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에는 존재하지 않는 이상의 나라가 1950년대 버려진 밀가루 공장이었던 영등포 대선제분에서 펼쳐졌다. 이솝의 새로운 향수의 출시를 알리는 론칭 자리에서 아더토피아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낡은 폐공장의 쿰쿰한 냄새를 뒤로한 채 어디선가 나는 향긋한 향을 쫓아 들어가면 역설적인 공간이 나타난다. 축축하게 젖어 있는 바닥에 오랜 세월의 흔적이 보이는 나무 서까래 그리고 그 아래 펼쳐지는 아름다운 자연의 영상과 이솝에서 제작한 오브제가 어우러져 마치 한 편의 미디어 전시를 보는 듯했다. 비현실적인 광경을 선사한 영상은 이탈리아 미디어아티스트 다비데 콰욜라와 협업한 작품으로 감각적인 디지털 예술을 경험할 수 있었다. 향수는 바다에 떠있는 배 안에서 선장이 마시는 위스키 향을 떠올리게 하는 미라세티부터 해안 지대의 향이 연상되는 카르스트, 이끼와 녹음이 우거진 땅의 향과 연관된 에레미아 3가지로 각각의 향은 신비로운 느낌을 선사했다. 항해하는 배가 육지에 도착하기까지의 이야기가 펼쳐진 이번 행사는 눈으로 볼 수 없는 향을 시각적으로 표현하고 경험하게 함으로써 이솝에서 의도했던 바가 고스란히 전해졌다. 향 하나를 가지고 이렇게 풀어낼 수 있다니! 오랜만에 이색적인 신제품 소개와 함께 온전한 브랜드 철학을 느낄 수 있었던 경험이었다.
이솝의 유토피아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는 이상의 나라가 1950년대 버려진 밀가루 공장이었던 영등포 대선제분에서 펼쳐졌다. 이솝의 새로운 향수의 출시를 알리는 론칭 자리에서 아더토피아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2021.07.30
│
Edit 권 아름, 권아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