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거대한 카우스의 캐릭터 컴패니언이 <KAWS:HOLIDAY> 프로젝트로 석촌호수에 둥둥 떠 있었다. 무더운 여름이었지만 하염없이 바라보며 마음을 다독였던 기억이 난다.
그저 대형 캐릭터가 호수에 떠 있었는데, 왠지 모르게 마음이 편안해졌다. 그냥 아는 정도의 작가였던 그는 이렇게 아주 개인적인 경험을 통해 나를 팬으로 만들었다. 그 후 관심을 가지고 종종 관련 뉴스를 찾아보기도 했던 터라 앨리웨이 광교에서 진행 중인 <UNBOXING: KAWS COLLECTION> 전시는 연말에 꼭 가보고 싶다. 그의 창조물이기도 한 컴패니언을 좋아해서 앨리웨이 광교점에 우뚝 서 있다는 7m 높이의 ‘클린 슬레이트 Clean Slate’를 직접 보고 싶은 마음이 크기도 하다. 카우스는 그래피티, 조각, 회화 등 전방위로 활동하는 미국의 아티스트다. 그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캐릭터를 자신만의 시각으로 재해석하는데 눈을 X자로 표시하는 것이 트레이드마크다. 카우스를 상징하는 캐릭터 컴패니언 역시 X자 눈에 미키마우스의 몸통, 푸석푸석한 머리를 한 해골 얼굴이다. 이번 앨리웨이 광교 전시는 국내에서는 최대 규모로 진행되며, 최근 유행 중인 ‘언박싱’ 컨셉트로 상자를 열어 작품을 보거나 박스 안에 작품을 넣어 둘러볼 수 있게 구성했다. 피겨를 비롯해 초기 포스터, 굿즈, 조각, 회화 등 100여 점의 소장품과 캐릭터 콜라보레이션, 리미티드 에디션과 자신의 33세 생일을 기념해 오직 33개만 제작한 두상 조형물 등 지금까지 국내에서는 보지 못했던 작품을 풍성하게 선보인다. 카우스의 작품 중 가장 좋아하는 작품은 ‘패싱 스루 Passing Through’다. 이상하게도 이 작품을 보면 왠지 마음이 뭉클해져서 안아주고 싶은 기분마저 든다. 그의 작품은 감상할 때의 마음가짐에 따라 달리 보인다. 때로는 귀엽거나 우스꽝스럽고, 때로는 기괴하며 슬퍼 보이기도 한다. 힘들었던 한 해를 갈무리하는 마음으로 전시장을 찾아야겠다. 이번에도 컴패니언을 바라보며 위로 받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