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의 달항아리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재창조하는 세라믹 아티스트 3인과의 인터뷰.
제인 양 데엔 Jane Yang-D’Haene

2023년 갤러리 더 퓨처 퍼펙트 The Future Perfect LA에서 선보인 개인전 <기억 Remembrance>.
간단하게 자기 소개 부탁한다. 브루클린에 거주하는 한국계 미국인 예술가. 한국에서 태어나 1984년 뉴욕으로 이주했다. 주로 석기와 유약을 사용하여 전통 한국 도자기에 영감을 받은 수공예품을 제작하고 있다.
자신의 스타일을 키워드로 정의하자면? 간결하고 우아한, 그러나 실험적인. 상반된 요소들 사이에서 균형을 찾으려 노력한다.

2022년 더 퓨처 퍼펙트 뉴욕에서 선보인 단체전. 첸 첸&카이 윌리엄스 Chen Chen&Kai Williams의 거울에 비쳐 더욱 신비로운 모습이다. © Sean Davidson
인테리어 디자이너로 일하다가 도자기 작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전환의 시기를 겪고 있을 때 한 친구가 도자기 수업을 추천해줬다. 점토는 매우 촉각적이고 까다롭지만 그만큼 재료에 대해 탐구하며 창의적인 작업을 할 수 있다. 또한 지구에서 온 점토 그 자체가 주는 안정감과 차분함이 있다.
한국의 달항아리에 주목하게 된 이유는? 지금은 미국에 있지만 한국에서 태어나고 자랐으며, 어릴 적 집에는 달항아리가 있었다. 어머니의 항아리를 깨뜨린 경험이 강렬한 어린 시절의 기억이기도 하다. 흔히 볼 수 있는 물건이었기에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도 깊은 내면적 인상이 남아 있다. 그 형태를 가지고 실험함으로써 나의 유산과 문화를 작업에 녹여내고 있다. 또한 달항아리는 가장 매력적이고 차분한 형태를 지니고 있어 도자기 역사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손으로 그려넣은 듯 투박하면서도 섬세한 질감이 돋보인다.
전통적인 형태와 무엇이 다른가? 달항아리는 매우 간단해 보이는 형태이지만 실제로는 도전적이며 복잡하다. 그래서 더욱 작업적으로 끌린다. 다시 말해 상반된 요소들에 대한 아이디어를 보여주려 한다.
매끄러운 표면보다 독특한 질감 표현도 인상적이다. 전통적인 달항아리의 매끄러운 표면은 깊은 역사와 의미를 담고 있다. 여기에 질감을 추가함으로써 현대적으로 접근하려 한다. 유약이든 점토의 질감이든 각 작품에 나의 감정과 이야기의 층을 더하고 있다. 그날의 느낌이나 순간, 인상 등이 질감과 재료를 통해 각 작품에 담기게 된다.

다양한 형태와 질감을 접목해 독특한 세라믹 작업을 선보이는 제인 양 데엔 작가.
좋아하는 예술가는? 다른 예술가들의 작업을 반영하며 시간 보내는 것을 좋아한다. 특히 여성 예술가의 작업을 매우 존경한다. 루이스 부르주아의 작품을 좋아하며, 오늘 아침에는 조지아 오키프의 그림을 보았다. 또한 전통 한국 미술과 한국 민화에 깊은 영향을 받는다.
최근 준비 중인 전시는? 9월에는 뉴욕의 아모리 쇼, 12월에는 디자인 마이애미에서 더 퓨처 퍼펙트 The Future Perfect와 함께 전시할 예정이다.
앞으로 도전해보고 싶은 작업은? 회화. 그릇에 사용하던 유약을 2차원 표면으로 확장해 그림을 그리는 방향으로 이동해왔다. 현재 더 퓨처 퍼펙트를 위해 작업 중인 조명과 같은 설치 작업에도 더 많은 도전과 시도를 하고 싶다.
INSTAGRAM @janeyangdhae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