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형 고리를 연결해 독특한 조형과 가구를 만드는 방효빈 작가.
그녀는 조형적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관계와 균형, 연결의 의미를 탐구하며 무한 연결 실험을 이어가고 있다.

작업실 벽면에 걸린 신작 <화조도 키링 시리즈>. 가구는 왼쪽부터 ‘오링 스툴’, ‘오링 체어1’과 ‘오링 체어2’.

작은 3D 모형이 올려져 있는 작업실 창가.
작은 고리가 모이면 거대한 구조가 된다. 방효빈 작가는 원형 고리를 연결하며 가구와 조형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금속공예를 전공한 그녀는 어느 날 키링이나 주얼리에서 흔히 보이는 작은 오링 O-ring을 새롭게 바라보게 됐다. “고리의 굵기, 크기, 개수에 따라 구조가 무한히 확장될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어요.” 이후 고리를 단순한 연결이 아니라 구조 자체로 활용하는 방식에 몰두했다. 그의 작업은 이제 단순히 연결을 넘어 하나의 세계관을 구축하며 확장 중이다. 그 결과 의자, 조명, 테이블 등 다양한 가구로 확장된 독창적인 디자인이 탄생했다. “O-ring이라는 이름은 형태와 의미를 직관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정했어요. ‘O’는 원형, ‘Ring’은 연결을 뜻하죠.” 그의 작품에서는 작은 연결이 모여 조형이 되고, 조형이 공간을 이루며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고리를 확장한 독특한 조형 가구들을 선보이는 방효빈 작가.

가구뿐만 아니라 독특한 조형미를 담은 오브제 작업도 진행 중이다.
독특한 조형만큼이나 작업 과정도 놀이처럼 유쾌하게 진행된다. 고리를 이리저리 연결하고 구조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마치 고리가 커진 게 아니라 자신의 몸이 작아져 그 안에서 노는 듯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고 말한다. “작은 고리를 연결하며 마음에 드는 구조가 나오면 3D 프로그램으로 옮겨요. 이후 크기와 굵기를 조정하면서 구조를 만들어가죠.” 하지만 단순히 형태만 고려하는 것은 아니다. “가구로 제작할 때는 힘이 받는 지점과 신체가 닿는 부분을 세심하게 조율해야 해요.” 그렇기에 하나의 고리를 원하는 각도로 맞추는 데만 몇 시간이 걸리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자신을 ‘조율사’라고 표현한다. 그녀는 고리 연결 방식을 사람 간의 관계와도 비교한다. “작은 원과 큰 원, 적절한 거리감 속에서 조화를 이루는 방식이 마치 인간 관계 같더라고요. 너무 가깝거나 멀면 균형이 깨지죠.” 그래서 그의 작품은 단순히 오브제를 넘어, 서로 연결된 존재의 조율 과정을 은유적으로 담아낸다. 최근에는 신작 <화조도 키링 시리즈>를 선보이며 작업에 변화를 주고 있다. 과거 타투이스트 경험을 살려 탐구했던 드로잉과 기존의 오링을 연결하며 시작되었다. 특히 민화의 화조도에서 영감을 받았는데, 새와 식물의 이미지를 자신만의 해석으로 표현해 보는 이들에게 행복과 평안을 기원하고자 한다. “요즘 많은 사람이 키링을 달고 다니는 모습이 마치 부적처럼 느껴지더라고요. 키링이라는 일상적 오브제를 확장해 벽에 걸 수 있는 대형 장식물로 확장했어요. 단순히 장식적 역할을 넘어 행복과 사랑, 평안을 기원하는 상징적인 의미를 담고자 했습니다.” 앞으로도 기존 작업을 더욱 확장하며 작업관을 넓혀갈 계획이다. 특히 올해는 석사 청구전과 함께 그동안 목표로 삼은 야외 전시를 계획 중이다. 대지미술 스케일의 대형 연결 작업과 신체와 결합된 퍼포먼스 작업도 언젠가 꼭 도전해보고 싶다고 했다. 더 넓은 세계로 이어질 그의 작업이 더욱 기대되는 순간이다.

작업실 전경. 창문 하단의 드로잉을 비롯해 직접 그린 스케치들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SPECIAL GIFT
방효빈 작가에게 증정한 설화수의 윤조에센스 6세대는 피부 속 건조부터 모공, 주름 탄력까지 차오르는 윤빛 피부를 선사하며, 자음생크림은 피부 속 콜라겐을 생성 복구해 피부 자생력을 강화시켜준다. 각각 90mL 14만원, 50mL 27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