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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은 겨우내 꼭꼭 닫아두었던 집 안의 창문도, 외투의 지퍼도, 꽃봉오리도 열리는 시간입니다.

↑ 왼쪽 운동화는 벤시몽. 오른쪽 운동화는 라코스테 by 플랫폼 샵.

4월은 겨우내 꼭꼭 닫아두었던 집 안의 창문도, 외투의 지퍼도, 꽃봉오리도 열리는 시간입니다. 옛 아낙네들은 눈이 녹아 시냇물이 불어나기 시작하는 4월이면 겨우내 밀렸던 빨래를 이고 봄볕이 쏟아지는 냇가로 모여들었습니다. 맑고 깨끗한 시냇물에 빨랫감을 담갔다 건져 비비고 문지르고 두들겨 빨았습니다. 검은 때가 가시고 새하얀 모습을 드러내면 마음에 쌓였던 묵은 감정과 부정적인 생각도 함께 씻겨진 듯 개운함을 느꼈을 것입니다. 때를 씻어내면 흰색 본연의 아름다움은 새것처럼 살아납니다. 4월, 파란 하늘과 봄 햇살 아래 제 모습을 찾은 하얀 운동화는 유난히도 환하게 빛이 납니다.

에디터 박명주 | 포토그래퍼 진희석
출처 〈MAISON〉 2014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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