위해서 데이 베드를 제작하게 되었어요.” 아키트 쇼룸도 스탠다드에이가 직접 만든 집기로 꾸며졌다. 따뜻한 공간 분위기로 꾸미고 싶었던 아키트의 의견을 적극 수렴했다. 아키트는 쇼룸을 통해 커튼, 침구, 카펫 등 제품군을 추가하고 온라인으로는 전달력의 한계가 있었던 직조 원단의 촉감을 더 많은 이들에게 알리고 싶다고 전했다. 스탠다드에이는 앞으로도 아키트의 패브릭을 활용한 펜던트 조명을 출시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호흡을 맞춰 나갈 예정이다. 서로 다른 영역을 다루고 있는 두 브랜드가 만나 시너지를 발휘하는 바람직한 사례가 될 것 같다.

↑ 스탠다드에이가 새롭게 선보이는 장식장.

***
관련기사 `Extension of Life(1)` 보러가기 >>
관련기사 `Extension of Life(2)` 보러가기 >>

에디터 신진수 · 최고은 | 포토그래퍼 신국범

CREDIT
Extension of Life (2)

Extension of Life (2)

Extension of Life (2)

한 공간에서 몸을 부대끼고 얼굴을 마주보며 지내는 네 팀을 만났다. 하는 일도 다르고 공간에 모인 사람의 수도 제각각이다. 그러나 혼자가 아니기에 더욱 에너지가 넘치는 것만은 분명했다.

↑ 그래픽 액자를 제작해 판매하는 숍 비코.

다섯 사람, 한 가지 생각
연희동 주택가 쪽으로 파고들면 ‘그림 파는 가게’라는 간판을 내건 숍 비코 Vico가 있다. 비코 숍 안쪽으로 계단을 몇 개 더 내려가면 더 재미있는 공간이 존재한다. 가장 바깥쪽 공간은 비코의 숍으로 사용하고 있지만 안에는 몇 개의 책상과 회의실을 갖춘 프리랜서들의 공간이 나타나는 것. 비코의 윤소담, 이진아 대표를 비롯해 지난가을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신선놀음’으로 주목받은 젊은 건축가 프로젝트 그룹 문지방의 박천강 건축가와 프로젝트 디자이너 최진규, 그래픽디자이너 김선화 등 다섯 식구가 한 공간에서 생활하고 있다.

↑ 맨 뒤부터 김선화 디자이너와 최근 합류한 디자이너 친구 장혜원, 최진규 디자이너와 박천강 소장 그리고 비코의 윤소담, 이진아 대표.

비슷한 성향을 지닌 사람을 찾던 두 대표는 이들과 만났고 그렇게 모인 다섯 사람이 함께 지낸 지도 벌써 1년이 넘었다. “혼자 하는 일이 대부분인 사람들이지만 가끔 옆에서 누군가가 일을 하고 있다는 걸 발견하게 되면 덜 외로워요. 프로젝트가 있을 때 서로의 의견을 묻기도 하고 바빠서 계속 얼굴을 보지 못하면 보고 싶기도 하고요.” 윤소담 대표가 웃으며 말했다.

↑ 비코의 뒤쪽은 프리랜스 디자이너들의 공간이다.

촬영 당일에도 서로 앞으로 진행할 일들에 대해 화기애애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던 그들. “여러 명이 생활하는 공간이지만 모두 자율적인 스타일이라 누가 뭐라고 하지 않아도 알아서 청소도 하고 관리도 잘하고 있어요. 그런 점에서 운이 정말 좋았던 것 같아요. 이렇게 다 같이 친하게 지내면서 각자 일도 잘 해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거든요.” 건축가 박천강 소장과 최진규 디자이너는 국립중앙박물관의 로비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하기도 했고 김선화 디자이너는 최근 리빙 제품을 처음 선보여 비코와 홈테이블데코전에 참가하기도 했다. 공간을 공유하는 사이이기에 서로에 대해 잘 알 수 있었고 일을 할 때 의견을 나누기도 수월했기 때문에 협업의 결과물은 늘 좋았다.

↑ 각자의 사무실에 자신의 일에 방해받지 않고 집중할 수 있다.

나이도 제각각이고 하는 일도 저마다 다른 이들의 가장 가까운 계획은 함께하는 연말 파티다. 함께 오랫동안 지금처럼 지내고 싶다는 다섯사람. 이들을 하나로 묶는 틀이 없어서 오히려 더 오랫동안 함께일 것 같은 연희동 5인방은 그렇게 두 번째 겨울나기를 시작했다.

***
관련기사 `Extension of Life(1)` 보러가기 >>
관련기사 `Extension of Life(3)` 보러가기 >>

에디터 신진수 · 최고은 | 포토그래퍼 신국범

CREDIT
Extension of Life (1)

Extension of Life (1)

Extension of Life (1)

한 공간에서 몸을 부대끼고 얼굴을 마주보며 지내는 네 팀을 만났다. 하는 일도 다르고 공간에 모인 사람의 수도 제각각이다. 그러나 혼자가 아니기에 더욱 에너지가 넘치는 것만은 분명했다.

↑ 핸즈인팩토리 이재헌 작가의 개인 공간.

취향과 개성 사이
한국을 대표하는 피규어 아티스트 쿨레인 Coolrain을 중심으로 핸즈인팩토리 Hans in factory, 투엘브닷 TwelveDot, 키도 Kido 총 4팀이 함께 ‘쿨레인스튜디오’라는 이름으로 뭉쳤다. 함께 작업실을 쓰며 동거동락하는 이들은 서로가 원동력이 되어 척박한 아트 토이 시장에서도 꾸준히 좋은 작품을 만들어내겠다는 열정으로 가득 차 있었다.

↑ 키도와 핸즈인팩토리가 함께 완성한 ‘러닝 혼즈’ 스페셜 에디션.

처음 결성된 것은 2010년경, 핸즈인팩토리의 이재헌 작가가 당시 집에서 작업하고 있던 쿨레인 이찬우 작가에게 함께 작업실을 만들자고 제안하면서였다. “피규어를 제작하다 보면 몸에 해로운 화학약품을 써야 하는데, 아이가 있는 집에서 작업을 하다 보니 아무래도 신경이 쓰였죠. 또 같은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필요한 도구도 나눠 쓸 수 있으니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이찬우 작가가 말했다. 초창기는 다른 피규어 작가와 같이 신사동에서 작업실을 사용하다가 2012년에 마포구 성산동으로 이사를 오며 지금의 멤버로 구성되었다.

↑ 왼쪽부터 투엘브닷 임현승, 쿨레인 이찬우, 키도 강병헌, 핸즈인팩토리 이재헌.

피규어는 다양한 재료로 만들지만 주로 스컬피라고 하는 특수 점토를 사용한다. 열로 구워내면 단단해지는 재료로 이를 이용해 조형을 만들고 실리콘으로 뜬 다음 우레탄 레진을 부어서 모형을 만들어낸다. 그 위에 에어브러시나 스프레이 도료, 물감 등으로 채색을 해 완성한다. 쿨레인스튜디오 작업실에도 각자 작업을 할 수 있는 개인용 책상과 공동으로 사용하는 도색 공간을 마련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서로의 작업 과정을 보고 조언해 주게 되었다. 핸즈인팩토리의 작품 ‘러닝 혼즈’에 키도 특유의 그로테스크한 감성이 더해진 스페셜 에디션이 탄생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러한 작업 환경 덕이다.

↑ 키도 강병헌 작가가 사용하는 책상.

“키도 강병헌 작가가 피규어 작업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신인인데도 실력이 상당했어요. 그 재능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어서 같이 만들어보자고 했죠”라며 이재헌 작가가 그들의 시작을 들려주었다. 그 후 강병헌 작가가 점차 인정받는 모습을 보며 희열을 느꼈다고. 얼마 전 청량리 롯데갤러리에서 쿨레인스튜디오 그룹전 <노 라이프 위드아웃 토이 No Life without Toy>를 마무리한 그들은 앞으로도 기회가 될 때마다 서로 합심한 전시와 작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
관련기사 `Extension of Life(2)` 보러가기 >>
관련기사 `Extension of Life(3)` 보러가기 >>

에디터 신진수 · 최고은 | 포토그래퍼 신국범

CRED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