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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비이 Space B-E에서 격자 형태의 그리드 시스템을 건축의 요소로 해석한 위트 있는 전시를 열었다. <댄싱 그리드 Dancing Grid>전이 바로 그것. 건축과 공예 분야에 몸담고 있는 15명의 작가가 그리드를 시작으로 창의성의 확장과 변형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며 새로운 창작 패러다임을 선보였다. 공간을 이루는 파티션, 계단, 난간, 선반, 타일 등과 어우러진 각각의 작품은 저마다의 리듬대로 마치 춤추듯 새로운 패턴을 찾아가며 자리하고 있었다.

15명의 작가 중에서도 단연 눈길을 끈 작품은 정지숙 작가의 ‘살아 있는 덩어리’ 시리즈. 마치 멍때리기 대회에 참가한 사람들의 모습처럼 표정을 알 수 없는 덩어리들이 유쾌하고 귀엽게 느껴져 개인적으로 참 좋아하는 작품이기도. 또 한번 그녀의 작품을 만날 수 있어 더욱 반가웠다. 톡 하고 치면 금방이라도 굴러갈 듯 동그란 형태의 덩어리들과 칼 같은 직선의 그리드가 극명하게 대조되어서일까, 왠지 숨 가쁘게 굴러가는 도심에 갇혀 있는 우리의 모습처럼 보여 괜히 짠했다. 격자의 그리드가 주는 한정된 사고의 틀에서 벗어나 춤을 추듯 유연함을 느껴보길.

WEB spaceb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