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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장에 빔을 쏜 모습

 

현실의 벽을 인지 못하고 철없던 시절, 막연하게 꿈꿨던 직업은 나사 Nasa에 들어가는 것이었다. 30대에는 우주에 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지금 생각하면 어이없는 웃음이 나오는 상상도 해봤다. 그만큼 별을 보는 것을 좋아했고 지금도 좋아한다. 반려견 금손이와 산책할 때는 종종 Star Walk2 앱을 실행하는데, 별이 잘 보이는 날은 별자리를 찾는 재미가 있다. 별을 보기 위해 자정 가까운 시각에 강원도 안반데기에 올라가본 적이 있다. 오들오들 떨면서 커피 한잔 들고 별을 봤던 경험을 잊을 수가 없다. 이번에 선물 받은 천체 투영기는 이런 나를 위한 최적의 아이템이다. 계절에 상관없이 언제든 방 안에서 별을 감상할 수 있다. 이름은 조금 거창하다. 플라네타륨 플라네타리움 천체 투영기. 일본 세가토이에서 출시된 제품인데 다양한 버전이 있다고 한다. 작은 원형 디스크를 본체에 삽입하고 천장이나 벽에 포커스를 맞추면 환상적인 밤하늘이 펼쳐진다. 별똥별 모드나 회전 모드를 사용하면 가만히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멀리 나와 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 가끔 자기 전에 제대로 ‘별멍’을 하고 싶은 날은 유튜브에서 귀뚜라미 소리나 장작 타는 소리 등의 ASMR 음원을 틀어두고 감상하면 캠핑장 분위기도 낼 수 있다. 비록 방 안이지만 수많은 별을 보면서 내가 자연의 아주 작은 일부라는 생각을, 하루에 있었던 후회되는 일이나 즐거웠던 일을 돌이켜보곤 한다. 홍진경의 말처럼 자려고 누웠을 때 마음에 걸리는 것이 하나도 없는 것이 행복이라면, 내겐 누워서 별을 바라봤을 때 오직 충만한 마음만이 남아 있는 하루하루를 꿈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