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모 호수의 정취와 장인의 손끝에서 태어난 프로메모리아는 가구를 통해 삶의 기쁨을 이야기한다. 전통과 기술, 예술과 기능의 균형을 이어가는 브랜드의 철학을 파올로 소치에게 직접 들었다.


이탈리아 하이엔드 가구 브랜드 프로메모리아 Promemoria는 코모 호수에서 시작된 장인정신과 예술적 감각으로 ‘시간이 쌓이는 아름다움’을 이야기해왔다. 40년 넘게 이어온 느림의 미학, 그리고 손끝의 정교함은 이번 신작 컬렉션 ‘삶의 기쁨(Joie de Vivre)’에서도 여전하다. 이를 기념해 창립자 로메오 소치의 셋째 아들이자 오퍼레이션 디렉터 파올로 소치가 서울을 찾았다. 프로메모리아를 국내에 소개하고 있는 리아 LIA 쇼룸에서 그는 가족이 지켜온 가치와 기술, 그리고 브랜드의 다음 여정을 차분하게 들려주었다.


19세기 코모 호수에서 귀족들의 마차를 복원하던 소치 가문에서 시작되었다고 들었습니다. 프로메모리아는 세대를 거치며 어떻게 발전해왔나요? 우리 가족 이야기는 아주 오래전, 증조할아버지 시대부터 시작됩니다. 그는 코모 호수 근처에서 귀족들의 마차를 복원하며 자연스럽게 목공과 수공예의 기술을 익혔죠. 제2차 세계대전 이후에는 집과 건축을 다시 세우는 시대가 찾아오면서, 단순 복원을 넘어 새로운 가구를 만드는 일로 발전했습니다. 할아버지는 이 시기부터 가구 제작 기술과 상업적 감각을 함께 익혔고, 그것이 지금의 프로메모리아로 이어지는 첫 단추가 되었어요.
현재는 로메오 소치와 세 아들이 함께 회사를 이끌고 있습니다. 각자의 역할은 어떻게 나뉘어 있나요? 아버지 로메오 소치는 어린 시절 화가를 꿈꿀 만큼 창의적인 사람이었습니다. 그의 예술적 감성과 선대의 목공 기술이 결합되어 ‘전통과 창의성’이 공존하는 프로메모리아가 탄생했죠. 아버지 로메오 소치는 여전히 브랜드의 미학적 방향과 큰 프로젝트의 디자인 과정에 깊이 관여하고 있습니다. 스테파노는 목공 워크숍을 총괄하며 제작 공정 전반과 글로벌 프로젝트의 설치를 직접 관리하고, 다비데는 건축가로서 디자인과 기술 부문을 맡아 브랜드의 크리에이티브 방향을 주도합니다. 저는 주로 오퍼레이션, 즉 생산과 품질 관리, 그리고 회사의 전반적인 운영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로메오 소치가 브랜드를 창립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원칙은 무엇이었나요? 아버지는 두 가지를 강조했습니다. 하나는 품질, 또 하나는 맞춤 제작이에요. 품질은 단순히 ‘좋은 제품’을 뜻하지 않습니다. 원자재 선택부터 마감, 조립, 내부 구조까지 모든 과정에서 완벽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프로메모리아의 가구는 산업 제품이 아닙니다. 고객 한 사람의 요청, 그 사람이 원하는 비율, 감각, 생활습관을 반영해 완성됩니다. 이 두 가지 원칙은 브랜드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변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중심이 될 것입니다.

맞춤 제작은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나요? 맞춤 제작은 프로메모리아의 핵심입니다. 패브릭, 가죽, 목재, 마감은 물론 치수와 비율까지 조정할 수 있어요. 하지만 우리는 그 이상을 합니다. 고객이 ‘소파를 좀 더 편하게’, ‘팔걸이 각도를 내 생활에 맞게 바꾸고 싶다’고 요청하면, 실제로 구조를 다시 설계합니다. 등받이 각도나 좌방석 깊이, 팔걸이 높이까지 조정하죠. 단순 옵션 변경이 아니라, 고객의 아이디어를 반영한 재설계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프로메모리아 가구는 언제나 ‘한 사람만을 위한 작품’이 됩니다.
이번 신규 컬렉션의 주제가 ‘삶의 기쁨’이라고 들었습니다. ‘Joie de Vivre’는 말 그대로 삶 속의 작은 기쁨을 기념하는 이름이에요. 또한 프로메모리아가 추구해온 디자인과 철학, 품질과 잘 맞아떨어졌습니다. 좋은 소재의 촉감, 편안함, 눈으로 느껴지는 감정 등 이 모든 것이 사용자의 일상 속에서 은은한 즐거움을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번 컬렉션은 감각, 사용 경험 전체를 더 깊게 고려한 방향으로 발전했습니다. 파도나 나뭇가지처럼 자연에서 영감을 받은 유기적인 선과 곡선이 곳곳에 담겨 있습니다. 우리는 자연을 매우 사랑하고, 산을 걷거나 바다 근처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을 즐깁니다. ‘해브 라 메흐 Rêve la Mer’ 커피 테이블은 바닷가에서 바람에 일렁이는 파도의 곡선을 보며 떠올린 작품이에요. 나무나 빛의 형태처럼 자연 속 이미지가 어떻게 가구 형태로 번역될 수 있을지 상상하며 스케치하고, 그것을 실제로 구현합니다.


이번에 신규 컬렉션 론칭을 위해 리아 쇼룸을 방문하셨습니다. 한국 시장은 어떻게 보시나요? 한국 시장은 가능성이 아주 크다고 생각합니다. 삶의 질이 높고, 고객이 단순히 디자인만 보는 것이 아니라 제품의 문화, 스토리, 품질의 뒷면까지 이해하려고 하더군요. 프로메모리아는 어떤 제작 방식을 쓰는지, 어떤 재료가 들어가는지, 품질 유지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장인정신이 어디에 담겨 있는지 등의 내용을 이해할수록 제품의 가치를 깊게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 고객은 이런 이야기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해요. 그래서 우리와 정말 잘 맞는 시장이라고 느꼈습니다.
앞으로의 새로운 방향이나 계획이 있다면요? 앞으로 도전 과제 중 하나는 제품을 보호하고 투명하게 보여주는 시스템입니다. 그 첫 단계가 ‘디지털 패스포트’예요. 여기에는 어떤 공정을 거쳤는지, 어떤 목재와 가죽, 접착제, 페인트를 썼는지, 또 친환경 측면에서 어떤 기준을 충족하는지 등 모든 정보가 담길 것입니다. 향후에는 NFT와 연동해 실제 제품의 소유권과 디지털 소유권이 동시에 존재하게될 겁니다. 프로메모리아 가구는 수명이 길기 때문에 대를 이어 넘어갈 수 있는데, 이 디지털 패스포트는 그 제품의 ‘모든 기록’을 투명하게 보여주는 중요한 장치가 될 거예요. ‘프로메모리아 Promemoria’라는 이름이 ‘기억을 위한’을 뜻하듯, 우리의 전통과 장인정신, 그리고 미래 기술이 함께 어우러질 때 브랜드는 더욱 강해질 것이라 믿습니다.
TEL 02-6204-8841




