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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후 집에 돌아와 요리하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그리하여 배달 앱을 켜고, 텅 빈 일회용 용기를 치우며 또다시 후회하는 나 자신을 발견한다. 여기 40년간 줄곧 사회 활동을 활발히 하면서도 요령껏 집밥을 해 먹은 이의 노하우와 깨알 같은 팁을 꾹꾹 눌러 담은 책이 있다. 바로 브레드 b.read에서 펴낸 신간 <다이아나 이지 테이블>의 이야기다.

책 저자인 다이아나 강.

저자 다이아나 강은 대학 시절부터 20년 넘게 미국에서 살다 귀국해 브랜드 마케팅 분야에서 일하고 있다. 나인 웨스트와 스티브 매든, 띠어리 등 패션 브랜드를 한국에 진출시킨 주인공이기도 하다. 책에는 요리 시간을 반으로 줄여주는 만능 양념부터 최소한의 재료로 만드는 반찬 등 시간과 품을 덜어주는 한식 레시피들이 아낌 없이 들어 있다. “저는 요리사도 아니고 전문 요리연구가도 아니지만 가족과 지인들이 제 레시피가 간단하고 따라 하기 쉽다고 부추겨서 책까지 내게 되었네요.” 직접 터득한 생활 속 지혜가 가득한 이 책은 모두에게 든든한 언니이자 누나, 엄마임에 틀림없다.

다양한 종류의 만두 레시피도 찾아볼 수 있다.

사진제공 브.레드
INSTAGRAM @b.read_book

브.레드에서 펴낸 신간 <다이아나 이지 테이블>의 표지.

유튜브 채널 ‘다이아나스 테이블’을 운영하시죠. 채널을 만들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K푸드가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데, 한식이 모두 빨간색의 매운 음식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어요. 우리도 집에서 심플하게 밥을 준비하고, 제철 음식을 즐기고, 건강을 중요시한다는 점도요.

바쁜 와중에 책을 내셨어요.

지난 40년 넘게 모아둔 레시피가 있는데 100가지가 넘더군요. 유튜브를 하면서 레시피를 다시 정리하고 수정했는데, 책으로 남기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책을 만들다 보니 음식에 대한 추억도 떠올라 레시피와 함께 일상의 에피소드를 더해 구성했습니다.

저자가 꼭 만들어보라고 추천하는 새우말이냉채.

40년간 사회 생활을 하면서도 늘 집밥을 해 먹은 원동력은 무엇이었나요?

결혼 초에 학생 부부여서 경제적 여유가 없었을 뿐 아니라, 남편이 위궤양으로 먹는 음식이 제한적이라 외식도 자유롭지 못했어요. 무엇보다 하루하루 새로운 음식을 배우고 스킬이 늘어가는 것이 신기하면서도 즐거웠죠. 단순 작업에 집중하면서 머리를 쉬어갈 수도 있었고요.

깨알 같은 팁들이 특히 인상적이었어요.

요리를 오랫동안 해왔기에 알 수 있는 귀중한 정보들이죠. ‘어떻게 하면 시간을 줄이고도 맛있게 만들 수 있을까’ 항상 고민했어요. 한정된 재료를 쓰면서 맛도 살리고 과정도 줄일 수 있도록. 친정 어머니에게 영향을 받은 듯해요. 어머니는 항상 제철 음식을 해주시는데, 복잡한 조리 과정 없이도 맛있게 만들어주셨지요. 지금도 다진 마늘과 찬밥만으로 해주신 마늘볶음밥이 생각나네요.

요리의 편의성을 돕는 다양한 도구도 함께 수록돼 있다.

이 책은 주로 어떤 분들이 읽었으면 좋은가요?

요즘은 싱글이든 기혼이든, 학생이든 직장인이든 모두 바쁘잖아요. 남녀를 불문하고 집밥을 쉽게 시도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면 좋겠어요.

좋을 법한 메뉴 한 가지만 꼽아주시죠.

새우말이냉채입니다. 어려울 것 같아 보이지만 냉동 칵테일 새우를 사용하면 아주 쉽게, 어느 손님상에 내놓아도 “와우!” 소리 들을 수 있는 메뉴입니다. 하루 전에 미리 만들어놓을 수도 있고, 예쁜 접시에 담아 선물하기도 좋죠.

중식 마파두부와 한식 두부조림을 조합해 만든 완두콩 얹은 두부조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