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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 취재 후 에르메스 도산 파크에 있는 카페 마당에 들렀다.

 

 

기분이 꽤 울적한 날이었고 차나 한잔하려고 했던 것인데, 그. 한시간 남짓만에 기분이 풀린 것은 순전히 그릇 때문이었다. 에르메스 그릇과 은색 주전자, 정갈하게 담긴 디저트 세팅을 보니 순식간에 기분이 좋아진 것. 음식과 꼭 어울리는 그릇과 컬러가 어우러져 근사한 티 테이블이 됐다. 자주 보는 그릇이었지만 유독 그릇을 유심히 들여다보게 되는 시간이었다. 그동안 별 생각 없이 그릇을 사용해왔구나 하는 깨달음도 얻었다. 에르메스의 타이 컬렉션은 그냥 볼 때는 그 자체만으로도 참 예뻐서 구입했는데, 한식 요리를 올리면 왠지 잘 어울리지 않을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고민이 되곤 했었다. 그런데 케이크 한 조각을 올리니 그릇이 더 살아나는 느낌이었다. 음식을 담기에는 오히려 조금. 밋밋해보였던 H 데코 그릇이 훨씬 나았다. 또 이제 단종이 됐다는 인기 그릇인 랠리 접시는 접시 용도 외에도 컵을 올리는 소서나 차 도구를 올려두는것만으로도 근사해 보인다. 꼭 명품 그릇이어서가 아니다. 적재적소에 잘 사용한 그릇이 어우러진 테이블 앞에 앉는 것만으로도 소확행을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